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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주고도 못사죠" 집 앞마당 기특한 '거대 바위'

    입력 : 2017.02.17 06:30

    [공간의 변신] 3色 전망을 갖춘 ‘양평 바위집’

    경기도 양평의 북한강이 보이는 산중턱. 보기에도 기묘한(?) 목조주택 한 채가 똬리를 틀고 있다. 앞마당에 사람 키보다 더 크고 집채만한 바윗덩어리가 버티고 있는 집이다.

    이 집을 설계한 ‘B.U.S 아키텍쳐’ 건축가들(박지현·조성학 대표)은 “산중턱에 전원주택 터를 잡고 나서 조망과 일조권을 확보하려고 산을 계단식으로 깎았더니 파묻혀 있던 바위가 드러났다”며 “건축주인 자매도 이 땅에 매력을 느꼈다”고 했다.

    경기 양평에 있는 바위집. 집 앞에 바위가 있어 별명이 '바위집'이 됐다 ./사진=노경 작가

    이들은 거대한 바위의 첫인상에 대해 “엣지가 있었다”고 했다. 위치도 절묘했다. 집 터 입구를 기준으로 오른쪽으로 치우쳐 집 설계에 방해를 주지 않았고 옆 집을 가려줘 프라이버시 문제도 해결할 수 있겠다 싶었다.

    의뢰를 맡긴 자매도 바위를 살리는 집짓기 계획에 동의했다. 여행과 목공을 취미로 하는 자매는 10여년 전 경기도 양평으로 내려와 집을 짓고 살다가 세번째 집을 지으려고 이 땅을 골랐다. 맞춤 정장같은 집을 지을 안목이 어느정도 쌓였던 셈이다. 두번째 집을 맡겼던 B.U.S 건축가들과의 논의는 급진전됐다.

    전원주택은 보통 마당을 넓게 확보하기 위해 집을 대지의 끝부분으로 밀어넣기 마련이다. 자연녹지지역은 건폐율(대지에서 건물 바닥면적이 차지하는 비율)이 20%에 불과해 ‘거대한 마당’은 필연적이다. 예컨대 대지 100평이면 집은 20평에 짓고 80평은 마당이 되는 식이다. 문제는 집주인 계획과 달리 관리가 소홀해지면서 마당이 황량하게 변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바위집의 1층 평면도. 1. 바위, 2. 공방 3. 대청마루 4. 현관 5. 창고 6. 화장실 7. 다용도실 8. 드레스룸 9. 안방 10. 부엌과 다이닝룸 11. 거실

    바위집 거실에서 북한강 줄기를 감상할 수 있다. /사진=노경 작가

    B.U.S 건축가들은 이같은 문제도 막고 ‘바위, 북한강, 뒤뜰의 숲’ 이렇게 3가지의 뷰(view)를 확보하기 위해 집을 대지 중앙에 배치했다. 동시에 앞뒤로 3개의 마당을 확보됐다. 집 안에서 3가지 풍경이 단절되지 않도록 집 동선과 구조를 순환하도록 만들었다. 자연스럽게 ‘바위에서 시작되는 작은여행’이라는 집의 콘셉트도 완성됐다.

    마당에 있는 바위를 지나쳐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서 오른쪽 통로를 따라가면 안방이 나온다. 안방은 거실과 미닫이 문으로 분리돼 있다. 문을 열면 북한강이 한눈에 들어오는 거실이 나타난다. 거실 옆에는 주방이 있고 맞은편 커다란 창문으로는 숲이 펼쳐진다. 통로를 따라가면 다시 현관으로 이어진다. 풍경이 단절되지 않도록 집의 구조와 동선을 순환하는 구조로 만들었다. 2층은 현관에서 연결된 계단으로 곧바로 올라갈 수 있다.

    현관 입구와 자매가 일하는 공방(工房) 사이는 대청마루로 꾸몄다. 바위에는 사다리를 놓아 쉽게 올라갈 수 있게 했는데, 바위 위에 제법 평평한 바닥이 있어 정자 같은 느낌을 준다.

    이 집은 대지면적 557㎡(168평), 건축면적 104㎡(31.7평), 연면적 153㎡(46.6평) 규모이며 경량목구조로 완성했다. 시공비는 2억2000만원쯤 들었다.
    대청마루와 바위. /사진=노경 작가

    커다란 창을 낸 안방에서 거실로 이어지는 문.

    왼쪽은 주방, 오른쪽은 평상같은 공간을 뒀다. /사진=노경 작가

    주방 맞은편 평상에 앉으면 푸르른 숲의 모습이 보인다. /사진=노경 작가

    창틀에 앉아 햇살을 즐길 수도 있다./사진=노경 작가

    거실 위쪽에 새둥지같은 2층 공간이 있다. 놀러온 손주가 고개를 내밀면 1층으로 내려오지 않고도 소통이 가능하다./사진=노경 작가

    2층 올라가는 계단과 통로./사진=노경 작가

    2층의 방. /사진= 노경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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