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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대학생->3년만에 팔로워 15만 거느린 인테리어 아이돌

    입력 : 2016.10.28 09:27 | 수정 : 2016.11.14 15:46

    [인테리어 고수/ ①‘인테리어 아이돌’ 제이쓴]

    2014년부터 블로그에 셀프 인테리어 비법 올려
    3년만에 구독자 15만…작년 파워블로거1위
    자취방 꾸미기 소개…총 비용은 5만원 이내
    “철저한 미니멀리즘 추구, 색상 3개 이상 안써”
    “가게 인테리어비도 10분의 1로 줄이는 방법 소개할 것”
    제이쓴 제공
    제이쓴은 ‘셀프 인테리어계의 아이돌’로 통하는 파워블로거다. 그는 3년전만해도 평범한 20대 학생이었다. 2013년 블로깅을 하면서 인생이 바뀌었다. 그는 단돈 5만원 정도로 자취방을 꾸미는 인테리어 비법을 블로그에 올리면서 순식간에 떴다.

    그는 “인테리어 비용을 줄여보려고 별 생각없이 셀프 인테리어를 시도했다”면서 “큰 돈 들이지 않고도 방을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그 과정을 블로그에 올리기 시작했다”고 했다. 제이쓴이 자취방을 직접 꾸미면서 터득한 셀프 인테리어 노하우를 기록한 ‘제이쓴의 좌충우돌 싱글라이프’는 지난해 네이버 블로그 전체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2년 전 6000명이던 구독자도 현재 15만3000명을 헤아린다.

    그는 눈요기에 불과한 속칭 ‘쇼윈도 인테리어’를 철저히 배격하고 실용성을 강조한다. 특유의 쾌활한 어투로 자취방 장판 까는 방법부터 3만원으로 싱크대 만들기, 7만원으로 자취방에 카페 만드는 방법까지 소개한다. 해당 작업에 필요한 재료와 재료를 산 곳, 재료 비용, 작업에 소요되는 시간도 알려준다. 하지만 제이쓴이 쓰는 인테리어 비용은 한 프로젝트에 적게는 5000원, 많아야 10만원이다.

    제이쓴의 ‘저(低)비용 고(高)효율’ 셀프 인테리어 노하우가 입소문을 타면서 이젠 그의 일상도 바빠졌다. 그는 작년 10월부터 이른바 ‘집방(집 꾸미는 방송)’에 고정 출연하고 호서직업전문학교 겸임교수로 특강을 한다.

    제이쓴은 나이를 알려달라는 요청에 “한 번도 알려준 적이 없다”며 정중하게(?) 거절했다.

    ―원래 인테리어에 관심이 있었나요.
    “전혀 아니에요. 3년 전 서울에서 자취방 계약하고 처음으로 ‘나만의 공간’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당시 얻은 자취방에는 끔찍한 꽃무늬 벽지가 있었죠. 바꿔야겠다는 생각에 동네 도배집을 찾아갔죠. 7평짜리 자취방 도배하는 데 20만원 든다는 거에요. 사장님한테 개별 판매하는 롤 벽지는 얼마냐고 물어봤더니 5000원이라는거에요. 그래서 롤 벽지 5개, 한 봉지에 500원하는 풀까지 2만5500원을 들여서 직접 도배부터 시작했습니다. 10분의 1 가격이면 가능한 일이었어요.”

    ―처음엔 쉽지 않았을텐데.
    “모르는게 생기면 커피 사서 동네 철물점이나 전파사, 도배집을 찾아가서 물어봤죠. 인터넷이나 서점에는 저 같은 ‘인테리어 문외한’을 위한 설명서가 없어서 직접 발로 뛰었어요.”

    ―셀프 인테리어 중 가장 쉬운 것 하나만 알려주세요.
    “패브릭(천)이 가장 쉽죠. 커튼이랑 침구 색상을 맞추는 식이죠. 간단하고 저렴한데 효과는 커요. 또 다른 방법은 조명이에요. 조명은 인테리어의 90%를 차지할 만큼 중요합니다. 침실의 경우 형광등 대신 주황빛이 도는 조명으로 바꾸기만 해도 아늑해지는 효과가 납니다. 요즘은 플로어 스탠드나 테이블 스탠드도 이케아(IKEA)나 중소기업 제품을 사면 2만~3만원대, 저렴하게는 1만원대에 구입할 수 있어요.”

    제이쓴이 지난 8월 '오지랖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한 남성의 방에 레일등과 블라인드를 달고 있다. / 제이쓴 블로그
    ―레일등을 자주 활용하던데, 이유가 있나요.
    “레일등은 저렴하면서 효과내기 좋은 조명이에요. 요즘 ‘카페 인테리어’가 인기인데, 집에서도 카페 같은 분위기를 낼 수 있거든요. 레일등을 활용하면 조명을 원형, 삼각형, 사각형처럼 내가 원하는 모양으로 구성할 수 있어요. 설치도 쉽고 떼어갈 수도 있어서 실용적이에요.”

