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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가 공개 하나마나..`간접비`과다 책정

  • 이데일리

입력 : 2009.06.19 13:35

청라지구 8개 분양업체 원가공개 내역 분석
호반건설 `기타경비+견본주택비용`478억원 사용

올해 청라지구 아파트를 분양했던 건설사들이 분양가 구성요소 중 하나인 간접비를 멋대로 책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체에 따라 직접공사비 대비 적게는 8%에서 많게는 20%까지 책정했다.

간접비는 아파트 공사에 따른 부대경비로 아파트 품질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때문에 간접비 비중이 높은 아파트는 그만큼 분양가를 더 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

◇ 호반·반도..직접비 대비 간접비 비중 20%

19일 올해 청라지구에서 분양한 8개 건설업체들의 일반아파트 분양원가 공개내역을 분석한 결과 호반건설과 반도건설, 동양메이저건설의 직접공사비 대비 간접비 비중이 2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간접비 규모가 가장 큰 업체는 호반건설. 이 건설사는 총 590억원의 간접비를 사용했으며 모델하우스 건립비에만 110억원을 썼다. 전체 공사비(3237억원) 중 간접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18.2%였다.

반도건설도 간접비 비중이 높다. 다만 반도건설은 금액으로는 8개 업체 중 최저 수준이다. 이는 반도건설의 아파트 규모가 170여가구에 불과해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기본 경비가 많이 소요됐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동양메이저건설은 2개 블록을 동시에 분양해 직접비 대비 간접비 비중이 20.2%였으며 총 326억원의 간접비를 사용했다.

그밖에 ▲한화건설 267억원 ▲㈜한양 132억원 ▲한라건설 241억원 ▲SK건설 131억원 ▲한일건설 55억원 등으로 비슷하거나 상당히 적은 규모였다.

◇ 업계, `간접비=눈먼 돈` 인식

분양원가 공개내역에서 간접비는 아파트 시공을 위해 투입되는 재료비 등이 아닌 설계비, 감리비, 모델하우스 건축비, 보상금, 분담금, 기타 사업비성 경비 등 6개 항목을 포함한다.

이중 설계비와 감리비는 공사비 총액에 따라 요율이 정해져 있는 항목이다. 공사규모가 클수록 감리비와 설계비는 올라가지만 비율이 일정해 다른 업체들과 비교해서 과도하게 책정할 수 없다.

또 청라지구는 한국토지공사가 택지를 개발해 분양한 택지지구로 민간택지와 달리 보상금 등도 미미하며 분담금 역시 큰 차이가 없다.

결국 청라지구 아파트의 간접비에서 가장 눈여겨 봐야 하는 것이 바로 기타사업성 경비와 모델하우스 건립비용이다.

이 항목의 세부사용내역은 업체들이 경영 기밀로 분류, 공개하지 않는다. 때문에 예전부터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건설업체들이 간접비, 특히 기타사업비의 비중을 높여 `눈먼 돈`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 `견본주택+기타경비` 478억..호반건설 `Top`

모델하우스 건립비와 기타사업성 경비가 가장 많은 업체는 호반건설이다. 호반건설은 590억원의 간접비 중 내역 확인이 불가능한 기타사업성 경비로 368억원, 모델하우스 건립비로 110억원을 사용해 이 두 항목이 전체 간접비 중 81%, 478억원이나 된다.

다음으로 동양메이저건설이 2개 블록 820가구를 분양하는데 234억원(71%)을 사용했으며 ▲한라건설 142억원(58%) ▲한일건설 33억원(60%) ▲한화건설 159억원(59%) ▲반도건설 42억원(65%) ▲SK건설 38억원(30%) 등으로 대부분 전체 간접비의 50~60% 정도 비중이었다.

규모가 작을수록 간접비에서 모델하우스 건립비와 기타사업경비 비중이 높은 이유는 분양에 기본적으로 필요한 경비 때문이다. 100가구를 지을 때와 1000가구를 지을 때 기본적인 견본주택건설과 광고비용 등은 비슷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오히려 `규모의 경제`로 대규모 단지를 분양할 경우 가구당 부담하는 간접비 비용은 더 절감된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 대해 윤순철 경제정의실천시민연대 시민감시국장은 "간접비 세부내역은 건설업체에서도 공개하기 꺼려하고 현행 원가공개제도에서도 개략적으로 공개되고 있다"며 "해당 지자체에서 분양가 심의 과정에서 과도하게 높게 책정된 간접비는 걸러줘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 용어풀이

- 직접공사비 : 건설업체의 분양원가공개내역 중 토목(13개 공종), 건축(23개 공종), 기계설비(9개 공종) 및 전기, 정보통신, 소방설비, 일반관리비, 이윤 등을 포함한 항목. 대체로 착공한 후 사용검사를 받을 때까지 발생되는 공사투입비용을 의미한다.

-간접비 : 설계비, 감리비, 보상금 및 분담금, 일반분양시설 경비(모델하우스건립비), 기타 사업비성 경비 등을 포함하는 항목으로 직접 공사에 투입되지는 않지만 분양, 광고 등의 활동에 사용하는 비용.

-일반분양시설 경비 : 모델하우스 시공비 및 운영비, 광고홍보비 등이 포함된다.

-기타 사업비성 경비 : 측량 및 각종 영향평가 수수료, 취득·등록세, 등기비, 입주관리비 등을 포함하고 있지만 세부내역은 공개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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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박성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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