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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ly chosun] 가을 성수기 실종 속 강북·의정부·동두천 강세

  • 박원갑 스피드뱅크 부동산연구소장

    입력 : 2007.09.14 19:16 | 수정 : 2007.09.16 11:31

    11, 12월‘처분조건부 대출’매물 노려라… 전세는 강북 강세, 강남 약세
    ‘싼 토지’광고 주의를… 개별등기 안되고 개발가치 낮은 곳 대부분
    <이 기사는 weekly chosun 1973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가을 성수기에 급매물이 나오니… 이사철 맞아요?”
    서울 서초구 잠원동 한신아파트 155㎡ 아파트가 9월 중순 13억원에 급매물로 나왔다. 2개월 전에 14억원에 내놓았지만 집주인이 석 달째 팔리지 않자 다시 1억원 낮춰 내놓은 매물이다. 잠원동 Y공인 이덕원 사장은 “잠원동 일대에는 이 아파트 이외에도 급매물이 10여개나 나와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가을 부동산 시장이 심상치 않다. 아파트값이 크게 올랐던 지난해 가을과는 영 딴판이다. 대출규제, 세금압박에다 시중 금리 상승까지 겹치면서 부동산 시장이 맥을 못 추고 있다. 대부분 부동산 중개업소들은 거래를 못해 개점휴업 상태다.
    자산시장의 한 축인 주식에 쏠림현상이 심화하면서 부동산 시장에 대한 관심 자체가 크게 줄었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도 심리적으로 투자심리를 억누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동안 주택시장 규제의 반사이익을 누렸던 상가 분양시장도 과잉공급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 토지시장 역시 전체적으로 거래가 뜸한 가운데 개발재료가 있는 지역만 온기가 돌고 있다. 강원대 부동산학과 김갑열 교수는 “향후 부동산 시장이 불투명해지자 투자자들이 확실한 재료가 있는 곳에만 몰리는 ‘국지 장세’ 성격이 강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원래 가을은 계절적으로 거래가 많은 성수기다. 그렇지만 강남을 비롯한 버블세븐 지역 부동산 중개업소들은 대부분 파리를 날리고 있다. 강남구 압구정동 H공인 관계자는 “예년 같으면 서늘한 가을 바람이 불면 매매나 전세를 찾는 사람이 많았지만 요즘은 손님 보기가 하늘에 별따기”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송파구의 한 중개업자도 “고가주택의 경우 거래가 두절되자 집주인들이 시세보다 3000만~1억원 싸게 매물을 내놓고 있지만 거래가 안 된다”고 말했다. 송파구 신천동 진주아파트 109㎡(33평형)는 8억6000만~9억5000만원으로 한 달 전보다 3000만~5000만원 떨어졌다.

    이런 현상은 강동구 상일동과 고덕주공, 송파구 가락동 가락시영 등 강남 재건축 단지나 분당 등 5대 신도시에서도 발견된다. 분당 신도시 H공인 이효성 사장은 “규제가 워낙 심하고 집값이 오를 기미가 보이지 않자 수요자들이 아예 집을 거들떠보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이처럼 가을 주택시장이 동맥경화증에 걸린 것은 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등의 조치가 잇따르면서 대출을 옥죄기 때문이다. 이런 규제는 자금력이 부족한 수요자들을 아예 고가주택시장으로 뛰어들지 못하도록 장벽을 치고 있다. 주택 유효수요가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는 것이다. 더욱이 무주택자들이 시세보다 싼 분양가상한제를 기다리고 있어 기존 주택시장 수요가 위축되고 있다.

