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6.12.18 03:00
1947년 태동한 한국 근대 건설 산업이 내년이면 70주년을 맞는다. 하지만 건설 산업에 대해서는 긍정보다는 부정, 발전보다는 쇠락하는 이미지가 더 강한 게 현실이다. 조선닷컴의 부동산·인테리어 콘텐츠 플랫폼 땅집GO는 한국건설산업연구원과 공동으로 지금까지 인류 문명과 과학 발전에 기여한 기념비적 건축·구조물들을 발굴, 그 의미와 가치를 재조명해 건설산업의 미래를 생각해보는 기획물을 연재한다.
[세상을 뒤흔든 랜드마크] ⑩스탈린의 ‘인민 궁전’
가파른 에스컬레이터를 통해 지하 150m 아래로 이동한 승객은 곧이어 플랫폼에 도달하며 마치 서양의 궁전이나 대성당, 사원에 서있는 느낌을 받는다. 모스크바 지하철을 유명하게 만든 것은 유럽 고성(古城)과 같은 웅장한 규모와 정교한 장식으로 치장된 역사 내부의 아름다움일 것이다. 1935년 개통된 초기 44개의 역이름은 멋진 무늬로 장식된 금속활자로 조각됐고 역사 내부는 샹들리에와 석고 장식 천장, 채색 유리로 된 아르누보 양식의 장식, 모자이크 등을 이용해 치장돼 있다.
[세상을 뒤흔든 랜드마크] ⑩스탈린의 ‘인민 궁전’
가파른 에스컬레이터를 통해 지하 150m 아래로 이동한 승객은 곧이어 플랫폼에 도달하며 마치 서양의 궁전이나 대성당, 사원에 서있는 느낌을 받는다. 모스크바 지하철을 유명하게 만든 것은 유럽 고성(古城)과 같은 웅장한 규모와 정교한 장식으로 치장된 역사 내부의 아름다움일 것이다. 1935년 개통된 초기 44개의 역이름은 멋진 무늬로 장식된 금속활자로 조각됐고 역사 내부는 샹들리에와 석고 장식 천장, 채색 유리로 된 아르누보 양식의 장식, 모자이크 등을 이용해 치장돼 있다.
■국가 차원의 전략적 의사 결정
19세기 말 모스크바는 산업혁명 이후 다른 유럽 대도시들과 마찬가지로 팽창해 710㎢ 면적에 약 100만명이 거주하는 도시 규모를 자랑했다. 당시 모스크바의 주된 교통수단은 1만 6000대의 마차였다. 1872년에는 말이 끄는 트램(tram)이 대중교통 수단으로 등장했다. 이 무렵부터 모스크바 시당국은 전차(electric tram) 같은 다양한 대중교통 수단에 대한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전차도 급속한 도시 팽창을 감당할 수 있는 근본적인 해법이 되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1901년 모스크바시에 두 개의 교차 노선을 가지는 순환형 지하철을 건설하자는 계획이 제안됐지만 시당국이 관심을 갖지 않아 최초의 모스크바 지하철 건설 계획은 실현되지 못했다. 최초의 지하철 건설 제안을 필두로 본격적인 지하철 건설 계획이 수립된 1931년 이전까지 모스크바 지하철 건설 프로젝트는 러시아 국내뿐만 아니라 영국·독일 같은 해외 투자가들에 의해 수차례 제안됐다. 이는 당시 방사형으로 급속하게 팽창하던 모스크바 시당국에게 지하철과 같은 대중교통 수단 도입이 불가피하다는 사실을 입증한 것이었다. 다시 말하면 단지 그 시기에 대한 의사결정만이 남아 있는 현안이었다.
마침내 소비에트연방 공산당중앙위원회는 1931년 7월 모스크바의 대중교통 수단으로 지하철 건설을 즉시 시행하도록 결정했다. 모스크바 지하철 건설의 최초 제안이 이루어진 이후 30년 만에 그 시행을 결정한 셈이었다. 1931년 11월 시험 터널 공사가 실시돼 모스크바 지반에 대한 조사가 이뤄졌다. 시험 시공 지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모스크바의 지반이 지하철을 시공하기에 무척 어려운 지층 구조임이 드러났다. 참여 기술자는 지하 100m 정도의 심도 터널(deep level tunneling) 공법과 개착식(cut and cover) 공법을 병행하는 공사 방법을 채택했다. 소비에트 연방정부는 1932년 모스크바 지하철 1호선 건설 계획을 승인했고 1933년에는 10개 노선, 총연장 80㎞의 모스크바 지하철 건설 계획을 승인했다.