    ―원룸이나 자취방이 넓게 보이는 방법은.
    “자취방이 유독 좁고 답답해 보이는 이유는 색상이 너무 많아서 시선이 분산되는 탓이죠. 흰색과 회색으로 벽지 색상을 통일하면 방이 넓어보이는 효과가 나요.”

    ―제발 이것만은 하지 말라는 게 있다면.
    “벽에 시트지 좀 붙이지 마세요, 제발. 벽도 숨을 쉬어야 하는데 시트지 붙여서 숨구멍 막아버리면 곰팡이 생기고 못 쓰게 됩니다.”

    ―그동안 제일 많이 받은 질문이 뭡니까.
    “1위는 ‘소품을 어디서 사느냐’는 겁니다. 저는 ‘없다’고 답해요. 소품은 개개인의 추억이 담겨 있는 물건이에요. 급하게 사서 채운다고 방이 예뻐지지 않아요. 소품은 살면서 천천히 채우세요.”

    ―또 어떤 질문을 많이 받죠.
    “꾸며볼 엄두가 안난다고 토로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일단 인테리어를 잘하고 싶으면 많이 봐야해요. 구글에 ‘인테리어 디자인’이라고 검색만 해도 사진이 수십만건 나와요. 그 중에서 내 취향을 골라보는 거죠. 직접 매장을 다니면서 보는 것도 방법이에요.”

    제이쓴은 도움을 요청하는 자취생에게 무료로 인테리어를 지원하는 ‘오지랖 프로젝트’를 작년 10월까지 진행했다. 그의 손길이 닿은 자취방만 100곳에 달한다. 그는 “당시 도움 요청 메일이 하루에 100건씩 들어왔는데 그 중에 도움이 절실한 사람들을 위주로 선정했다”고 말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오지랖 프로젝트는.
    “구세군 시설에서 자란 친구인데, 만 19살이 되면서 시설에서 독립했어요. 집을 꾸미고 싶은데 예산이 딱 30만원 있다는 거에요. 겨우 침대 하나 살 수 있는 돈이었죠. 그래서 블로그에 사용하지 않는 가구나 이불, 중고물품이 있다면 기부해 달라는 글을 올렸더니 수많은 분들이 물건을 보내주셨어요. 블로그 구독자들이 제공해주신 가구와 침기구를 활용해 방을 꾸며줬어요.”
    제이쓴이 지난해‘오지랖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인테리어 도움을 준 한 자취생의 꾸미기 전 방 / 제이쓴 블로그


    제이쓴이 지난해‘오지랖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인테리어 도움을 준 한 자취생의 꾸미 후 방 / 제이쓴 블로그

    ―나만의 인테리어 철학이 있다면.
    “필요한 물건만 사용하는 미니멀리즘을 추구해요. 90년대에는 물건을 잔뜩 채워넣는 인테리어가 대세였다면, 요즘은 비워내는 게 주요한 흐름이에요. 색상도 마찬가지죠. 저는 공간을 꾸밀 때 색상을 3개 이상 안씁니다.”

    ―우리가 인테리어에 신경써야 할 이유가 뭘까요.
    “공간이 바뀌면 인생이 바뀝니다. 공간은 사람을 닮는다는 말이 있는데, 누구든 그 사람이 몸담고 있는 공간을 보면 어떤 사람인지 보입니다. 평범하던 대학생 시절 내 방을 고치면서 지금의 내가 됐어요. 삶에 변화가 필요하다면 공간을 바꿀 것을 추천합니다.”

    ―앞으로 계획은.
    “가게 셀프 인테리어로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에요. 요즘 창업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권리금과 인테리어 비용이 만만치 않아요. 가게도 지금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셀프 인테리어가 가능할텐데 관련 정보를 알려주는 곳이 없어요. 인테리어비를 지금의 10분의 1 로 줄일 수 있으면 좋겠어요.

    제이쓴은 서울 성북천을 따라 펼쳐진 가로수길에 가게 겸 작업소를 열 예정이라고 했다.

    “그곳에서 저한테 페인트 배우고 싶은 사람들은 직접 와서 함께 배우고, 조명 설치하는 방법도 배우는 일종의 상담소로 만들고 싶어요. 커피 한잔에 상담을 요청하면 제가 알려드리는 식이죠. 상담소를 시작으로 꽃집, 목공소, 밥집, 제가 직접 고른 소품을 담은 가게도 열 계획입니다. 그 거리를 ‘제이쓴 스트리트’로 만드는 게 10년 내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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