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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장남, 아버지 빼닮아… 속사포처럼 말하며 상대제압"

    입력 : 2016.11.11 00:07

    [대우건설 임직원이 말하는 '트럼프 패밀리의 비즈니스 스타일']

    "협상 초반 밀어붙이는 유형, 기세 잡으려 발음 굴려… 상대방 당황하게 만들기도
    금융위기 때 분양 어려워지자 돈 빌려준 도이치뱅크 상대 소송
    2012년엔 각종 소송 800건 달해
    딸 이방카는 협상 매너 좋은 편… 논리적이고 차분히 의견 개진"

    "트럼프그룹의 업무 스타일은 굉장히 공격적이면서 전략적이었다. 협상 때는 초기에 상대를 제압하려고 하고, 소송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국내에서 트럼프그룹(The Trump Organization)과 직접적인 사업 관계를 맺어 온 유일한 기업인 대우건설의 임직원들은 트럼프그룹의 비즈니스 스타일을 이렇게 평가했다. 대우건설은 1997년 뉴욕에 최고급 주상복합건물인 '맨해튼 트럼프 월드 타워'를 지을 때 공사 설계·구매 관리 등을 총괄하는 CM(건설 관리) 회사로 참여했다. 당시 대우건설과 트럼프 측은 타워 25층 165㎡ 공간을 트럼프 측에서 무상으로 제공받기로 했고, 지금도 그 공간을 대우건설이 뉴욕지사로 운영하고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미국에서 진행 중인 프로젝트가 없어 2012년 한국 직원들은 철수했지만, 아직도 주소를 두고 우편물을 받는 등 최소한의 지사 기능을 유지하면서 트럼프그룹과 비즈니스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곳에서 2008년부터 2012년까지 5년간 근무한 임병채 대우건설 전략기획담당 상무는 "트럼프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있던 상태였고, 비즈니스 미팅은 아들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딸 이방카 트럼프와 진행했다"며 "트럼프 주니어의 업무 스타일은 아버지를 빼닮았다는 평가가 많았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와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아내인 정희자 전 대우개발 회장이 1998년 경기도 포천의 한 골프장에서 함께 라운딩 도중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와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아내인 정희자 전 대우개발 회장이 1998년 경기도 포천의 한 골프장에서 함께 라운딩 도중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정희자씨 제공

    대우건설에 따르면 아들 트럼프 주니어는 협상에서 상대방을 공격적으로 밀어붙여 원하는 것을 쟁취하는 스타일이었다. 협상에 들어가면 트럼프 주니어가 초반 기세를 잡으려고 발음을 굴리며 말을 무척 빨리해 상대방을 당황하게 만들곤 했다. 한 직원은 "트럼프 주니어는 매우 자신감이 넘치는 태도로 협상에 임했고, 상대방을 밀어붙이다가 여의치 않으면 호쾌하게 요구를 받아들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미국 부동산 업계에서는 트럼프가 경영 일선에 있을 때도 똑같은 비즈니스 스타일을 고수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트럼프그룹은 상대가 허점을 보이면 파고들어 이득을 챙기는 데 능숙했다고 한다. 특히 비즈니스에서 소송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로 시카고 트럼프 타워의 분양이 어려워지고, 6억4000만달러를 빌려준 도이치뱅크가 대출 연장을 거부하자 도이치뱅크를 상대로 "도이치뱅크가 글로벌 금융 위기에 책임이 있다"며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해, 결국 대출 만기를 2015년까지 연장한 사례는 유명하다. 2012년 당시까지만 해도 트럼프그룹이 연관된 소송이 800건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 업계 관계자는 "자신에게 돈을 빌려준 금융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건다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일인데 트럼프그룹은 그런 식으로 비즈니스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려고 했다"며 "대통령이 된 트럼프가 이와 비슷한 방식으로 미국 국익을 위해 상대국을 과감히 압박하고 이득을 취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반면 딸인 이방카 트럼프는 비즈니스 매너가 좋은 편이라고 했다. 임병채 상무는 "이방카는 상대방이 이해할 수 있게 천천히 논리적으로 이야기를 했고, 배석한 회의 자리에서도 차분히 의견을 개진해왔다"고 말했다.

    대우와 트럼프는 이 외에도 여러 인연이 있다. 트럼프는 1998년 대우그룹 초청으로 현재 대우조선해양인 옥포조선소를 방문했는데, 이 자리에서 자신의 요트로 사용할 대형 선박을 즉석에서 발주하겠다고 말해 주위 사람들이 놀랐다고 한다. 하지만 실제 발주로 이어지진 않았다. 트럼프는 또 당시 군산의 대우자동차 공장도 방문했고, 골프장 사업에도 관심을 보이며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아내인 정희자 전 대우개발 회장과 경기 포천의 골프장에서 라운딩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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