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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욱하는 성격엔 주식보다 부동산이 낫죠"

    입력 : 2017.02.28 07:00

    [원포인트레슨] 부동산 투자는 심리다(상)

    “진득한 사람은 금융자산이, 흔들리는 사람은 부동산이 답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 부동산전문위원은 최근 출간한 ‘박원갑의 부동산 투자 원칙’에서 투자자 개개인의 심리적 특성을 활용한 노후 부동산 성공 법칙이 따로 있다고 주장했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이 조선일보 주최 강연회에서 강연하고 있다. 박 위원은 최근 신간에서 "부동산 투자는 심리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덜렁대는 성격엔 부동산이 藥”

    일반적으로 주식의 수익률이 부동산보다 높은 편이다. 베스트셀러 ‘21세기 자본’ 을 쓴 토마스 피케티(Thomas Piketty)는 자신의 책에서 “많은 국가에서 장기적으로 주식 투자 수익률은 연 평균 7~8%, 부동산과 채권 투자 수익률은 3~4% 정도”라고 했다. 장기적으로 주식에 투자하면 부동산보다 배 이상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개미들은 수익이 높다고 무턱대고 개미핥기가 득실대는 머니게임장에 뛰어들어서는 안된다. 박 위원은 “체계적인 준비 없이는 쪽박신세를 면치 못할 것”이라며 “나의 스타일을 찾는 게 성공 투자의 첫 출발”이라고 말한다.

    주식 시장은 가격이 널뛰기하듯 변화무쌍하게 움직이는 시장이다. 주식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속칭 ‘멘탈 갑’의 강심장을 가진 진득함이 필요하다. 박 위원은 그런 점에서 “주식시장은 성격적으로 어느정도 미련한 사람에게 적합하다”고 분석한다.

    그럼 자신의 성격과 심리는 어떻게 파악할까?. 저자는 2007년 중국펀드 열풍 때 가입한 펀드를 8년 이상 보유하다가 이익을 보고 환매한 경험이 있다면 ‘매우 진득한 사람’으로 평가할 만하다고 했다. 중국 주식형 펀드는 2007년을 고점으로 계속 급락했다가 8년 뒤인 2015년에 가서야 거의 원상 복귀했다.

    주식 시장은 변화무쌍하게 움직이는 시장이다. 박 위원은 "주식시장은 성격적으로 어느 정도 미련한 사람에게 적합하다"고 말한다.

    박 위원은 “만약 중국 펀드나 외환위기 이후 유행한 ‘바이 코리아 펀드’를 중간에 손절매하지 않고 오랜 인내 끝에 이익을 보고 환매했다면, 이런 성격은 딱 주식투자 스타일”이라고 말한다. 주식을 목숨 걸고 투자하지 않고 게임하듯이 즐기면서 투자할 자신이 있는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문제는 진득하지 않은 사람들이다. 유혹에 약하거나 욱하는 성격의 사람들은 장기 투자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시장을 믿지 못하고, 자신도 믿지 못해 큰 손실을 보고 빠져나오지만 또 펀드 열풍이 불면 과거의 트라우마를 잊고 또 가입한다.

    박 위원은 “미끼를 물었다가 혼이 나고서도 잊어버리고 금세 또 무는 붕어처럼 행동하는, 이른바 촐랑대는 투자자에게는 부동산이 약”이라고 조언한다.

    ■“쥐(현금 흐름)만 잘 잡으면 된다”

    흔히 부동산의 가장 큰 약점은 ‘비(非) 환금성’이라고 한다. 하지만 진득하지 못하고 촐랑대는 사람에게는 이런 비 환금성이 오히려 자산관리에 득이 될 수 있다. 박 위원은 이를 가리켜 부동산이 가진 ‘비환금성의 역설(逆說)’이라고 지칭했다.

    박 위원은 “돈을 쉽게 써버리는 유혹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방법으로 아예 쉽게 찾지 못하는 곳에 돈을 묻어두는 것도 좋다”며 “역설적이지만 찾지 못하니까 그나마 자기 재산을 지킬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부동산을 사는 것을 일종의 ‘콘크리트 저축 행위’라고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촐랑대는 사람에게는 ‘빚테크’도 과도하지만 않으면 실보다 득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즉, 감당할 수 있는 수준에서 대출을 받아 차곡차곡 상환하면 곧 ‘빚 갚는 게 돈 버는 것’이 될 수 있다. 빚을 갚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허리띠를 졸라매면서 ‘강제 저축 효과’를 내기 때문이다.

    박원갑 위원은 "만약 현금흐름이 잘 나온다면 금융자산이든, 부동산이든 크게 신경을 쓸 필요가 없다.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현금흐름)만 잘 잡으면 된다"고 했다.

    박 위원은 많은 금융 전문가들이 나이가 들면 보유 자산에서 부동산 비중을 줄이라고 권고하는 것도 비판했다.

    “우리나라 가계에서 부동산 등 실물 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70~80%로 높은 상황에서 급격한 고령화·저출산으로 부동산 가격이 급락하면 큰 피해가 돌아갈 수 있죠. 하지만 시중 금리는 낮고, 금융지식의 폭이 넓지 않은 일반인은 부동산 비중을 줄이고 금융자산 비중을 늘린다고 해도 뚜렷한 방법이 없습니다.”

    박 위원은 ‘현금흐름’을 기준으로 자산 재구성 전략을 짜는 게 낫다고 조언한다. 즉, 나이가 들수록 묻어두기식 고정자산은 줄이고 현금흐름 중심의 자산을 늘리는 것이다. 그는 “만약 현금흐름이 잘 나온다면 금융자산이든, 부동산이든 크게 신경을 쓸 필요가 없다.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현금흐름)만 잘 잡으면 된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박 위원은 그러면서 “만약 현금흐름이 잘 생긴다면 부동산은 나이가 들어 줄일 게 아니라 오히려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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