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3.09.11 01:57
[극심한 부동산 장기 침체, 전문가 6인의 해법은] 좌담 진행=이광회 산업부장
과거 활황때 각종 규제 그대로, 집값 오를것 기대도 거의 없어… 거래라도 있어야 돈이 돌지
선진국 비해 주택 수는 적은편, 수급이 안 맞으니 희한한 현상… 정부의 실천 노력에도 의심
다주택자의 규제는 더 풀어야 분양가 상한제, 폐지가 맞는다… 9억넘는 집 취득세, 2%가 좋아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국내 부동산 시장은 장기 침체를 겪고 있다. KB국민은행 조사 결과 올 들어 전국 주택 매매가격은 지난 8월까지 8개월 연속으로 감소했다.
정부는 올해 4·1 부동산 대책, 7·24 후속대책, 8·28 전·월세 대책 등 활성화 방안을 세 차례나 내놓았다. 하지만 수직 증축 리모델링 허용 개정안과 양도세 중과(重課) 폐지안 등 주요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면서 실제 주택 시장에는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극심한 부동산 장기 침체 현상을 진단하고 해법을 찾기 위해 본지가 전문가 좌담회를 마련했다. 조주현 건국대 교수, 이창무 한양대 교수, 권주안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원, 조만 한국개발연구원(KDI) 실물자산팀장, 남상오 주거복지연대 사무총장, 이원식 대한주택건설협회 부회장이 참석했다. 이들은 "아직도 각종 규제가 부동산 시장의 발목을 잡고 있고, 정부가 만든 핵심 법안들의 국회 통과가 늦어지면서 시장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진행은 이광회 산업부장이 맡았다.
정부는 올해 4·1 부동산 대책, 7·24 후속대책, 8·28 전·월세 대책 등 활성화 방안을 세 차례나 내놓았다. 하지만 수직 증축 리모델링 허용 개정안과 양도세 중과(重課) 폐지안 등 주요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면서 실제 주택 시장에는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극심한 부동산 장기 침체 현상을 진단하고 해법을 찾기 위해 본지가 전문가 좌담회를 마련했다. 조주현 건국대 교수, 이창무 한양대 교수, 권주안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원, 조만 한국개발연구원(KDI) 실물자산팀장, 남상오 주거복지연대 사무총장, 이원식 대한주택건설협회 부회장이 참석했다. 이들은 "아직도 각종 규제가 부동산 시장의 발목을 잡고 있고, 정부가 만든 핵심 법안들의 국회 통과가 늦어지면서 시장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진행은 이광회 산업부장이 맡았다.
―이전에도 침체는 있었다. 지금의 과거와 다른 점이 있다면.
이원식 "한마디로 빙하기다. 과거 부동산 활황기 때 도입한 분양가 상한제·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등 징벌적 규제에다 경기 침체가 맞물리면서 시장이 극도로 위축됐다. 너무 오랫동안 매매 수요가 사라졌기 때문에 전셋값만 계속 오르지 않나. 심각한 불황이다."
조주현 "집값이 오를 것이란 기대가 너무 줄었다. 비정상적인 현상이다. (주택) 수요가 있는 곳엔 공급이 없고, 공급이 있는 곳에 수요가 없다. 질적 부조화 현상이다. 이래서 '집은 남아도는데 집이 없다'는 희한한 현상이 빚어지는 것이다."
조만 "공급과잉 얘길 많이 하는데 그렇지 않다. 실제 우리의 인구 1000명당 주택 수(363채)는 일본(450채)·영국(438채)·미국(409채)과 비교하면 적다. 더 지어야 한다. 1인당 주거 면적(27㎡)도 중국(32㎡)보다 작다. 분명한 건 공급을 통해 수요를 진작시킬 수 있는 측면이 있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서는 재개발·재건축이 좀 더 활발하게 이뤄져야 한다."
권주안 "전세가 비율이 60%에 육박하면 집을 사러 나설 것이란 과거 통념이 깨지고 있다. 집값이 물가상승률 정도는 올라가는 게 정상인데 지금은 비정상이다."
이창무 "거래량이 적다는 건 정말 문제다. 거래가 일어나야 이를 통해 여러 방향으로 돈이 돌아서 경제 전반에 소득을 창출한다."
