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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할시공제, 분양가 낮출 수 있을까

  • 이데일리

    입력 : 2008.12.03 11:07

    대형건설사 "분양가 인하효과 없고, 품질저하 우려"
    전문건설사 "중간이익 없애, 분양가 15% 가량 인하"
    10조원 보금자리주택 일감 둘러싼 치열한 공방

    직할시공제 도입을 놓고 종합건설업체와 전문건설업체 간 갈등이 커지고 있다. 부동산시장 침체로 일감이 줄어든 상황에서 직할시공제 시행 여부에 따라 업계 이익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직할시공제는 지난 10월 30일 신영수 한나라당 의원이 `국민임대주택건설 등에 관한 특별조치법` 개정안을 통해 발의됐다. 이 법안이 통과될 경우 정부가 추진 중인 150만가구 규모의 보금자리주택은 직할시공제 방식으로 건설된다.


    ◇ 직할시공제란


    `직할시공제`란 보금자리주택 사업을 담당하는 주택공사나 지방공사가 전문건설업체와 직접 계약해서 공사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즉 기존 발주자(주공 또는 공기업)-종합건설업체(대형건설업체-원도급)-전문공사업체(전문건설업체-하도급)로 된 3단계 거래 구조를 발주자(주공 또는 공기업)-시공사(종합건설사 또는 전문건설업체)의 2단계로 단순화한 것이다.


    정부가 직할시공제를 시행키로 한 데는 분양가 인하를 위해서는 공사비를 대거 낮출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발주자가 종합건설업체를 철저히 배제하고 직접 공종별로 하도급 업체를 선정하면 중간 이윤이 사라져, 결국 분양가 인하가 가능하다는 게 정부의 논리다.


    대형건설사 등 종합건설업체는 일감과 이윤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도다. 사실상 대형건설사 등 종합건설업체 입장에선 10조원이 넘는 보금자리주택 건설시장을 전문건설사들에게 모두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가 깔려 있는 것이다.


    이 제도 도입의 밑그림은 그린 것은 국토부 산하 건설산업선진화위원회(위원장 김종훈 한미파슨스 회장)다. 건설산업선진화위원회는 지난 10월 30일 건설산업 선진화 추진 방안에서 ▲종합-전문건설업 영업제한 폐기(30개 업종별 업역만 유지) ▲건축설계 및 시공 겸업제한 폐지 ▲ 발주기관의 공사 특성을 고려해 스스로 선택하는 방식 등을 제시했었다.


    ◇ 부족한 재원마련 차원


    정부가 보금자리주택에 직할시공제를 도입키로 한 데는 표면적으로 분양가를 낮추는 데 있다. 이미 국토부는 9·19 대책에서 보금자리 주택을 무주택 서민 및 신혼부부 등의 자가 보유를 높이기 위해 기존 분양가 대비 15%내외 저렴한 가격에 공급한다고 밝힌바 있다.


    하지만 속내는 보금자리주택을 짓기 위한 재원이 턱없이 부족해 공사비를 최대한 줄여야 하는 현실적 문제 때문이다. 연간 15만가구의 보금자리주택 건설에는 재정 1조2358억원, 주택기금 9조3419억원 등 총 10조5777억원이 소요되는 반면 가용재원은 재정 1조616억원, 기금 4조9829억원 등 총 6조445억원에 그친다는 게 정부 분석이다.


    추가 소요될 4조5332억원(재정 1742억원, 기금 4조3590억원)을 충당하려면 시공구조 단축을 통해 원가 15%를 추가로 줄일 해법인 시공구조 간소화가 불가피하다는 게 국토부의 입장이다.


    국토부는 또 발주자가 직접 시공사를 선정함에 따라 모든 공사입찰 및 계약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예산낭비·부패비리를 걸러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 분양가 15% 인하 가능할까


    대형건설사 등 종합건설업체와 전문건설업체 간 갈등의 핵심은 분양가를 정부 예상대로 15% 가량 낮출 수 있는가 여부다. 대한전문건설협회는 중간 마진을 없애면 정부 예상대로 분양가를 15% 인하 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문건설협회 관계자는 "사업시행자가(주공 등 발주기관)가 종합건설업체가 담당하는 계획,관리, 조정역할을 수행하면 중간 마진이 대폭 축소될 것"이라며 "또 직할시공제가 시행되면 건설업계의 고질적인 병폐인 불법·불공정 하도급을 바로 잡을 수 있어, 분양가는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면 대형건설업체는 직할시공으로 공사원가를 줄이기는커녕 오히려 일반관리비 등 비용부담만 가중할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현행 공기업 조직으론 연간 15만가구의 주택시공을 직접 관리할 수 없다"며 "결국 인력을 추가로 둬야하고 이는 발주기관의 비대화와 이에 따른 원가부담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발주자는 이 같은 업무의 일부를 사업관리회사(CM)에 넘길 가능성이 크고, 이 역시도 비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시공사간 분쟁과 공기지연, 하자와 부실시공 문제가 돌출되면 공사비가 더욱 늘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품질은 유지될까


    직할시공제 도입을 둘러싼 또 다른 쟁점은 품질 저하다. 업계에선 정부가 보금자리주택에 직할시공제를 도입할 경우 금액에 상관없이 최저가 낙찰제가 도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형건설사 등 종합건설업체들은 이 경우 무조건 낮게 쓴 업체가 시공업자로 선정돼 결국 하자 등 품질 저하를 초래할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A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아파트 1개동을 짓는 데만 수 십 개 공종의 입찰이 진행되게 된다. 공종별로 저가 심사를 통한 덤핑 투찰을 가려낼 수 없게 되는 셈"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공사만 따내기 위해 무조건 싸게 입찰가액을 적어내는 회사가 생길 수 있고, 이는 결국 아파트 품질 저하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전문건설업체들의 건설사업 관리 및 감리에 대한 노하우가 떨어진다는 점도 품질저하 우려의 이유"라고 덧붙였다.


    반면 전문건설업체들은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종합건설업체들의 반대는 중간이익을 챙기는 길이 막힌 데 따른 반발이라고 말하고 있다.


    한 전문건설업체 관계자는 "저가 심사 등 덤핑 투찰을 막기 위한 제도가 있는 상황에서 건설사의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라며 "전문건설업체도 건설사업 관리업무를 꾸준히 수행해왔고, 전문성을 키워왔기 때문에 품질 저하 우려는 기우일 뿐"이라며 반박했다.


    한편 국토부는 직할시공제 도입과 관련해 주공의 현 인력 등을 감안해 우선 5~6개 단지 1만가구에 직할시공제를 도입하고, 추후 대상 범위를 확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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