■소비에트연방 건설 기술의 총력전
모스크바 지하철 1호선은 모스크바 북동부의 소콜니키에서 남서부의 크린스카야 궁정까지의 노선과 스몰렌시아리노크로 이어지는 지선이며, 크게 3단계로 건설됐다. 사업 준비 단계(1931~1932년)는 터널 시험 시공과 사업 승인 업무가. 2단계(1932~1933년)는 설계 업무가 각각 수행됐다. 3단계(1934~1935년)는 시공 단계로 굴착 공사의 85%와 터널 공사의 96% 등 대부분 공사가 이 시기에 진행됐다. 1호선은 1935년 5월 15일 개통했다.
1호선 13개 역사는 8량의 차량 정차가 가능했다. 8개 역사는 개착식 공법으로 건설됐고 나머지 5개 역사는 심도 터널 공법으로 지었다. 대리석이 2만 1000㎡의 지하철 역사 벽면에 시공됐고, 25.7km의 궤도와 540.6km의 케이블이 설치됐다. 4개의 1만4000㎾ 전철용 변전소와 11개의 1만8000㎾급 변전소가 건설됐다. 공사의 절정기에 투입된 인력은 약 7만명으로 추산된다.
공기 해머(pneumatic hammer)와 로더(rock loader) 같은 터널 굴착 장비가 부족했던 당시 대부분 작업은 인력에 의해 시행되었다고 한다. 즉 터널 굴착공은 곡괭이와 가래만으로 땅을 팠고 발파된 토석은 손수레에 담아 갱도 밖으로 운반했다. 터널 굴착 중 낙석과 붕괴를 방지하는 지보재(support)로는 나무가 사용됐다.
모스크바 지하철 1호선 건설의 총책임자는 당시 모스크바 공산당 서기로 근무하던 니키타 흐루시초프였다. 그는 훗날 스탈린에 이어 공산당 서기와 수상을 역임한 소비에트 연방의 최고 권력자가 됐다. 판금공(板金工) 출신으로 모스크바의 스탈린공과대학을 졸업한 흐루시초프는 소련의 모든 공화국에 있는 유명 기술자를 지하철 연구소 엔지니어 집단에 소속시켜 이 프로젝트의 건설 계획을 수립하도록 하는 등 이 사업을 직접 관리했다.
■소련 아방가르드 건축가의 집단 창작
스탈린의 ‘인민 궁전’으로 불리었던 모스크바의 지하철 역사는 지금도 건축적 가치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레닌 영묘(靈廟)를 만든 알렉세이 슈츄세프가 참여한 벨로루스카야역과 콤소몰스카야역이 그 중에서도 유명한 건축물로 알려져 있다. 조각가 마니제르는 혁명광장역에 80개의 프롤레타리아 영웅상을 조각해 설치했다. 당시 대표적인 건축가인 알렉산더 두시킨은 엄격한 인테리어 장식과 녹슬지 않는 강철 기둥만으로 장식한 마야코프스카야역을 설계했다. 그는 이 설계로 1939년 뉴욕 국제박람회에서 메달을 받았다.
두시킨은 혁명광장역과 노보슬로보츠카야역도 설계했는데, 이 역들은 선전 목적의 화려함과 사회주의 리얼리즘 등을 표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두시킨 외에도 수많은 건축가가 집단적으로 모스크바 지하철역 건축에 참여했다. 그들이 만든 44개의 모스크바 지하철 역사는 현재도 그 가치를 인정받는다. 이렇듯 가장 아름다운 지하철로 손꼽히는 모스크바 지하철은 당시 소련 건축가의 집단 창작의 꽃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 "천사의 디자인" 미켈란젤로도 감탄한 건축물 성유경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 알프스산 2000m 뚫은 기적의 터널 강상혁 인천대 교수
- '에펠탑 꿇어' 세계에서 가장 높은 다리 이복남 서울대 교수
- 런던의 명물 거킨빌딩 '여섯 손가락'의 비밀 성유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 진동·매연 어쩌고… 아우토반 위에 지은 아파트 김우영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 133년째 공사 중인 '가우디 최고의 걸작' 성유경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 "바다와 800년 사투" 20세기 최대 불가사의 구조물 박원호 기술사
