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7.02.26 03:00
1947년 태동한 한국 근대 건설 산업이 올해 70주년을 맞는다. 하지만 건설 산업에 대해서는 긍정보다는 부정, 발전보다는 쇠락하는 이미지가 더 강한 게 현실이다. 땅집고(realty.chosun.com)는 한국건설산업연구원과 공동으로 지금까지 인류 문명과 과학 발전에 기여한 기념비적 건축·구조물들을 발굴, 그 의미와 가치를 재조명해 건설산업의 미래를 생각해보는 기획물을 연재한다.
[세상을 뒤흔든 랜드마크] 20세기 건축 최고 걸작 ‘롱샹성당’
프랑스 동부의 벨포트(Belfort) 북서쪽에 위치한 롱샹. 이 작은 시골 마을에 자리잡은 톡특한 모양의 성당의 정식 명칭은 ‘노트르담 듀오 성당’(the chapel of Notre Dame du Haut in Ronchamp)이다. 이 성당은 20세기 최고의 거장으로 추앙받는 프랑스 건축가 르 꼬르뷔제(1887~1965년)가 설계하고 건축했다.
이 성당은 원래 중세부터 성모 마리아를 위해 봉헌됐던 곳으로, 이전의 성당은 전쟁으로 파괴됐다. 롱샹성당은 르 꼬르뷔제의 후기 작품으로 조형미 측면에서 20세기 최고의 걸작이자 그의 수많은 작품 중에서 가장 훌륭하고 감동적인 건물로 평가된다. 지금도 모든 건축가들이 반드시 순례해야 하는 작품으로 손꼽힌다.
[세상을 뒤흔든 랜드마크] 20세기 건축 최고 걸작 ‘롱샹성당’
프랑스 동부의 벨포트(Belfort) 북서쪽에 위치한 롱샹. 이 작은 시골 마을에 자리잡은 톡특한 모양의 성당의 정식 명칭은 ‘노트르담 듀오 성당’(the chapel of Notre Dame du Haut in Ronchamp)이다. 이 성당은 20세기 최고의 거장으로 추앙받는 프랑스 건축가 르 꼬르뷔제(1887~1965년)가 설계하고 건축했다.
이 성당은 원래 중세부터 성모 마리아를 위해 봉헌됐던 곳으로, 이전의 성당은 전쟁으로 파괴됐다. 롱샹성당은 르 꼬르뷔제의 후기 작품으로 조형미 측면에서 20세기 최고의 걸작이자 그의 수많은 작품 중에서 가장 훌륭하고 감동적인 건물로 평가된다. 지금도 모든 건축가들이 반드시 순례해야 하는 작품으로 손꼽힌다.
■종교 건축의 틀을 벗어난 작품
롱샹은 4세기 이후 성모 마리아를 위한 성당이 봉헌되고, 기적이 이루어지는 곳으로 알려지면서 순례지가 되었다. 13세기 들어 성당이 건설됐지만 1913년 천재지변으로 소실됐고, 1936년 재건된 성당은 1944년 2차 세계대전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또다시 파괴됐다.
전쟁이 끝나고 성당 재건 작업을 의뢰받은 르 꼬르뷔제는 처음엔 무신론자를 자처하면서 거절했다. 하지만 창작의 자유를 보장하겠다는 알랭 쿠튀리에 신부의 설득과 종교 건축물의 독특한 공간에 매력을 느끼고 의뢰를 수락했다.
롱샹성당의 설계 조건은 3가지였다. 200명 수용 가능한 네이브(nave·예배홀) 외에 3개의 작은 채플(chapel)을 만들 것, 1년 두 번 있는 정시 순례에 1만여명이 야외 미사 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할 것, 이전 성당의 유물인 성모상 보존 공간을 만들 것 등이었다. 이런 조건을 제외한 모든 창작의 자유를 보장받은 르 꼬르뷔제는 종교 건축의 틀에서 완전히 벗어난 조각품을 완성했다. 그는 성당 설계에 인체의 스케일과 황금비율에 기초해 만든 모듈러 시스템을 적용했다.
