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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설연휴 앞둔 대치동, 수능 난이도에 널뛰는 전셋값

  • 뉴스1

    입력 : 2014.01.29 06:16

    대치동 은마아파트/사진=임해중 기자© News1
    설 연휴를 앞두고 대한민국 '사교육 1번지'로 불리는 서울 대치동 일대의 전셋값이 술렁이고 있다.

    지난해 처음 A·B형으로 나눠 치러진 대학수학능력 시험의 난이도가 예년보다 훨씬 어려워지자 이른바 '맹모'로 대변되는 학군수요가 대치동으로 밀려든 영향이다.

    여기에 서울의 주요 대학들이 정시 선발 인원을 늘리고 있고 대학입시에서 수능이 미치는 영향력이 이전보다 커진 상황이라 설 연휴 이후 봄 이사철이 시작되면 이 지역 전셋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게 인근 공인중개업소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28일 찾은 서울 대치동 은마아파트 사거리 주변 학원골목에는 내달 시작되는 봄방학 시즌에 맞춰 '수능 특강생'을 모집하는 학원들의 홍보 현수막들이 곳곳에서 펄럭이고 있었다. 수능시험의 변별력을 높이고자 문제 난이도가 상향조정되며 잠시 주춤했던 대치동 학원가에 다시 활력이 도는 모습이다. 어려워진 수능 탓에 입시전략을 짜는데 혼란을 겪고 있던 학부모들이 대학입시를 미리 대비하고자 명문학원이 밀집된 대치동으로 몰려들고 있어서다.

    이들 학부모들이 3∼5월 봄 이사철이 시작되기 전에 미리 전셋집을 찾으려고 나서면서 인근 아파트 전셋값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기대만큼 성적이 나오지 않았던 중·상위권 학생들 상당수도 재수 준비를 위해 대치동 학원가를 찾으며 전세 매물을 구하려는 수요자들 간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물량이 워낙 부족하다보니 모처럼 나온 전세매물에 수요자들이 경쟁하듯 밀리면서 전셋값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특히 대치동 학원가와 가까운 대치 아이파크와 도곡렉슬, 동부 센트레빌 등의 전셋값 상승폭이 가팔랐다. 대치 아이파크 인근의 A공인 대표는 "수요자들이 전세매물을 선점하고자 수 천 만원씩 웃돈을 걸어두는 경우도 있다"며 "중소형 전셋집은 이미 동이 났고 이달 중순 이후부터는 중대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전셋값이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이달 초 11억원선을 오가던 대치 아이파크(전용114㎡)의 전셋값은 한 달 사이 11억5000만원까지 치솟았다. 같은 기간 대치 동부센트레빌(전용145㎡)의 전셋값도 5000만원 이상 오르며 현재 14억5000원선에 시세가 형성됐고 도곡렉슬(전용84㎡)역시 한 달 사이 전셋값이 2000만원 이상 상승했다.

    학군 수요에 따라 이 지역의 전셋값이 요동치는 것은 수능 시험이 도입된 이후 반복되고 있는 현상이다. 수능이 쉽게 출제되면 '물수능', 어렵게 나올 경우에는 '불수능'이라고 불리우는데, 2012학년도, 2013학년도 수능이 쉽게 출제된 이후 대치동의 명성에 금이 가는 듯 보였다. 지난해 초 대치아이파크(전용114㎡)와 도곡렉슬(전용84㎡)의 전셋값이 한 달 사이 각각 2500만원, 1500만원씩 떨어지며 대치동의 '교육특수'가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올해 초에는 '불수능'에 힘입어 대치동이 다시 들썩이고 있는 것이다.

    전셋집 구하기가 어려워지자 월세 아파트를 계약하는 수요자들도 심심찮게 찾아 볼 수 있었다. 지방이나 서울 외곽지에서 '원정'을 오는 학부모와 학생들이 대부분으로 마땅한 전셋집을 구하지 못하자 고육지책으로 월세를 선택한 경우다. 대치동으로 이사를 계획하고 있는 문은하(43)씨는 "재수생인 아들이 대치동 명문학원에서 진행된 '입학 테스트'를 통과했다"며 "1년만 있으면 되기 때문에 월세로 집을 계약하고 아들과 둘만 이사를 올 계획"이라고 말했다

    A공인 대표는 "수능이 쉽게 출제되면 학부모들이 전세금을 빼서 살던 곳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발생하며 전세매물이 간간히 나오곤 했는데 올해는 이마저도 없다"면서 "전셋값이 비싼데다가 매물도 부족해 일 년이나 육 개월 단위의 월세 아파트를 찾으려는 학부모들의 문의도 늘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새 학기가 시작되기 이전에 학원의 까다로운 입학시험과 레벨 테스트가 진행되기 때문에 설 연휴가 끝나고 이들 학군수요가 본격적으로 움직이면 전세금은 물론 월세가격도 동반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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