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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권도 없는 산중턱 커피숍이 대박난 비결

    입력 : 2016.11.29 04:00

    상가 투자와 창업에 성공하려면 정확한 상권(商圈) 분석과 입지 선정이 가장 중요하다. 조선닷컴의 부동산·인테리어 콘텐츠 플랫폼 땅집GO가 점포 개발에 잔뼈가 굵은 최고 베테랑들을 만났다. 이들이 ‘돈 버는 가게 자리’ 찾는 자신만의 ‘비밀노트’를 공개했다.

    [달인의 비밀노트/ ⑤김한성 CJ푸드빌 팀장]

    내수(內需) 침체 우려가 크지만, 국내 커피 시장은 불황을 모른다. 커피전문점 시장은 지난해 3조5000억원(업계 추정) 규모로 7000억원 수준이던 6년 전보다 5배 커졌다. 지난해 커피전문점 매장 수는 4만9600여개로 2007년보다 21배 늘었다.
    김한성 투썸플레이스 점포개발1팀장은 "대형 커피전문점 입지 조건은 유동인구에 절대적인 가치를 두지 않는다"고 말했다.
    국내 대표 커피전문점 투썸플레이스를 운영하는 CJ푸드빌의 김한성(42) 점포개발1팀장은 “브랜드별 특징이나 점포개발 전략, 공략하는 소비자층이 제각각이어서 커피전문점에 적합한 입지(立地)를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예를 들어 직영점으로만 운영하는 ‘스타벅스’는 수도권 유력 상권에서는 반경 100m 안에 2~3개 점포를 밀집해 운영하는 도미넌트(dominant) 출점 방식을 선호한다. 매장 간 상권을 보호해야 하는 프랜차이즈 업체에서는 쓸 수 없는 방법이다.

    ■“주변에 집 한채 없어도 장사잘돼”

    김 팀장은 소형 커피전문점과 대형 브랜드는 장사 잘되는 입지가 다르다고 말했다.

    -이유가 뭡니까.
    “이디야나 빽다방은 테이크아웃 고객 위주죠. 유동인구 매출 비중이 높은 것을 고려해야 합니다. 투썸플레이스 같은 대형 브랜드는 다릅니다. 유동인구보다 고객 요구에 부합하는 브랜드 정체성, 특화된 인테리어를 구현할 수 있는 입지를 확보하는 게 더 중요하죠”

    일반적으로 창업자들은 사람이 붐비는 곳, 손님이 쉽게 찾을 수 있는 터를 구하느라 애를 쓴다. 하지만 김 팀장은 생각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생각을 바꾼다는 의미는.
    “요즘은 카페 이용 고객 중 자기가 원하는 가치에 맞으면 기꺼이 지갑을 여는 사람이 점점 늘고 있죠. 손님을 끌기 위해 입지를 고민하는 대신 고객이 알아서 찾아오는 매장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든다면
    “베이커리는 배후 세대가 없는 지역에 가게를 낼 수 없지만, 커피는 가능합니다. 커피전문점은 주변에 집 한 채 없는 곳에 매장을 내도 장사가 잘되는 곳이 있죠.”

    그는 강원 춘천시 동면에 있는 투썸플레이스 구봉산점을 꼽았다. 이 매장은 지상 2층에 바닥과 벽면이 통유리로 된 돌출형 전망대가 있다. 전망대에 서면 마치 공중에 떠있는 느낌으로 춘천 시내와 구봉산 풍경을 한눈에 즐길 수 있다.

    -특이한 매장이네요.
    “산중턱에 덜렁 커피집을 열었으니 주변에 상권은 전혀 없겠죠. 차 없으면 갈 수도 없으니 접근성도 나쁘죠. 그런데 전망이 좋다는 이유 하나로 입소문을 탔습니다. 최근에는 소셜미디어에 사진촬영 명소로 유명세를 타면서 손님이 몰려들고 있습니다.”
    하늘을 걷는 듯한 '스카이워크'로 유명한 투썸플레이스 춘천 구봉산점./CJ푸드빌 제공

    ■“출점 대상지 장점 살리는 콘셉트가 중요”

    김 팀장은 “점포나 상가, 토지 같은 부동산을 보면 이 자리에 가장 어울리는 브랜드가 무엇일까 고민한다”고 했다. 그는 “입지 조건이 좋다고 무조건 ‘오케이’하지 않는다”면서 “해당 입지가 정말 투썸플레이스와 어울리는지, 우리 매장이 들어섰을 때 주변 상권과 어우러져 상권을 살리는 효과를 낼 수 있는 지를 따져봐야 한다”고 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한다면.
    “유동인구나 점포의 가시성, 접근성이 획일화된 기준에 맞춰 좋은 입지를 찾기보다 매장 후보지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는 출점 전략을 펴고 있습니다. 최근 오픈한 경남 창원 귀산점은 국도 옆에 있어 열었는데, 휴게소 대체 콘셉트로 성공한 사례죠.”

    투썸플레이스는 평균 객단가(고객 1명이 쓰는 비용)가 9000원대로 업계 1위다. 커피 외에도 케이크와 초콜릿, 쿠키같은 다양한 디저트를 즐기는 카페를 표방한 덕분이다.

    -창업 비용은 어느정도인가.
    “디저트 카페라는 브랜드 정체성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매장 면적이 최소 150㎡(약 45평)는 돼야 합니다. 초기 투자비도 임차보증금 빼고 보통 2억2000만~2억5000만원 정도 듭니다.”

    -아무나 차리긴 힘들겠는데요.
    “네, 투썸플레이스 전체 가맹점주의 60% 정도는 자기 건물에서 매장을 운영하고 있어요. 특히 수도권 외곽이나 지방에서는 건물주 직접 창업 비중이 70%쯤 됩니다. 본인 소유 건물에서 영업하는 분들은 단기 손익보다 매장 주변 상권을 활성화해 장기적으로 부동산 가치를 높이려는 일종의 투자로 생각합니다.”

    -창업자들에게 조언 한마디.
    “본인 기대 수익을 명확히 설정하는 게 중요하죠. 무조건 매출이 많은 지역, 본인 투자비는 생각도 안하고 고수익만 요구하는 경우가 있어요. 3억원 투자하면서 매달 2000만원은 벌어야겠다는 식은 곤란합니다.”

    CJ푸드빌 측은 “2015년 기준 투썸플레이스의 하루 평균 매출은 142만원 정도”라며 “임차 매장은 매출의 18~22% 정도가 수익, 건물주 매장은 매출의 약 25%를 실수익으로 보면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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