    반대로 처분조건부 대출자나 1가구 2주택자들은 거래 두절로 집이 팔리지 않아 애를 태우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하반기 만기가 돌아오는 이중 처분조건부대출은 1만4715건에 이른다. 이런 매물은 가을 이후 연말까지 시장을 짓누르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추석 이후 주택시장은 대선 재료 등 호재가 있지만 악재가 많아 값이 오르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미 지난해 가을 상승에너지를 한꺼번에 분출한 탓에 상승을 위해선 재충전의 시간이 어느 정도 필요하다.
    서울 대치동 은마아파트

    아파트값 장기 소외지역만 국지적 상승세
    이처럼 대부분 주택시장이 꽁꽁 얼어붙었지만 경기도 의정부, 동두천, 시흥 지역은 강세를 띠고 있다. 장기 소외지역인 이들 지역은 지역적 개발재료에다 저평가 인식까지 겹치면서 오름세를 타고 있다. 불과 6개월 사이 3000만~5000만원 뛴 아파트도 많다. 의정부 아파트값은 상반기 평균 16.1% 올라 경기도(2%)와 서울(2.1%)의 평균 상승률을 웃돌았다. 경전철 착공에다 광역행정타운이 들어온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값이 뛴 것이다. 양주(3.6%), 동두천(6.3%) 등도 비교적 많이 올랐다. 이들 지역은 최근 몇 년간 가격이 거의 오르지 않은 곳인데 최근 각종 개발호재를 타고 인기지역과 갭(Gap)메우기를 시도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에서도 그동안 가격 오름세가 미미했던 강북지역에서만 소폭 상승세다. 도봉·중랑·노원구 등 아파트값이 싼 지역만 실수요자들이 찾는다. 아파트 시장에 강남과 강북 간 역차별화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들 소외지역에서 아파트값이 오른다고 하더라도 국지성이 강해 전체 시장에는 영향을 주기 힘들다. 이들 지역은 다른 아파트 값을 들썩이게 할 정도의 시장 주도주가 아니어서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추석 이후 전세시장은 강북권 등 일부 지역에서 불안해질 수 있다. 시세보다 싼 분양가상한제 아파트 분양을 기다리기 위한 무주택자들의 ‘전세 눌러앉기 수요’가 많기 때문이다. 게다가 강북권의 재정비촉진지구(뉴타운) 개발이나 재개발사업을 앞두고 미리 옮기려는 이사 수요까지 겹쳐 있다. 이러다보니 전세 매물이 씨가 마른 곳이 적지 않다. 반면 강남권 등은 전세가 3개월이 지나도록 나가지 않는 곳도 많다. 내년부터 내신 위주의 대학입시를 앞두고 학군 수요가 크게 줄어든 탓이다. 전세시장도 매매시장처럼 ‘강북 강세·강남 약세’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강북지역은 10월 말을 고비로 전세품귀가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입주량이 크게 줄어드는 내년 봄·가을 이사철에 전세난이 다시 일어날 수 있다. 재개발 이주, 세금부담을 덜기 위한 전세의 월세 전환 등이 겹칠 경우 전세시장이 요동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래서 중개업계에선 “전세시장은 올해보다는 내년이 더 문제”라는 지적을 하고 있다.

    지방 주택시장, 추석 이후에도 암울
    지방 주택시장은 울산이나 창원 등 수출공단 지역을 제외하곤 추석 이후에도 침체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최근 부산 등 광역시와 충청권 투기과열지구를 해제했지만 시장을 되살리기에는 역부족이다. 지방은 부동산정책만으로는 접근하기 힘든 난제다. 외지 투자수요가 없는 지방 부동산은 국지성을 띠기 마련이다. 지역 경제가 살아나야 주택구매력이 늘어 시장이 활기를 띨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 지역에선 산업공동화로 지역경제가 침체돼 있고 인구까지 줄고 있는 상황이다. 공급도 넘쳐난다. 부동산을 살리기 위해선 지역경제를 살려야 하지만 쉽지 않은 문제다.규제완화로 시장이 반짝하더라도 추세의 상승 전환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 좋다.