이 기념비적인 건축물은 1950년 설계를 시작해 1953년 봄에 착공하고 1955년 6월 헌당식이 이루어졌다.
■벽 위에 떠있는 듯한 게 껍질 모양 지붕
롱샹성당은 24.7m×12.8m 규모에 사다리꼴 모양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곡면 형태의 육중한 콘크리트 지붕, 그 지붕을 떠받치는 두꺼운 곡면형 벽체 그리고 수직의 세 탑 등 3가지 요소가 적절하게 조합돼 있다.
우선 육중한 콘크리트 지붕은 ‘게 껍질’에서 영감을 얻은 것으로 알려지는데 두 개의 쉘(shell) 형태로 만들어졌다. 성당 뒤에서 앞쪽으로 벽과 함께 솟구치면서 교회 전면 모서리에서 정점을 이룬다. 곡면형 지붕과 벽은 부지가 언덕에 있다는 지형적 특성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지붕이 벽 위에 떠있는 것처럼 보이게 하려고 지붕과 벽 사이에 작은 지지대를 두고 좁고 가느다란 틈을 만든 것도 특이하다.
곡선 형태인 벽은 건물 안쪽으로 기울어져 지붕을 따라 올라가다가 서로 하나로 통합된다. 돌로 된 남측 벽은 두께가 1.5~4.5m에 달한다. 평면은 곡선이지만 단면은 삼각형 모양인데 솟구치는 지붕 육중한 무게에 안정감을 주기 위한 것이다. 이 벽에는 모듈러로 크기가 정해진 크고 작은 다양한 모양의 스테인드글라스 창문들이 배치됐다.
성당 벽 콘크리트 판 사이에는 이전 성당에서 사용했던 돌을 채우고 철망으로 덮은 다음 그 위에 콘크리트로 뿜칠함으로써 벽 표면을 거칠고 우툴두툴하게 했다.
롱샹성당에는 3개의 탑이 있다. 건물 전면 오른쪽 주출입구 옆에 있는 커다란 탑, 건물 뒤편 입구 양쪽에 위치한 2개의 탑이다. 3개의 탑은 벽과 함께 지붕을 떠받친다. 기능적으로는 예배홀에 부속된 크고 작은 기도실로 만들어져 순례자들이 참례할 수 있다.
■성당 내부는 신비한 빛의 향연
성당 안에 들어서면 소박하지만 매우 아름다운 느낌을 갖게 된다. 성당 내부는 200여명이 들어가는 예배홀, 좌측과 후면에 3개의 소채플실, 성물실 등으로 구성된다.
예배홀은 앞쪽 제대 주변으로 갈수록 폭이 넓어지는 사다리꼴이며 성당 내부에는 인공 조명이 아닌 자연 채광만 존재한다. 지붕과 벽 사이에 작은 공간을 내고 그 틈을 통해 빛이 들어와 육중한 천장이 마치 공중에 떠있는 것처럼 보이도록 했다. 남측 벽에는 다양한 크기와 형태의 창을 배치해 빛의 농담(濃淡)을 조절하고, 시간에 따라 빛의 각도가 변화해 예배 공간에 신비한 효과가 연출된다. 이런 빛을 통해 내부 공간을 성스럽고 장엄한 장소로 느끼도록 하고 있다.
3개의 소채플은 높이 솟은 수직 공간으로 각기 다른 방향을 바라보고 있다. 이 탑들은 상부에서 쏟아져 들어온 빛이 곡면의 흰 벽을 타고 내려오면서 신비스럽고 성스러운 공간이 되도록 했고, 시간에 따라 사용하는 공간이 달라지도록 연출했다. 즉, 뒷면에 위치한 2개의 소채플 중 동쪽을 향하는 탑은 아침 예배당, 서쪽을 향하는 탑은 저녁 예배당이라 불린다.
