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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發 재건축 광풍, 강북·수도권까지 번지기 시작

    입력 : 2016.10.08 01:41 | 수정 : 2016.10.08 09:39

    [오늘의 세상]

    투기판 된 서울 재건축 시장

    - 강남 재건축 3.3㎡ 4000만원대
    반포·개포 7000만~1억 웃돈 붙어… 아현·은평도 수천만원 프리미엄
    "분양권 팔라는 부동산 전화 빗발"
    - 재건축 추진 은마, 5개월새 1억 뛰어
    분당·판교·위례 아파트값도 들썩
    전문가들 "단기간에 너무 상승… 무리한 투자보다 상황 지켜봐야"

    서울의 한 중견기업에 다니는 김모(34)씨는 5 일 분양가가 14억원인 서울 서초구 잠원동 재건축 아파트 '아크로리버뷰'에 청약했다. 김씨는 현재 서울 용산구의 전용면적 84㎡ 아파트에 전세로 살면서, 매달 전세 자금 대출 이자를 갚느라 여유 자금이 없다. 그럼에도 김씨가 고가 아파트 청약을 넣은 이유는 분양권(입주할 수 있는 권리) 전매 시세 차익을 노려서이다. 그는 "혹시 운이 좋아 청약에 당첨되면 계약금과 1차 중도금을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해결하고, 전매 제한 기간이 끝나는 6개월 후에 바로 되팔 계획"이라며 "청약에 당첨만 되면 억대의 시세 차익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6일 서울 강동구 고덕동 고덕주공2단지 재건축‘고덕 그라시움’모델하우스에서 방문객들이 분양 상담을 받고 있다.
    지난 6일 서울 강동구 고덕동 고덕주공2단지 재건축‘고덕 그라시움’모델하우스에서 방문객들이 분양 상담을 받고 있다. 이 아파트는 1순위 청약에 3만6017명이 몰리며 22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연합뉴스
    서울 재건축 시장이 과열되는 가장 큰 이유는 이처럼 시세 차익을 노린 투자 세력이 몰리기 때문이다. "서울 재건축 아파트 청약에 당첨만 되면 로또"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단기 투자 세력이 급증하고 있다.

    ◇전매해 억대 차익 노리는 거래 급증

    청약에 당첨되면 수천만~수억원의 웃돈(프리미엄)이 붙는 구조는 서울 재건축 아파트 투자에 불을 지피고 있다. 작년 11월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분양한 '반포래미안아이파크'에도 7000만원 이상의 웃돈이 형성됐고, 다음 주 전매 제한이 풀리는 서울 강남구 개포동에 분양한 '래미안 블레스티지'는 7000만~1억원의 웃돈이 붙었다. 반포래미안아이파크를 계약한 이모(43)씨는 "가만히 있어도 부동산에서 세금을 제외하고 7000만원을 줄 테니 분양권을 팔라는 전화가 빗발친다"고 했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주간 상승률 외
    강남뿐만 아니다. 작년 서울 서대문구에서 분양한 '북아현 e편한세상 신촌' 분양권에는 웃돈이 1억원 이상 붙었고, 올 3월 분양한 은평구 녹번동 '힐스테이트 녹번'도 현재 웃돈이 최고 5000만원 붙어 거래되고 있다. 은평구 H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아직 전매 제한이 풀리지도 않았지만 3000만~5000만원의 웃돈이 붙은 매물이 수두룩하다"고 했다. 실제로 올 1~9월 서울 분양권 거래 건수는 5520건으로, 2014년(1950건)보다 65% 늘었다.

    ◇강남 재건축발(發) 강북·신도시 집값도 급등세

    재건축을 추진하는 아파트에도 투자 세력이 유입되면서 가격이 수직 상승하고 있다. 최근에는 실제 입주까지 길게는 10년을 바라봐야 하는 재건축 아파트들도 시세가 급등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94㎡는 올 4월 10억원에 거래됐다가 5개월 만에 1억5000만원이 오른 11억5000만원에 팔렸고, 개포동 주공아파트도 시세가 5~6개월 사이 1억원 이상 뛰었다.

    강남 재건축 아파트 상승세는 강북과 수도권 신도시 아파트값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지난 8월 서울 성동구 '래미안 옥수 리버젠' 전용면적 84㎡는 3개월 전보다 1억5000만원 오른 10억원에 거래됐고, 지난 7월에 분양한 경기 하남 미사지구의 '미사강변 호반 써밋플레이스'는 현재 1억원에 가까운 웃돈이 붙었다.

    올 들어 분당·판교·위례 등 신도시 아파트값도 1.4~2% 상승하는 등 들썩이고 있다. 위례신도시인 성남 창곡동 위례힐스테이트' 등 가격은 이번 주에만 500만~1500만원 올랐다. 김광석 리얼투데이 이사는 "강남 재건축이 뛰면 목동을 거쳐 위례·판교·분당 등 신도시가 움직이고, 강북도 따라 상승하는 구조"라며 "특히 택지공급을 줄이는 내용의 '8.25 부동산대책' 이후 집값 상승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수도권 집값 전체가 꿈틀거리고 있다"고 말했다.

    ◇"강남권은 과열 상태, 투자 유의해야"

    전문가들은 "현재 서울 강남 재건축 시장은 과열된 상태라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팀장은 "2년 전만 해도 서울 잠원동과 역삼동에 들어서는 아파트의 3.3㎡당 가격이 3000만원만 돼도 비싸다고 했는데, 지금은 대부분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3.3㎡당 가격이 4000만원을 넘고 있다"며 "너무 단기간에 급상승했기 때문에 또한 급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임병철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무리한 투자보다는 시장 상황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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