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 메뉴 건너뛰기 (컨텐츠영역으로 바로 이동)

우리집 베란다와 침실로 들어온 로맨틱 스파

    입력 : 2017.02.09 04:00

    거실, 침실은 소품만 살짝 바꿔도 색다른 느낌이 난다. 그러나 화장실은 쉽지 않다. 타일, 조명, 거울 등은 쉽게 바꿀 수 없을 뿐더러 꾸밀 수 있는 공간은 한정적이다. 옆집과 똑같은, 공장에서 찍어낸 듯한 화장실을 바꾸기 위해 전문업체에 시공을 맡기는 집이 늘어나고 있다.

    이왕 돈 들이는 거, 오래 봐도 질리지 않고 우리 가족 라이프 스타일에 맞는 화장실을 만들고 싶다. 그러나 막상 업체에서 ‘어떤 화장실을 원하느냐’고 물어보면 말문이 막힌다. 나는 어떤 화장실을 만들고 싶은 걸까. 남들은 어떻게 화장실을 꾸며놓았는지 살짝 엿볼 순 없을까.

    ■베란다·침실에서 즐기는 로맨틱 스파
    서울 이촌동 삼성리버스위트 아파트 발코니에 시공된 욕조. 퇴근 후 한강을 바라보며 스파를 즐기는 상상이 현실로 이루어졌다. /카민디자인 제공

    이 집은 한강이 시원하게 보이는 것이 큰 장점이다. 이를 활용해 화분과 빨래가 지저분하게 널려있던 베란다를 새롭게 바꿨다. 설비공사를 통해 매립 욕조와 계단을 만들었다. 카민디자인 측은 “전체적으로 브라운 계열의 타일을 사용해 따뜻한 느낌의 욕실을 완성했다”며 “유행에도 민감하지 않은 타일이어서 오랫동안 질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런 욕실은 사생활 보호가 필수인 만큼 주변 건물 등을 잘 따져보고 결정해야 한다.

    침실 안에서 로맨틱한 스파를 즐길 수 있도록 설계됐다. 기존 베란다의 수납공간 역시 살렸다./옐로우플라스틱 제공

    이 집의 욕조도 화장실이 아닌 안방에 있다. 옐로우플라스틱 측은 “스토리지 외에 다른 기능은 없던 안방 베란다에 욕조를 설치해 매일 부티크호텔에 묶는 기분을 느끼길 바랐다”고 했다. 베란다 확장 후 욕조를 설치하고, 수납장은 그대로 살려두되 전신거울, 대형 수건걸이, 책장 등을 추가했다. 독서와 함께 야경을 즐기다가 커다란 타월로 몸을 감고 침대로 향하는 스파를 만끽할 수 있다. 커튼으로 안방과 구분도 가능하다.

    ■자투리 방을 화장실로 통째 개조

    건식 화장실이 최근 급부상하고 있지만, 여전히 한국에서는 화장실 바닥에서 물과 함께 해야하는 작업이 많다. 이를 위해 가벽을 세워 타일로 마감한 공간을 마련했다./옐로우플라스틱 제공

    기존 화장실이 너무 작아 방 하나를 아예 욕실로 뜯어고쳤다. 건식으로 쓰도록 이동식 욕조를 들였다. 욕조 옆에는 가벽을 만들고, 남는 공간에 이불 빨래나 식물을 키울 수 있는 간이 타일 욕조도 만들었다. 옐로우플라스틱 측은 “제일 작은 공간이면서도 기능적인 요소만 강조되기 마련인 기존 욕실 개념에서 탈피했다”며 “휴식과 안정을 주는 욕실로 업그레이드 했다”고 했다.

    안방 화장실과 거실 화장실을 합쳐 크게 만든 화장실. 세면대 쪽은 건식, 욕조 쪽은 습식으로 꾸몄다./삼플러스디자인 제공

    일반 아파트의 화장실은 거실, 안방에 하나씩 있기 마련이지만, 요즘엔 화장실이 두 개씩 필요없는 경우가 많다. 아이를 낳지 않는 부부가 늘고, 아이를 낳아도 1~2명에 그치는 가족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삼플러스디자인 측은 두 개의 화장실을 하나로 합쳐 넓게 쓸 것을 조언한다. 겉보기엔 거실과 안방 화장실이 떨어져 있지만 알고보면 두 개의 화장실은 얇은 벽 하나로 분리된 경우가 있는데, 이를 터준 것이다.