―정부는 부동산 대책을 내놓는데, 시장에선 전혀 무반응이다. 왜일까.
조주현 "정부만 하면 뭣 하는가. 국회 문턱에서 매번 걸려 신뢰성을 잃었다. 정치권에 의해 좌절되거나 변질되고 있다. 대책이 나와도 시장에서 결국 '제대로 실현되겠어'라며 믿지 않으니까 주택 시장이 살아날 기회를 놓치고 있는 것이다."
남상오 "정부가 대책을 실천하기 위해 정말 노력하는지도 의문이다. 주거 복지를 달성하기 위해서도 거래 정상화는 필수다. 현재 65세 이상 가구의 자산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90%가 넘는다. 그 부동산은 대부분 집이다. 집값이 내려가고 거래가 막히면 노후 생활자금을 마련하는 데도 심각한 지장을 준다."
이창무 "정부가 주택 거래를 활성화하겠다는 메시지가 확실하지 않다. 시장은 뭔가 심리적인 동인(動因)이 필요하다. '이젠 집값이 (어느 정도는) 오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도록 더 분명한 지원책이 있어야 한다."
이원식 "한마디로 빙하기다. 과거 부동산 활황기 때 도입한 분양가 상한제·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등 징벌적 규제에다 경기 침체가 맞물리면서 시장이 극도로 위축됐다. 너무 오랫동안 매매 수요가 사라졌기 때문에 전셋값만 계속 오르지 않나. 심각한 불황이다."
조주현 "집값이 오를 것이란 기대가 너무 줄었다. 비정상적인 현상이다. (주택) 수요가 있는 곳엔 공급이 없고, 공급이 있는 곳에 수요가 없다. 질적 부조화 현상이다. 이래서 '집은 남아도는데 집이 없다'는 희한한 현상이 빚어지는 것이다."
조만 "공급과잉 얘길 많이 하는데 그렇지 않다. 실제 우리의 인구 1000명당 주택 수(363채)는 일본(450채)·영국(438채)·미국(409채)과 비교하면 적다. 더 지어야 한다. 1인당 주거 면적(27㎡)도 중국(32㎡)보다 작다. 분명한 건 공급을 통해 수요를 진작시킬 수 있는 측면이 있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서는 재개발·재건축이 좀 더 활발하게 이뤄져야 한다."
권주안 "전세가 비율이 60%에 육박하면 집을 사러 나설 것이란 과거 통념이 깨지고 있다. 집값이 물가상승률 정도는 올라가는 게 정상인데 지금은 비정상이다."
이창무 "거래량이 적다는 건 정말 문제다. 거래가 일어나야 이를 통해 여러 방향으로 돈이 돌아서 경제 전반에 소득을 창출한다."
―정부는 부동산 대책을 내놓는데, 시장에선 전혀 무반응이다. 왜일까.
조주현 "정부만 하면 뭣 하는가. 국회 문턱에서 매번 걸려 신뢰성을 잃었다. 정치권에 의해 좌절되거나 변질되고 있다. 대책이 나와도 시장에서 결국 '제대로 실현되겠어'라며 믿지 않으니까 주택 시장이 살아날 기회를 놓치고 있는 것이다."
남상오 "정부가 대책을 실천하기 위해 정말 노력하는지도 의문이다. 주거 복지를 달성하기 위해서도 거래 정상화는 필수다. 현재 65세 이상 가구의 자산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90%가 넘는다. 그 부동산은 대부분 집이다. 집값이 내려가고 거래가 막히면 노후 생활자금을 마련하는 데도 심각한 지장을 준다."
이창무 "정부가 주택 거래를 활성화하겠다는 메시지가 확실하지 않다. 시장은 뭔가 심리적인 동인(動因)이 필요하다. '이젠 집값이 (어느 정도는) 오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도록 더 분명한 지원책이 있어야 한다."
―최근 8·28 전·월세 대책을 내놨다. 효과가 있을까.
조주현 "다주택자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바꾸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정부가 밝힌 대로 매입 임대주택을 마련해 전월세난을 해소하는 역할은 결국 다주택자들이 해야 한다. 규제를 더 풀어야 한다."
