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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5분 투자로 인생을 바꾸는 '정리의 기술'

    입력 : 2016.10.20 08:46 | 수정 : 2016.12.21 15:45

    [인터뷰]국내 1호 정리 컨설턴트 윤선현씨

    정리는 인테리어의 시작이자 끝
    3년 주기로 필요없는 물건 버려라
    정리 안한다고 싸우다 이혼하는 부부도 많아
    냉장고부터 시작, 하루 15분만 정리에 써라

    윤선현 베리굿정리컨설팅 대표(40) / 베리굿정리컨설팅 제공

    “공들여 집을 꾸미는 것보다 정리가 훨씬 큰 인테리어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3년 주기로 필요없는 물건은 과감히 버리세요.”

    스스로를 ‘국내 1호 정리 컨설턴트’라고 부르는 윤선현(40) 베리굿정리컨설팅 대표는 “정리는 인테리어의 시작이자 끝”이라고 말했다. 필요없는 물건을 덜어내는 정리는 쾌적하고 아름다운 공간으로 가는 첫걸음이라는 것이다.

    1999년 월간지 기자로 입사했던 윤 대표는 코칭과 두뇌학습 업체 등을 거쳐 2010년 정리 컨설팅 회사를 차렸다. 현재 직원은 30여명이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정리 컨설턴트는 아직 생소한 직업이지만, 미국이나 일본에서는 10~20년 전부터 수천명의 정리 컨설턴트가 활동하고 있다”면서 “미국에서는 ‘억대 연봉’을 받는 정리·수납 컨설턴트도 있다”고 말했다.

    한국에서도 지난 3년간 정리업체가 150개쯤 생길 만큼 정리 컨설팅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정리 잘하면 가족관계 좋아져”

    윤 대표는 “외출할 때마다 분리 수거할 쓰레기를 들고 나가는 것만으로도 정리 습관을 기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정리 컨설팅을 접한 계기는.

    “10년간 직장생활 하면서 늘 시간 관리가 어려워 관련 서적을 많이 찾아 읽었죠. 2002년에 ‘단순하게 살아라’라는 책을 읽었어요. 시간 관리를 잘 하려면 주변 환경과 책상을 정리하라는 조언이었죠. 정리가 시간관리는 물론 인간관계나 돈 관리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정리 사업을 준비했어요.”

    정리로 삶이 어떻게 바뀔 수 있는지.

    “흔히 정리를 청소나 수납이라고 생각하는데 이건 좁은 해석이에요. 정리는 인생의 무질서를 바로잡는 과정입니다. 공간 뿐 아니라 시간, 인맥도 정리 대상이죠. 정리로 주변 환경을 통제하게 되면 스트레스와 시간 낭비, 돈 낭비를 줄일 수 있어요. 생활하는 공간에서 필요한 물건만 추려내다 보면 내가 어떤 사람인지 파악할 수 있고, 목표 의식이 생길 수 있죠. 잘 정리된 공간을 경험한 가족이 만족감을 느끼면 가족 관계도 좋아져요.”

    정리가 어렵다는 사람들이 많아요.

    “정리는 사람들이 가정에서 느끼는 스트레스의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어질러진 공간은 불필요한 시간 낭비를 유발하고 가정 내 불화를 일으키기도 하죠.”

    가정 불화요.

    “상담을 받아보면 ‘남편이 집을 치우지 않는다’‘아내가 물건을 못 버리게 한다’는 불만을 호소하는 부부들이 많아요. 실제 이혼 사유 중 ‘정리로 인한 다툼’이 최상위권에 듭니다.”

    정리가 어려운 이유가 뭔가요.

    “사람들이 집에 뭐가 있는지조차 잘 모르기 때문이죠.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사할 때만 정리를 합니다. 그것도 이사업체에 의뢰해 포장 이사를 하죠. 정리 컨설팅을 의뢰하는 고객의 50% 이상은 이사 후 짐을 정리하지 못해서 도움을 청하는 사람들입니다.”

    윤 대표는 "정리의 핵심은 버리는 것이고, 그 다음이 수납"이라고 말했다. / 한샘 제공

    ■“목적없고 관심없는 물건 버려야”

    정리를 잘 하려면 어디서부터 시작하면 좋을까.