    이 화장실은 건식과 습식을 결합했다. 세면대와 변기 쪽은 나무 소재를 사용한 만큼 건식으로 꾸미고, 욕조 쪽은 습식으로 사용한다. 특이한 점은 욕조 쪽에 목욕 용품을 올려둘 수 있는 선반과 거울을 달았다는 점이다. 물에 닿아도 녹슬지 않는 서스헤어라인 소재를 사용했다.

    습기로 인한 변형 때문에 화장실에 가구 들이기가 조심스러웠던 과거와 달리, 물기가 사라진 화장실은 가구 디자인부터 소재까지 선택의 폭이 넓다./선데이프로젝트 제공

    안방에 딸린 소형 화장실을 건식 파우더룸으로 꾸미는 것도 방법이다. 파우더룸 스타일의 건식 욕실은 원목 재질의 바닥재와 벽지, 카펫 등을 과감하게 선택할 수 있어 인테리어 효과가 뛰어나다. 선데이프로젝트 측은 “변기를 없애고 세면대를 긴 테이블 위에 설치하면 방과 연결된 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다”며 “방 옆 화장실은 통풍구가 없는 경우가 많아 냄새, 습기 문제가 있지만 건식 파우더룸은 이런 문제도 한번에 해결할 수 있고 습식 욕실로 시공하는 것보다 비용도 저렴하다”고 설명했다. 별도의 화장대가 필요없어 공간 활용도를 높일 수도 있다.

    ■화장실은 하나, 세면대는 두 개

    두 개의 세면대를 설치한 화장실(왼쪽). 변기 옆에 설치된 스프레이건은 화장실 바닥 청소를 한결 간편하게 만들어준다./삼플러스디자인 제공

    일반 가정 화장실엔 세면대가 하나씩 설치돼 있지만, 이 집은 다르다. 한쪽 화장실엔 세면대가 두 개나 있고, 또 다른 화장실엔 세면대가 아예 없다. 한창 밖에서 뛰어놀기 좋아하는 남자아이 둘을 키우는 점을 고려한 결과물이다. 삼플러스디자인 측은 “세면대가 두 개로 늘어나면 기다림없이 아이들이 같이 씻을 수 있어 편리하다”며 “대신 다른 화장실엔 세면대를 없애고 변기와 욕탕만 들여 기능성을 살렸다”고 했다.

    최근엔 화장실을 리모델링할 때 스프레이건을 설치하는 가정도 많이 늘었다. 스프레이건은 일반 샤워기보다 압력도 세고 호스 길이가 길어 화장실 곳곳에 쉽게 물을 뿌릴 수 있다. 화장실 리모델링을 계획 중이라면 스프레이건을 설치하는 것도 좋다.

    ■“살짝만 바꿔도 스타일이 달라져요”
    화이트와 블랙으로만 단순화한 화장실. 정신사나운 타일과 여러 색이 섞여있는 화장실보다 훨씬 깔끔하고 넓어보인다. /선데이프로젝트 제공

    화장실이 작아 극적인 변화는 불가능하더라도 실망하지 말자. 바꿀 수 있는 것만 바꾼다고 생각하면 훨씬 간단하다. 선데이프로젝트 측은 “화이트와 블랙을 이용해 제한된 공간 내에서 넓고 스타일리시한 화장실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욕조를 없애고 벽돌로 샤워파티션을 만들고, 파티션 위로 투명강화유리를 붙여 화장실이 넓어보이도록 했다. 수전과 거울 등 모든 액세서리는 블랙으로, 수납장은 블랙스텐소재를 이용한 오픈 선반형으로 제작했다.

    이전 기사 다음 기사
    sns 공유하기 기사 목록 맨 위로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