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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올림픽·혁신도시 덕에… 원주 개발바람 후끈

    입력 : 2012.04.16 03:02

    [원주 부동산시장 르포]
    제2영동고속도로, 작년 착공… 철도 노선도 3개 이상 예정
    수도권 투자자들 대거 몰려 아파트 값, 1년새 18% 급등
    "한번에 집 10채 계약하기도"

    지난 13일 오전 강원도 원주시 무실(茂實)동 원주시청 일대는 공사장을 방불케 했다. 시청 앞 무실 택지지구에는 망치질과 용접 소리가 요란한 가운데 수십 채의 단독·다가구주택의 골조가 올라가고 있었다. 도로변 고층 상가 공사현장에는 중장비가 쉴 새 없이 드나들었고, 주변에는 '분양 문의' 플래카드가 곳곳에서 휘날렸다.

    무실지구는 남원주IC와 차로 10분 거리여서 교통이 편리하다. 2007년 원주시청에 이어 올해는 법원과 검찰청이 이전한다. 2~3년 안에 법조·행정타운이 완성되면 유동인구가 더 늘어난다. 이 때문에 외지인들이 단독주택이나 상가 투자에 대거 나서고 있다. 호랑이공인중개사무소 신원호(57) 대표는 "투자자 10명 중 8명은 수도권 거주자"라며 "수익률이 연 5~7% 정도로 괜찮고 장기적으로 땅값이나 상가 가격 상승도 기대할 수 있어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지난 13일 강원도 원주시 무실택지지구 일대에서 단독·다가구 주택 수십 채가 공사 중인 모습. 동계올림픽 개최 확정 이후 교통망 확충 계획까지 이어지면서 단독주택 부지나 상가 분양 등에 대한 투자자들의 문의가 많다. /정한국 기자

    작년 7월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확정 후 인구 32만명의 강원도 최대 도시인 원주 부동산시장이 각종 호재로 들썩이고 있다. 올림픽에 대비한 도로·철도 등 교통망 확대가 추진되고 수도권 공공기관이 옮겨 올 혁신도시도 조성 중이라 인구 유입도 빨라질 전망이다.

    원주가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수도권 접근성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우선 경기 광주시와 원주를 잇는 제2영동고속도로 공사가 작년 말 시작됐다. 완공되면 현재 원주에서 서울까지 자동차로 1시간30분 거리에서 50분 안팎으로 줄어든다.

    인천공항~원주~평창을 잇는 철도망도 올림픽 전에 갖춰질 예정이고, 덕소~원주를 잇는 중앙선 복선전철도 올해 개통돼 서울 청량리까지 운행시간이 1시간30분대에서 50분대로 줄게 된다. 강릉과 원주를 잇는 복선전철과 여주~원주 간 수도권 전철 연장사업도 추진 중이다. 각 사업이 완료되면 원주에만 중앙·영동고속도로를 포함해 고속도로 3개가 지나고 철도망도 3개 이상 추가된다.

    이처럼 교통망 개선 호재가 잇따르면서 집값이 크게 올랐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원주 아파트값은 지난해 평균 17.8%가 뛰어 시세 조사가 시작된 2004년 이후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단구동 청솔1차 아파트(전용면적 59㎡)는 작년 3월 평균 6050만원에서 지난달 8750만원으로 45%가량 올랐다.

    C공인중개사무소 박모(42) 대표는 "수도권에서 온 투자자가 위치와 층수에 관계없이 전세를 낀 소형 아파트 10채를 한 번에 계약한 경우도 있었다"며 "교통이 좋아져 원주가 발전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에 새집, 헌 집 가리지 않고 도시 전체가 투자 대상으로 떠올랐다"고 했다.

    원주 반곡동 일대에 조성 중인 혁신도시에도 건강보험심사평가원·대한석탄공사 등 12개 기관 4000여명이 이르면 올해부터 차례로 이전한다. 인구 3만명 규모로 만들어지는 혁신도시에는 올해 새 아파트 2000여가구가 분양을 앞두고 있다. 이미 단독주택용지는 80% 이상 팔렸다. 혁신도시 인근 반곡아이파크(84㎡) 아파트도 1년 새 집값이 1억9000만원에서 2억2000만원으로 뛰었다.

    땅값도 상승세다. 인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혁신도시나 새로 개통될 도로 주변 농지가 3.3㎡(1평)당 50만~60만원선, 창고나 교외 식당으로 쓸 수 있는 땅은 100만원선이다. 원주 전체 땅값 상승률은 지난해 전국 평균을 웃돌았다. 집값과 땅값이 단기 급등하다 보니 투자자들이 최근 투자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며 거래는 다소 소강 상태다.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민은행 박합수 부동산팀장은 "올림픽이 아직 6년이나 남은 데다 스포츠 행사의 후광효과는 일시적일 수 있어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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