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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1부동산 대책' 업계도 시민단체도 고개 절레

  • 뉴시스

    입력 : 2008.09.02 11:11




    부동산 거래시장 침체와 지속되고 있는 미분양사태의 해결방안으로 정부가 다시 ‘8‧21 대책’을 내놨다. 수도권 전매제한 완화 및 재건축 규제 완화, 수도권 신도시 2곳 추가 조성 등이 주요 골자다.

    이번 대책에는 종합부동산세 및 양도소득세 등 세제 완화, 대출 규제 완화 등의 핵심 내용은 거의 담기지 않았다. 이 때문에 사실상 대책의 주요 수혜대상이라 할 수 있는 건설업계 쪽에서는 정작 ‘수박 겉핥기’에 불과한 실효성이 없는 대책이라며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그러나 시장 및 전문가들의 반응도 시각만 다를 뿐 이 같은 대책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은 별반 다르지 않다. 오히려 투기수요로 인해 실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을 막거나, 공급을 부추겨 미분양만 늘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시민단체 측에서는 도리어 집값하락을 막는 정책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느닷없는 신도시 추가에 어리둥절
    이처럼 집값안정과 부동산 경기부양이라는 ‘양날의 칼’ 앞에서 새 정부가 신도시 불가 등 기존 입장을 바꿔가면서까지 내놓은 대책이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 주목되고 있다.

    정부가 내놓은 이번 대책에는 주로 건설업체들에게 혜택이 가게 될 내용이라는 평가다. 수도권 전매제한 및 재건축 규제를 완화하고 후분양제를 사실상 폐지하는 내용과 함께 수도권에 신도시를 두 곳 추가 조성하는 내용 등이 담겨 있다.

    수도권의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의 경우 공공택지는 기존 10∼7년에서 7∼3년으로, 민간택지는 기존 7∼5년에서 5∼1년으로 완화하도록 했다.

    투기 우려의 정도에 따라 과밀억제권역과 기타지역으로 나눠 공공택지의 경우 과밀억제권역이 85㎡ 이하 7년, 85㎡ 초과 5년간, 기타지역은 85㎡ 이하 5년, 85㎡초과 3년간 전매를 제한하도록 완화된다. 민간택지는 과밀억제권역의 경우 85㎡ 이하 5년, 85㎡ 초과 3년간, 기타지역은 투기과열지구의 경우 3년, 투기과열지구가 아닌 지역은 1년간 전매가 제한된다.

    과밀억제권역은 서울, 인천(일부는 제외), 과천, 안양, 성남, 수원, 고양, 하남, 구리 등이 포함되고, 기타지역은 김포, 파주, 양주, 남양주(일부는 제외), 용인, 광주, 안산, 화성 등이다.

    그러나 이번 수도권 전매제한 기간 내용은 기존 분양자들에 대해서는 소급 적용되지 않음에 따라 기존 입주예정자들의 반발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는 실정이다.

    층수제한을 완화하고 재건축 일반 공급 아파트에 대한 후분양 의무를 없애는 등 재건축 규제도 완화하도록 했다. 제2종 일반주거지역의 층수가 최고 15층에서 평균 18층으로 완화하기로 했으며, 수도권 과밀억제권역 내 투기과열지구에서 공정률이 80% 진행된 뒤에 입주자 모집을 할 수 있도록 돼있던 재건축 일반 공급분에 대한 후분양 의무가 폐지된다.

    재건축 조합원 지위를 조합설립 인가 후 등기 때까지 양도할 수 없도록 금지돼있던 규정도 폐지된다. 재건축(재개발) 절차 개선을 위해 전체 사업기간을 기존 3년에서 1년 6개월로 절반가량 단축하고, 안전진단 절차도 2회에서 1회로 간소화하기로 했다.

    민간아파트의 경우 후분양을 선택하는 경우 공공택지를 우선적으로 공급하는 방식 대신, 후분양 선택 시 저리의 주택기금 지원 등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도록 자율선택 방식으로 변경하고, 공공아파트는 원칙적 후분양, 필요시 선분양하는 방식을 유지하기로 했다.

    이로써 재건축 일반 공급분의 후분양 의무를 폐지한 것과 함께 사실상 후분양제가 폐지되는 셈이라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이와 함께 민간사업자가 아파트를 건설할 때 실매입가로 택지비를 산정할 경우에도 가산비를 인정해 비용을 산정할 수 있도록 했다.

    인천 검단신도시와 오산 세교지구에 신도시 규모인 각각 6.9㎢와 5.2㎢의 택지지구를 추가 조성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 밖에 지방 미분양 아파트를 대한주택공사 등 공공기관에서 최초 분양가의 70∼75%로 매입하되 사업 시행자가 일정 수준의 가격으로 환매 받을 수 있도록 하고, 건설업계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최저가낙찰제 확대 시기는 내년으로 연기하기로 했다.

    위축된 주택수요를 부양하기 위해 30년 장기 주택담보대출을 활성화해 청년 및 신혼부부 등의 주택구입 여력도 확충하기로 했다.

    그러나 일각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돼온 종부세나 양도세 완화, 대출규제 완화 등의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대신에 지방의 도 지역에만 적용되도록 돼있던 공시가격 3억 원 이하 주택에 대한 2주택 중과배제 규정을 지방 광역시까지 확대 적용하도록 하고, 종부세는 업체의 부담을 완화해주는 수준으로 완화 방안을 포함시켰다.

    ◇누구에게도 ‘환영받지 못한’ 대책

    이처럼 정부가 부동산 대책을 새로 내놨음에도 시장이나 전문가, 시민단체들은 물론, 정작 업계에서도 그다지 반기지 않는 상황이다.

    건설업계의 요구사항이 많이 반영됐다고 하지만 “알맹이가 없다”는 게 업계의 반응이다. 겉으로 보면 여러 가지 방안들이 포함됐지만 결국 미분양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대출규제 및 세제 완화 등 좀 더 확실한 내용이 포함됐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 건설 관계자는 “경기가 어느 정도 살아있는 상태에서 1∼2년 전에 나왔으면 시장에 영향이 있었을 테지만 한 발 늦은 대책”이라며 “종부세나 대출규제 등 예전 기조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생색내기 차원에서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에 시민단체는 이 같은 대책이 오히려 집값하락을 막는 정책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윤순철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시민감시국장은 “서민들은 대책을 내놓으라고 요구한 적도 없고, 집값이 더 내려가기를 기다리고 있었다”며 “오히려 집값이 내려가는 걸 막는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또 “분양가를 내리지 않으면서 미분양을 해소하려면 대출규제를 완화하는 방법 밖에 없기 때문에 업체들이 이를 바라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시장에서는 굵직한 규제완화가 없는 상황에서 공급만 부추겨 오히려 미분양만 늘릴 소지가 있는 데다, 투기세력까지 가담할 우려가 있어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이 더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부동산정보업체 닥터아파트 관계자는 “단기차익을 노리는 투기세력 가담으로 그나마 안정되고 있는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값을 다시 상승시킬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분양가 상승, 청약경쟁률 심화 등으로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기사는 뉴시스 발행 시사주간지 뉴시스아이즈 제98호(9월8일자)에 실린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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