    토지시장, 갈수록 차별화 심해진다
    토지시장은 경기 남부나 충남 당진 등을 중심으로 강세다. 한동안 양도세 중과 등으로 위축됐던 토지시장에 다소 생기가 돌고 있다. 용인의 한 중개업자는 “3억~5억원 정도로 살 수 있는 땅을 찾는 사람이 많지만 매물이 없어 거래를 못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방이나 경기 북부지역은 여전히 찬바람이 불고 있다. 강원도 양양, 춘천 등 지방에는 싼 매물이 나와도 찾는 사람이 드물다. 투자자들이 개발압력이 높은 지역에만 관심을 두고 있는 것이다. 토지시장은 추석 이후에도 안정세를 띠는 가운데 지역별 차별화가 극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투자를 할 때에는 신도시나 택지개발 예정지구 주변, 도로나 철도 개통 예정지 등으로 압축해서 투자를 해야 한다. 가격보다는 개발가치를 먼저 따져야 한다는 얘기다. 최근 일부 영농조합이 땅을 팔기 위해 ‘회사보유분 필지 매각’‘투자유망 전원주택지’ 등을 내세우며 일간신문에 대대적으로 광고를 하고 있지만 현혹돼선 안 된다. 개별 등기가 쉽지 않은 곳이 많은데다 개발가치가 낮은 곳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이런 땅은 값은 쌀지 모르지만 ‘비지떡’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상가 분양시장 휘청, 오피스텔엔 햇볕
    대표적 수익형 상품인 상가는 요즘 공급과잉에다 금리까지 올라 분위기가 예전 같지 않다. 이러다보니 분양가를 내리는 곳도 적지 않다. 상가뉴스레이다 조사결과 지난 8월 분양가를 인하한 곳은 서울 성내동 건영캐스빌 등 8곳 354개에 달했다. 업체들이 가격을 내리는 것은 고분양가 논란이 심해지면서 상가주인을 제때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테마쇼핑몰은 요즘 들어 무더기로 경매에 나오고 있다. 상가 114 유영상 소장은 “강남권에서 상당수의 상가빌딩 수익률이 연 3~4%로 은행권 정기예금 금리에 크게 못 미친다”며 “상가시장에 적지 않은 거품이 끼었다”고 말했다. 더욱이  정부가 건물과 토지분에 대해 통합과세를 추진하고 있어 그동안 종부세 제외 혜택이 사라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상가를 고를 때는 상권이 확장되는 곳(강남역·잠실역 등)이나 신분당선·분당선 연장선 등 개발재료가 있는 주변 상가를 노리는 게 좋다. 이런 지역은 유동인구가 많아 임대수익이 꾸준하고 장기적으로 시세차익까지 내다볼 수 있다. 상가뉴스레이다 박대원 연구위원은 “상가가 너무 많이 공급돼 구조조정 회오리가 불 수도 있기 때문에 입지를 잘 골라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동안 애물단지였던 오피스텔 시장은 꿈틀거리고 있다. 도심에 위치한데다 편의시설이 좋아 1인 가구 등의 수요는 늘었지만 공급량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강남 역세권 등지의 임대료는 2년 전보다 10% 이상 올랐다. 매매가격이 오른 곳도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가격이 계속 오름세를 이어갈지는 의문이다. 주거용 오피스텔은 세법상 주택이어서 집이 한 채 있는 사람이 이를 보유할 경우 1가구2주택에 걸려 양도세 중과나 종부세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세제 개편이 없는 한 상승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본다.

    틈새시장보다 기존 상품 급매물 공략을
    전체적으로 볼 때 추석 이후 부동산시장은 조정 양상이 이어질 것이다. 일부 지역에선 미국처럼 주택가격이 눈에 띄게 떨어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만약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면 틈새시장은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틈새시장 공략은 상승기나 횡보장세 때 유효한 전략이다. 따라서 앞으로 투자를 할 때에는 시장 메인상품(아파트 등)의 흐름을 주목하되 매입가격을 낮출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메인상품은 다른 상품에 비해 가격 회복력이 빠르다. 주택 실수요자라면 1가구2주택자 매물이나 처분조건부 대출 매물이 나올 11~12월을 노리는 것이 좋다. 좀 더 보수적인 투자자라면 대선결과를 지켜본 뒤 내년 종부세 과세(6월 1일 기준)를 앞두고 나오는 급매물을 잡는 것도 좋을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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