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 메뉴 건너뛰기 (컨텐츠영역으로 바로 이동)

[박순욱 기획팀장의 심층 분석] 전직 금융통화위원 7인에 물어보니… DTI 완화, 6명 반대… 1명 부분찬성… "부동산 살리려면 양도세 낮춰야"

    입력 : 2010.08.11 02:41

    연말 적정금리는 年 3%…
    이번 달 금리 결정 관련 7명 중 5명이 "동결할 것"

    박순욱 기획팀장

    침체된 부동산 시장을 살리는 방안과 관련, 전직 금융통화위원들은 "양도소득세를 비롯한 거래비용을 낮춰야 한다"는 해법을 제시했다. 이들은 또 "장기적인 거래활성화를 위해 정부는 가계의 정상적인 구매욕을 회복시켜 주도록 일자리 창출 같은 소득증진 정책을 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놓았다. 금통위원들은 우리나라 통화정책을 운용하는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금융통화위원회 구성원이다. 조선비즈닷컴은 12일에 열리는 8월의 금통위 회의를 앞두고 7명의 전직 금통위원들에게 경기진단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건설업계를 중심으로 최근 제기됐던 DTI(총부채상환비율·소득에 따라 금융권 대출 상한선을 제한하는 제도) 완화 주장에 대해 설문에 참가한 전직 금통위원 7명 가운데 6명이 반대 입장을 밝혔다.

    또 연말의 적정 금리 수준에 대해서는 설문에 응한 전직 위원 대부분이 연 3%(현행 기준금리는 연 2.25%)를 전망했다. 8월 금통위의 금리 결정에 대해서는 7명 가운데 5명이 '금리 동결'을 예상했고, 2명만이 '금리 인상'을 예측했다.

    설문에 응한 7명의 전 금통위원들은 김명호한국은행 총재(금통위원 재임기간 1993년 3월~1995년 8월·순서는 재임기간 우선 순), 곽상경 고려대 명예교수(1998년 4월~1999년 6월), 김영섭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1998년 4월~2000년 4월), 남궁훈 전 위원(2000년 4월~2004년 4월), 최운열 서강대 교수(2002년 4월~2003년 12월), 이성남 민주당 의원(2004년 4월~2008년 3월), 심훈 전 위원(2006년 4월~2010년 4월)이다. 이들의 응답 내용은 실제 금통위 의사록과 마찬가지로 익명으로 공개했다. 이에 따라 설문에 참가한 전 금통위원들은 알파벳 이니셜(A, B, C…)로 처리했다.

    부동산 거래비용 낮춰야

    침체된 부동산 거래를 되살리기 위해서는 DTI 완화 대신, 양도세 같은 거래비용을 낮춰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C씨는 "부동산 거래에 수반되는 비용, 가령 양도소득세, 등록세, 취득세를 인하하고 부동산 중개수수료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며 "세금 인하에 따른 세수 감소분은 부동산 보유세를 인상해 보전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D씨 역시 "부동산 거래를 살리기 위해서는 부동산 세제 정비가 바람직하다"며 "비업무용 부동산이나 다주택 보유가구가 보유부동산을 거래할 때 징벌적인 성격의 높은 중과세를 매기는 것은 거래동결 효과를 가져와 실수요 거래마저 끊기게 한다"고 지적했다.

    전직 금통위원들은 건설업계가 주장하는 DTI 규제 완화는 부동산 경기를 살리는 데 별 효과가 없으며, 가계의 재무건전성을 감안하더라도 지금의 DTI 비율은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F씨는 "DTI는 금융뿐 아니라 가계에 대한 재무건전성 관리장치라는 점을 늘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으며, B씨도 "DTI 완화는 가계부채를 더 늘리고, 금융을 부실화시킬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연말 적정 금리는 연 3% 수준

    올 연말의 적정 기준금리 수준은 연 3%를 얘기한 전망이 가장 많았다. 현행 기준금리가 연 2.25%인 것을 감안하면, 앞으로 연말까지 2~3번 정도의 추가 금리 인상이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F씨는 "물가수준을 고려한 적정 금리수준은 연 3~3.5%이지만, 올해 남은 시간을 고려하면 연말까지 연 3%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C씨는 "국내 소비자물가와 경제성장률을 감안한 이론적인 기준금리는 연 5%대로 보지만, 현실적인 연말 기준금리는 연 3% 수준이 적정하다"고 밝혔다. 반면에 B씨는 "지난 7월 금리 인상 때 금리가 국민의 삶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를 더 면밀히 분석했어야 했다"며 동결(연 2.25%)을 주장했다.

    8월 금통위의 기준금리 결정 전망에 대해서는, 기준금리가 현행과 같은 연 2.25%로 동결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봤다. '동결'을 표시한 전직 위원이 전체 7명 중 5명, 인상 주장을 편 전 위원은 2명이었다. 동결을 주장한 이유는 급격한 출구전략(물가 및 자산가격 상승을 막기 위해 시중의 과잉 자금을 흡수하는 조치)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와 두 달 연속 금리를 인상할 경우의 부담감 때문이다. 반면에 기준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측은 상반기 경제성장률이 10년 만에 최고치인 7.6%를 기록한 점에 특히 주목했다.

    대기업에서 중소기업으로, 정책기조 전환 필요해

    올 상반기 수출실적이 30% 늘어나는 등 수출이 우리 경제 성장을 이끌어가고 있지만, 서민들은 이 같은 고성장을 피부로 느끼지 못하고 있다. 서민들의 체감경기 호전, 수출과 내수의 격차 해소방안에 대해 전직 금통위원들의 의견을 물었다. A씨는 "우리 경제의 구조적인 문제인 수출과 내수의 격차는 고환율 정책(달러 대비 원화가치를 실제보다 낮추는 정책) 역할이 컸다"며 "정부는 인위적인 고환율 정책을 삼가야 한다"고 말했다. 고환율 정책을 유지할 경우, 실제보다 원화 가치가 떨어져 실질구매력이 약해지기 때문이다. F씨는 "수출·대기업 위주의 성장이 낙수 효과를 통해 고용·분배 문제를 개선시킬 것이라 믿는 'MB정부의 성장 정책'은 양극화만 심화시킬 뿐"이라며 "대기업에 비해 고용창출 효과가 큰 중소기업 위주의 정책기조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전 기사 다음 기사
    sns 공유하기 기사 목록 맨 위로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