- 2000년 넘게 중력만으로 버티고 서 있는 '악마의 다리' 성유경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 이 세상에서 가장 추악한 '철(鐵)의 괴물' 김윤주 건설산업硏 책임연구원
- 하루 40가지 색으로 변신하는 '총알 빌딩' 이복남 서울대 교수
- 미국의 세계 제패를 이끈 불가사의 구조물 박원호 기술사
- 3일에 1개층씩 골조 올라간 '마천루의 제왕' 성유경 건설산업硏 연구위원
- 미술관으로 변신한 화력발전소...매년 400만명 불러모아 박원호 기술사
- 136개의 음향판이 춤추는 '카라얀의 서커스' 이광표 홍콩이공대 연구원
- '피사의 사탑'보다 10배 기울어진 싱가포르의 상징 김우영 건설산업硏 연구위원
- 24년 대역사 끝에 완공한 세계 최장 해저터널 이복남 서울대 교수
- 여의도 18배 바다를 메운 '서해의 기적' 이복남 서울대 교수
- 130년 넘게 뉴요커 사랑받는 세계 최초 강철 현수교 유위성 건설산업硏 연구위원
- 건축가의 성지가 된 20세기 최고 걸작 김윤주 건설산업硏 책임연구원
- 건들수록 기울었던 사탑, 630년만에 찾아낸 해법은... 유위성 건설산업硏 연구위원
- 60도 살인 더위와 96명의 희생 딛고 완공한 미국의 랜드마크 장철기 한남대 교수
- 27년 단명 왕조가 만든 세계 7대 불가사의 건물 이영환 건설산업硏 연구본부장
- 4500년을 버틴 대피라미드, 외계인설 나오는 이유 이영환 건설산업硏 연구본부장
- 102층 짓는데 불과 11개월 걸린 마천루의 아버지 성유경 건설산업硏 연구위원
- 모두 안된다고 한 '해저 50m' 세계 최장 터널 뚫은 뚝심 김원태 전 건설산업硏 연구위원
- 죽음의 땅을 옥토로 바꾼 1만리 인공 물길 김원태 전 건설산업硏 연구위원
- 기둥도 없이 45년째 중력과 바람에 맞서는 기이한 지붕 김윤주 건설산업硏 책임연구원
- "어떤 공사였길래" 2만명 넘는 근로자가 죽어간 기적의 운하 최석인 건설산업硏 실장
- 태양왕이 50년 공들인 佛 최고 건축물 김윤주 건설산업硏 책임연구원
- "항공모함이 부딪혀도 끄떡없는 다리" 김원태 전 건설산업硏 연구위원
- 죽어가던 탄광도시를 살려낸 '윙크하는 다리' 장철기 한남대 교수
- 왕비의 죽음이 낳은 인류 최고의 아름다운 건물 김윤주 건설산업硏 책임연구원
- 하늘에서 보면 열쇠처럼 생긴 가톨릭의 보물 박철한 건설산업硏 부연구위원
- "루브르를 망친다" 프랑스가 경악했던 이 건물의 반전 성유경 건설산업硏 연구위원
- 스티브 잡스가 남긴 세계 최고의 사무실 이복남 서울대 교수
- 샴페인 뿌리던 박정희가 "大예술작품"으로 칭찬한 이 사업 김원태 전 건산연 연구위원
- "300m 높이 가로등 기둥"이란 혹평 딛고 일군 철의 혁명 신승우 이화여대 박사
- 대리석 위에 달걀을 세웠던 천재 공학자의 건축 걸작 유현준 홍익대 교수
- 정글에 은둔한 수수께끼 문명… 흙으로 쌓은 탑의 도시 김우영 건설산업硏 연구위원
- "곧 무너진다" 조롱 딛고 중국의 자존심이 된 '냐오차오' 김진범 건축사
- "1년 반이면 된다" 장담하던 9289km 철도 25년 만에 완성 강상혁 인천대 교수
- [주간베스트클릭]2600년전 바위로 만든 불가사의 도시 이복남 서울대 교수
- 5차례 폐쇄로 유럽을 공포에 떨게한 192km 인공물길 이영환 건설산업硏 본부장
- [주간베스트클릭] 자금성 방이 9999.5칸인 이유 장유진 서울대 박사
- '파리에 착륙한 우주선'으로 불리는 기묘한 건물 장유진 서울대 박사
- '현대판 만리장성'이 된 25조짜리 세계 최대 댐 김윤주 건설산업硏 책임연구원
- 하늘에서만 볼 수 있는 돌로 만든 공중 도시 김윤주 건설산업硏 책임연구원
- 1m당 25cm 기울기로 해발 3454m를 오르는 기적의 열차 송병관 전 건설산업硏 연구원
- 金 14톤·銀 40톤으로 만든 1조원짜리 궁전 이복남 서울대 교수
- "격식을 파괴한 자연형 궁궐…압권은 뒤뜰" 이덕수 건설산업硏 연구위원
- '세계 최대 조각상'으로 불리는 불가사의한 다리 최석인 건설산업硏 실장
- 2000년을 쌓아올린 지구 최대 인공 구조물 이영환 건설산업硏 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