조만 "수익(손익) 공유형 모기지는 바람을 일으킬 수 있다. 시장 침체 국면에서 미국이나 영국도 일부 도입했던 것으로 안다."
권주안 "8·28 대책은 국회를 거칠 필요가 없어 효과가 금세 나타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새로 나온 모기지 대출상품을 통해 젊은 층이 생애 최초 주택 구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는 정말 필요한가.
권주안 "집 사는 데 드는 비용을 줄여주고 다주택자들이 집을 사 전세로 많이 내놓을 수 있게 양도소득세를 완화해야 한다. 집 많이 가진 게 무슨 잘못인가. 지금은 이전처럼 집값이 폭등하는 시기가 아니기 때문에 이렇게 해도 문제 없다."
이창무 "민간 임대 사업을 할 수 있을 만큼 자산이 있는 사람들을 자꾸 규제할 필요 없다. 사업자들이 준공공 임대주택을 운영한다면 양도세를 더 깎아줘야 한다."
―분양가 상한제 폐지를 두고 말이 많다.
이원식 "이미 상한제 가격 밑에서 분양이 이뤄지고 있는데 아무 의미가 없다. 분양가 심의를 받기 위해 쓰는 비용과 절차에 걸리는 시간을 생각하면 당장 없애야 한다."
권주안 "굳이 돈 많이 내고 집 사겠다는 사람들을 말려야 하나. 각자 필요에 따라 집도 다양하게 공급할 수 있는 것 아니냐."
조만 "가격을 직접 규제하는 나라는 세계에 우리밖에 없을 것이다."
―정부가 취득세를 주택 가격에 따라 1~3%로 낮추겠다고 했는데, 충분한가.
이창무 "대형 고가(高價) 주택은 거래가 거의 일어나지 않아 심각한데도 취득세율 인하 폭이 작아 상황을 더 악화시키고 있다. 9억원 초과 주택에 대한 취득세(3%)는 지금보다 더 내려야 한다."
이원식 "9억원 이하는 1%, 9억원 초과는 2%가 바람직하다."
조주현 "다주택자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바꾸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정부가 밝힌 대로 매입 임대주택을 마련해 전월세난을 해소하는 역할은 결국 다주택자들이 해야 한다. 규제를 더 풀어야 한다."
조만 "수익(손익) 공유형 모기지는 바람을 일으킬 수 있다. 시장 침체 국면에서 미국이나 영국도 일부 도입했던 것으로 안다."
권주안 "8·28 대책은 국회를 거칠 필요가 없어 효과가 금세 나타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새로 나온 모기지 대출상품을 통해 젊은 층이 생애 최초 주택 구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는 정말 필요한가.
권주안 "집 사는 데 드는 비용을 줄여주고 다주택자들이 집을 사 전세로 많이 내놓을 수 있게 양도소득세를 완화해야 한다. 집 많이 가진 게 무슨 잘못인가. 지금은 이전처럼 집값이 폭등하는 시기가 아니기 때문에 이렇게 해도 문제 없다."
이창무 "민간 임대 사업을 할 수 있을 만큼 자산이 있는 사람들을 자꾸 규제할 필요 없다. 사업자들이 준공공 임대주택을 운영한다면 양도세를 더 깎아줘야 한다."
―분양가 상한제 폐지를 두고 말이 많다.
이원식 "이미 상한제 가격 밑에서 분양이 이뤄지고 있는데 아무 의미가 없다. 분양가 심의를 받기 위해 쓰는 비용과 절차에 걸리는 시간을 생각하면 당장 없애야 한다."
권주안 "굳이 돈 많이 내고 집 사겠다는 사람들을 말려야 하나. 각자 필요에 따라 집도 다양하게 공급할 수 있는 것 아니냐."
조만 "가격을 직접 규제하는 나라는 세계에 우리밖에 없을 것이다."
―정부가 취득세를 주택 가격에 따라 1~3%로 낮추겠다고 했는데, 충분한가.
이창무 "대형 고가(高價) 주택은 거래가 거의 일어나지 않아 심각한데도 취득세율 인하 폭이 작아 상황을 더 악화시키고 있다. 9억원 초과 주택에 대한 취득세(3%)는 지금보다 더 내려야 한다."
이원식 "9억원 이하는 1%, 9억원 초과는 2%가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