예배홀 내부에 있는 가구들도 르 꼬르뷔제의 모듈러를 기초로 디자인했는데 지붕과 벽, 바닥의 동적인 선들과 달리 엄격하게 기하학적이어서 현저하게 대조를 이루고 있다. 즉, 제단은 단순한 정방형 석재로 만들었고 의자들은 콘크리트와 목재로 만들었다. 남쪽 벽에 있는 높이 3m의 정방형 철제 출입문에는 꼬르뷔제가 직접 그린 자연의 추상적 모습들이 밝은 색깔의 애나멜로 그려져 있다.
■“중세 고딕 양식 거부한 대담한 조각품”
롱샹성당은 르 꼬르뷔제의 생애에 전환점을 보여주는 작품이면서 지금까지 근대 건축의 이름으로 지어진 건물 중 가장 조형적인 건물로 평가받는다. 르 꼬르뷔제는 “집은 살기 위한 기계”라고 선언하는 등 철저하게 기능주의와 합리주의를 신봉해 ‘근대 건축의 아버지’라고 불린다. 롱샹성당은 그의 주장과 근대 건축 이념인 합리주의로부터 일탈해 조각적인 형태로 대담하게 표현한 작품이다.
사실 가톨릭 성당은 고정된 양식이나 형태가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교회 건축물은 중세 고딕 양식이라는 일반적인 틀이 있고, 이를 깨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불문율로 여겨졌던 것도 사실이다. 일반적인 틀을 깨버렸기에 당시 많은 반대에 부딪혔다. 롱샹성당은 20세기 교회 건축물들이 중세 고딕 양식에서 벗어나게 하는 노력의 결정체이자 현대 교회 건축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롱샹성당은 시골의 작은 성당이지만 오늘날 신앙 순례자와 건축학도뿐 아니라 전 세계로부터 수많은 일반 방문객들이 끊임없이 찾아가는 명소가 됐다. 그 이유는 아마도 유럽 어디에서든 만날 수 있는 웅장하고 화려한 고딕 양식의 성당들 속에서 소박하지만 극적이면서도 조화를 잃지 않는 독특한 건축물이기 때문이라는 생각이다.
르 꼬르뷔제는 “나는 이 성당을 건축함에 있어 침묵의, 기도자의, 평화의 그리고 영적 기쁨의 장소를 창조해 내기를 원했다”라고 했다.
- "천사의 디자인" 미켈란젤로도 감탄한 건축물 성유경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 알프스산 2000m 뚫은 기적의 터널 강상혁 인천대 교수
- '에펠탑 꿇어' 세계에서 가장 높은 다리 이복남 서울대 교수
- 런던의 명물 거킨빌딩 '여섯 손가락'의 비밀 성유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 진동·매연 어쩌고… 아우토반 위에 지은 아파트 김우영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 133년째 공사 중인 '가우디 최고의 걸작' 성유경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 "바다와 800년 사투" 20세기 최대 불가사의 구조물 박원호 기술사
- 2000년 넘게 중력만으로 버티고 서 있는 '악마의 다리' 성유경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 이 세상에서 가장 추악한 '철(鐵)의 괴물' 김윤주 건설산업硏 책임연구원
- 지하 150m 아래에 지어진 스탈린의 인민궁전 이영환 건설산업硏 연구본부장
- 하루 40가지 색으로 변신하는 '총알 빌딩' 이복남 서울대 교수
- 미국의 세계 제패를 이끈 불가사의 구조물 박원호 기술사
- 3일에 1개층씩 골조 올라간 '마천루의 제왕' 성유경 건설산업硏 연구위원
