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9.11.11 10:49 | 수정 : 2009.11.11 15:09
정부의 집값 억제정책에 따라 서울 등 수도권 아파트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 특히 서울 강남권의 경우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단기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달만에 버블세븐 아파트 값 1조원 증발
지난 달 12일 정부가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제2금융권으로 확대하면서 수도권 아파트 가격은 하락세로 돌아섰다. 서울 강남권은 이 조치 이전에도 DTI 제한을 받아왔지만, 올들어 가격이 급등한데 따른 부담감과 정부의 강력한 억제책에 대한 심리적 영향으로 집값이 떨어지고 있다.
최근 한 달 만에 서울 강남구를 비롯한 ‘버블세븐’ 지역의 아파트 시가총액은 1조원 이상 증발했다. 11일 부동산정보업체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강남, 송파, 서초, 목동, 분당, 평촌, 용인 등 버블세븐 지역 아파트 61만1101가구의 시가총액(10일 기준)은 446조9329억원이었다. 한 달 전과 비교해 1조172억원이 줄었다.
송파구가 한 달 만에 4513억원 감소한 86조965억원을 기록해 버블세븐 가운데 시가총액 감소폭이 가장 컸다. 이어 강남구의 시가총액은 3666억원 떨어진 118조3540억원, 용인은 1610억원 줄어든 69조3523억원으로 밀렸다. 이밖에 분당은 514억원, 목동 지역은 358억원이 줄었다. 서초구와 평촌 지역만 시가총액이 소폭 늘었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제2금융권 DTI 확대시행 직전인 10월9일부터 이달 6일까지 4주간의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을 조사한 결과 서울은 0.09% 하락했다. 신도시는 0.04%가 떨어졌고, 수도권도 0.01%가 내렸다.
서울에서는 강동구가 0.48% 하락해 제일 많이 내렸다. 이어 송파구 0.33%, 강남구 0.17% 등도 집값이 하락했다. 강북지역도 하락세를 피하지 못했다.중랑구 0.08%, 노원구 0.06%, 도봉.성북구 0.05% 등 일제히 하락했다.
DTI 규제가 확대되기 전인 9월11일~10월9일까지 4주 동안은 서울 0.16%, 신도시 0.13% 등 소폭의 상승세를 보인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재건축 아파트가 집값 하락 주도
특히 그동안 집값 상승을 이끌어온 재건축 아파트의 타격이 크다. 서울지역 재건축 아파트 매매가는 제2금융권 DTI 적용 이전 4주간은 보합세를 보이다가 이후 4주에는 0.71% 내렸다. 특히 강남구(0.19 → -0.88%)와 강동구(-0.27 → -1.29%), 서초구(0.63 → -0.15) 등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의 낙폭이 컸다.
강남지역의 재건축 아파트는 올 들어 호가가 급상승했다가 8월 말 정부의 자금출처조사 실시로 매수심리가 위축된 상황이었다. 여기에다 정부가 DTI 규제의 확대 등으로 ‘집값을 잡겠다’는 신호를 잇따라 보내자 다른 지역보다 더 민감하게 반응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 112제곱미터 아파트는 지난달 중순 11억8000만원에서 최근 11억5500만원에 거래됐다. 9월 말~10월 초까지만 해도 12억1000만원에 팔린 것을 감안하면 6주 만에 5500만원이 떨어진 것이다. 올해 최고 거래가인 7월 중순의 13억원보다는 1억4500만원이 하락했다.
강남구 개포 주공1단지도 56제곱미터형이 최근 12억8000만원에 팔렸다. 10월 중순의 13억4000만원에서는 8000만원, 최고가이던 9월의 14억원보다는 1억2000만원이 떨어졌다. 43제곱미터형도 지난주에 7억8000만~7억9000만원에 거래됐다. 9월 초와 비교하면 8000만원가량 떨어진 가격이다.
강동구 둔촌 주공1차 112제곱미터형은 올해 최고가가 9억9800만원이었고 10월 초까지 9억3000만원 선에 거래됐다. 히지만 지난주에는 8억7000만원에 팔렸다.
전문가들은 집값의 약보합세가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의 고강도 규제 속에 시장이 비수기로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값싼 보금자리 주택 공급이 확대되는 것도 주택가격 안정에 기여하고 있다. 부동산114 김희선 전무는 “최근 가격이 급락한 곳은 호가에 거품이 있었던 지역이 대부분으로, 올해 초에 비하면 가격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연말까지 약보합세가 이어지다 내년 1~2월쯤 부동산 시장의 가격 향방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