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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사 Hot 플레이스<3>] 최고의 커피맛을 위한 '리트머스 시험지', 이디야커피 '커피랩'

    입력 : 2016.07.04 13:26 | 수정 : 2016.07.04 14:47

    이디야커피는 ‘중저가 커피’의 대명사로 통한다. 스타벅스·커피빈 등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에서 4000원 안팎인 커피(아메리카노 기준)를 2000원대 후반에 판매한다. 이 업체는 업계 최다인 전국 1800개의 매장을 운영하는데, 면적 66㎡(약 20평) 미만인 소형 점포가 대부분이다. 커피 소비자에게나, 커피전문점 운영자에게나 이디야커피는 흔한 말로 ‘가성비(가격 대비 효용)’가 좋은 곳이다.

    17일 서울 강남에 있는 이디야 커피 본사의 EDIYA COFFEE LAB.커피 원두의 로스팅과정부터 커피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직접 견학하며 유명바리스터의 커피를 마실 수 있다 /이진한기자

    이디야커피는 지난 3월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신사옥을 짓고 ‘이디야 커피랩(LAB)’을 새로 선보였다. 사옥 1·2층을 통째로 쓰는 이곳은 ‘소형’에다 ‘가성비가 좋은’ 것과는 이미지과 180도 다른 이질적인 공간이다. 500명을 한꺼번에 수용할 수 있는 연면적 1650㎡(약 500평)의 널찍한 공간에, 한 잔에 1만원짜리 커피도 판매한다. 문을 연 지 70여일 정도밖에 안 됐지만 매일 400~500명이 방문한다.


     
    김명범 커뮤니케이션팀장은 “미국 시애틀 스타벅스 본점에 있는 명품 커피숍 ‘스타벅스 리저브’ 같은 공간을 국내 커피소비자에게 선보이자는 목표 아래 ‘이디야 커피랩’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스타벅스 리저브는 원두(原豆) 생산을 포함한 커피의 모든 제조 과정을 고객에게 전격적으로 공개하는 복합 문화공간으로 시애틀을 여행하는 사람의 필수 관광코스이다.

    6가지 스페셜 원두를 맛볼 수 있는 ‘원두 퍼포먼스바(performance bar)’와 각종 음료·디저트를 주문하는 ‘메인바’ 등이 있는 커피랩엔 모두 11명의 바리스타(수석 바리스타 2명, 바리스타 9명)가 상주한다. 최정화 R&D 팀장은 “일반 매장에서 판매하는 것과 달리 엄선된 최고급 원두를 프리미엄 제조 방식으로 추출한다”며 “국제대회에서 상까지 받은 수석 바리스타가 손수 내려주는 스페셜티 원두를 5000~1만원 안팎에 즐길 수 있는 게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는 고객들이 있다”고 말했다.

    17일 서울 강남에 있는 이디야 커피 본사의 EDIYA COFFEE LAB.커피 원두의 로스팅과정부터 커피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직접 견학하며 유명바리스타의 커피를 마실 수 있다. 신창호 수석바리스타가 손님과 커피제조과정을 이야기하며 커피를 만들고있다. /이진한기자

    이디야커피가 단지 프리미엄 커피를 판매하기 위해 실험실(laboratory)이라는 간판까지 붙이며 커피랩을 만든 것은 아니다. 최 팀장은 “커피랩은 이디야커피의 세컨드 브랜드나 가격인상을 준비하기 위한 전략매장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6년 전부터 운영한 커피연구소의 연구 성과를 제일 먼저 테스트하고, 고객의 의견을 반영해 더 좋은 커피맛을 찾아내기 위한 공간이 바로 커피랩”이라며 “회사의 R&D 역량과 성과를 가장 먼저 보여주는 ‘리트머스 시험지’ 같은 곳”이라고 말했다.



    이디야 커피 R&D팀의 핵심 과제 중 하나가 커피랩에서 인기를 얻은 메뉴를 일반 매장에서 저렴한 가격에 판매할 수 있도록 ‘보급형 레시피’를 만드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8일 커피랩에서 인기를 얻은 ‘모히토’라는 메뉴가 새롭게 가맹점에서 출시 됐고, 이는 커피랩에서 가맹점으로 확산된 첫 번째 상품으로 기록됐다.

     

    이디야 커피랩의 가장 큰 자부심은 원두 로스팅에 있다. 정문을 들어서면 바로 오른쪽에 있는 ‘로스팅실’은 통유리로 만들어 누구나 내부를 볼 수 있도록 했다. 이 곳에선 한 번에 120kg의 원두를 볶을 수 있는 독일제 대형 로스터기와 미국에서 들여온 35kg 용량의 스마트 로스터기, 그리고 5kg 용량의 반자동형 로스터기 총 3대가 쉴새없이 돌아간다. 매달 최대  100t의 원두가 이곳에서 로스팅된다.

    일반 이디야커피 매장에서 에스프레소를 추출하는 원두는 외부 업체에서 일괄적으로 로스팅하지만, 이디야 커피랩에서 사용되는 스페셜티 원두는 모두 이 로스팅실에서 공급된다. 또한 일반 매장에서 판매되는 200g 용량의 원두 제품과 인스턴트 원두커피 ‘비니스트’ 제품도 커피랩에서 직접 로스팅을 거친다.

     

    이디야 커피랩의 전신(前身)은 2009년 강서구 가양동 사무실에 차려진 ‘커피연구소’였다. 이디야커피 김현정 커뮤니케이션팀 과장은 “연구소 직원이 단 3명뿐이었는데, 당시엔 국내에서 유일하게 커피를 연구하는 공간이었다”며 “규모는 작았지만, 9개월에 한 번씩 새로운 맛의 원두를 개발할 정도로 뛰어난 성과를 냈다”고 말했다. 이디야커피는 올해 창립 15주년을 맞아 처음으로 사옥을 갖게 됐다. 커피연구소는 크기를 6배나 확장했고, 연구 인력도 21명으로 늘었다.

    문창기 이디야커피 회장은 “이디야 커피랩을 대한민국 커피 문화의 ‘허브(Hub)’로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문 회장은 “생원두 로스팅부터 한 잔의 커피가 되어 나오기까지 모든 과정을 고객에게 가감없이 공개하는 것은 품질에 대한 자신감이자, ‘가장 맛있는 커피를 만들자’는 회사의 초심(初心)을 잊지 말자는 의미”라고 말했다.

    문 회장이 이디야 커피를 인수했던 2004년 전국에 80개였던 매장 수는 현재 2000호점 돌파를 앞두고 있다. 문 회장은 “회사 규모가 커질수록 가맹점주를 비롯한 내부고객의 만족이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국내 커피시장은 합리적인 가격에 맛있는 실속형 커피를 찾는 수요가 급증하는 추세”라며 “그런 고객의 수요에 맞춰 회사의 연구개발 능력을 키우고 가맹점에 도움 되는 것이 이디야 커피랩의 존재 이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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