    윤 대표는 정리의 핵심을 “비워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크게 4가지 기준으로 버릴 물건을 구분한다. ‘필요없고, 관심없고, 목적없고, 기분나쁜 물건’과의 관계를 재정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물건이 나에게 꼭 필요한지, 관심이 가는지, 뚜렷한 목적이 있는지, 어떤 감정을 자아내는지 등을 기준으로 판단하면 정리하지 못할 물건은 없다.

    그 다음이 수납이다. 물건을 버리지 않고 수납만 하면 며칠 내 어질러진 상태로 원상복귀될 가능성이 높고, 정리한 티도 안난다.

    정리는 얼마나 자주해야 하나.

    “일반 가정은 3년 주기로 필요없는 물건을 과감하게 버려야 합니다. 보통 3년 주기로 집안 물건의 양이 포화상태가 되기 때문인데, 평소에 정리를 해온 가정은 1년에 한번이면 됩니다.”

    정리 습관을 기르는 방법은.

    “정리는 하루 아침에 되지 않아요, 정리 안하던 사람이 정리를 하겠다면서 마음먹고 시작하면 정돈된 집을 갖추는 데 최소 1년이 걸립니다.”

    그럼 어쩌죠.

    “먼저 핵심 공간부터 정해서 정리하라고 조언하고 싶어요. 집 전체를 다 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현관부터 시작하면 좋겠죠. 한달간 현관만 정리하는 겁니다. 정리는 ‘경험’이 중요해요. 집 전체에서 현관은 일부이지만 정리 이후 삶이 윤택해지는 경험을 하면 다음 공간으로 넘어가기 수월하고, 자신감도 붙습니다.”

    윤 대표는 핵심 장소 한 군데를 정해서 그곳만 정리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집에서 가장 중요한 공간인 냉장고를 핵심공간으로 정하면 정리 습관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 LG전자 제공

    ■“냉장고부터 시작…매일 정리일기 써라”

    추천하는 핵심장소가 또 있다면.

    “냉장고를 추천합니다. 냉장고는 집에서 가장 중요한 공간이죠. 냉장고를 보면 한 가정의 식습관과 건강상태, 가족관계, 소비습관 등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냉장고 정리에 성공하면 다른 공간 정리도 쉽습니다.”

    정리하고 싶은데 시간이 없다고 호소하는 사람이 많아요.

    “하루 15분이면 됩니다. 정리는 꾸준함이 핵심이죠. 굳이 날을 잡아 대청소할 필요는 없습니다. 일상 속에서 활용할 수 있는 규칙을 만드는 것만으로도 충분해요, 잠들기 15분 전에 핵심공간 정리하기, 외출할 때마다 버릴 물건 1개씩 들고 나가기, 일요일 오후 6시에 쓰레기 분리수거하기, 집에 오자마자 입었던 옷 걸어두기 등의 규칙을 세워놓을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정리할 때 스스로 마감시간을 정해야 지치지 않는다는 것도 중요합니다.”

    정리할 때 다른 참고 사항은.

    “정리 관련 서적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동기부여는 받을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책에 나온 정리 방법은 실천하기 어려워요. 정리는 경험이 중요하다는 의미에서 매일 정리일기를 쓰면서 나만의 정리 설명서를 만들 것을 추천합니다. 잘 정리된 집을 가보는 것도 방법이에요. 같은 구조의 아파트인데 정리가 잘된 집을 보면 정리할 의욕도 생기고 팁도 얻을 수 있습니다.”

    윤선현 대표가 운영하는 '정리력' 카페 회원 중 한명은 필요없는 물건을 버리고 하루 15분씩 정리하는 습관으로 100일 만에 핵심공간을 정리했다. / 윤선현 대표 제공
    요즘 집 꾸미기도 인기인데, 인테리어에서 정리의 역할은.

    “정리는 인테리어의 시작이자 끝입니다. 개인적으로 인테리어보다 정리가 낫다고 보는데요. 공들여 집안을 꾸미는 대신 정리를 잘 하면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같은 공간이라도 필요한 물건만 있는 정돈된 공간과 그렇지 않은 공간은 다르죠.”

    정리하지 않아도 불편함이 없다면 꼭 해야 하나요.

    “정리는 통제의 문제이지, 물건이 많고 적음의 문제가 아닙니다. 물건이 많아도 각각 용도를 확실히 알고 사용한다면 그게 생산성이고 효율이죠. 집안이 어질러져 있지만 나만의 규칙이 있다면 굳이 정리할 필요는 없습니다. 문제는 대다수가 필요하지도 않은 물건을 쌓아두고 살아가면서 혼란을 느끼기 때문에 정리를 권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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