- 미술관으로 변신한 화력발전소...매년 400만명 불러모아 박원호 기술사
- 136개의 음향판이 춤추는 '카라얀의 서커스' 이광표 홍콩이공대 연구원
- '피사의 사탑'보다 10배 기울어진 싱가포르의 상징 김우영 건설산업硏 연구위원
- 24년 대역사 끝에 완공한 세계 최장 해저터널 이복남 서울대 교수
- 여의도 18배 바다를 메운 '서해의 기적' 이복남 서울대 교수
- 130년 넘게 뉴요커 사랑받는 세계 최초 강철 현수교 유위성 건설산업硏 연구위원
- 건들수록 기울었던 사탑, 630년만에 찾아낸 해법은... 유위성 건설산업硏 연구위원
- 60도 살인 더위와 96명의 희생 딛고 완공한 미국의 랜드마크 장철기 한남대 교수
- 27년 단명 왕조가 만든 세계 7대 불가사의 건물 이영환 건설산업硏 연구본부장
- 4500년을 버틴 대피라미드, 외계인설 나오는 이유 이영환 건설산업硏 연구본부장
- 102층 짓는데 불과 11개월 걸린 마천루의 아버지 성유경 건설산업硏 연구위원
- 모두 안된다고 한 '해저 50m' 세계 최장 터널 뚫은 뚝심 김원태 전 건설산업硏 연구위원
- 죽음의 땅을 옥토로 바꾼 1만리 인공 물길 김원태 전 건설산업硏 연구위원
- 기둥도 없이 45년째 중력과 바람에 맞서는 기이한 지붕 김윤주 건설산업硏 책임연구원
- "어떤 공사였길래" 2만명 넘는 근로자가 죽어간 기적의 운하 최석인 건설산업硏 실장
- 태양왕이 50년 공들인 佛 최고 건축물 김윤주 건설산업硏 책임연구원
- "항공모함이 부딪혀도 끄떡없는 다리" 김원태 전 건설산업硏 연구위원
- 죽어가던 탄광도시를 살려낸 '윙크하는 다리' 장철기 한남대 교수
- 왕비의 죽음이 낳은 인류 최고의 아름다운 건물 김윤주 건설산업硏 책임연구원
- 하늘에서 보면 열쇠처럼 생긴 가톨릭의 보물 박철한 건설산업硏 부연구위원
- "루브르를 망친다" 프랑스가 경악했던 이 건물의 반전 성유경 건설산업硏 연구위원
- 스티브 잡스가 남긴 세계 최고의 사무실 이복남 서울대 교수
- 샴페인 뿌리던 박정희가 "大예술작품"으로 칭찬한 이 사업 김원태 전 건산연 연구위원
- "300m 높이 가로등 기둥"이란 혹평 딛고 일군 철의 혁명 신승우 이화여대 박사
- 대리석 위에 달걀을 세웠던 천재 공학자의 건축 걸작 유현준 홍익대 교수
- 정글에 은둔한 수수께끼 문명… 흙으로 쌓은 탑의 도시 김우영 건설산업硏 연구위원
- "곧 무너진다" 조롱 딛고 중국의 자존심이 된 '냐오차오' 김진범 건축사
- "1년 반이면 된다" 장담하던 9289km 철도 25년 만에 완성 강상혁 인천대 교수
- [주간베스트클릭]2600년전 바위로 만든 불가사의 도시 이복남 서울대 교수
- 5차례 폐쇄로 유럽을 공포에 떨게한 192km 인공물길 이영환 건설산업硏 본부장
- [주간베스트클릭] 자금성 방이 9999.5칸인 이유 장유진 서울대 박사
- '파리에 착륙한 우주선'으로 불리는 기묘한 건물 장유진 서울대 박사
- '현대판 만리장성'이 된 25조짜리 세계 최대 댐 김윤주 건설산업硏 책임연구원
- 하늘에서만 볼 수 있는 돌로 만든 공중 도시 김윤주 건설산업硏 책임연구원
- 1m당 25cm 기울기로 해발 3454m를 오르는 기적의 열차 송병관 전 건설산업硏 연구원
- 金 14톤·銀 40톤으로 만든 1조원짜리 궁전 이복남 서울대 교수
- "격식을 파괴한 자연형 궁궐…압권은 뒤뜰" 이덕수 건설산업硏 연구위원
- '세계 최대 조각상'으로 불리는 불가사의한 다리 최석인 건설산업硏 실장
- 2000년을 쌓아올린 지구 최대 인공 구조물 이영환 건설산업硏 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