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7.04.12 23:07 | 수정 : 2007.04.13 13:43
메가 건설 프로젝트 시대<上>
주거·오피스·상업시설 함께 짓는 복합사업 인기
주거지 재편 될수도… 도시 업그레이드
서울과 수도권에 수조~수십조 원 규모의 엄청난 사업비가 투입되는 ‘메가 건설프로젝트’가 잇따라 추진되고 있다. ‘메가 프로젝트’란 주거·오피스·상업시설을 함께 짓는 대규모 복합 개발 사업을 일컫는 용어로, 대체로 10억 달러(약 9300여억원)를 넘는 사업을 지칭한다. 최근 서울과 수도권 곳곳에서 진행되는 개발 사업들은 10조원도 훌쩍 넘을 정도로 규모가 커 건설업계의 수주 경쟁이 치열하다. 전문가들은 이런 메가 프로젝트로 인해 서울·수도권의 스카이 라인은 물론 ‘인기 주거 지역’의 판도도 재편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표적인 곳은 미군 기지 이전과 맞물려 환골탈태(換骨奪胎)가 진행 중인 서울 용산 지역. 철도기지창이 빠져나가는 용산역 뒤편 ‘국제업무지구’에는 63빌딩(지상 249m)의 2.5배 높이인 최고 620m(140~160층)의 초고층 빌딩 건설이 계획 중이다. 아울러 용산역 일대에 상업·문화·주거 복합 고층 건물들을 짓는 역세권 개발 프로젝트도 동시에 추진 중이다. 서울시와 철도공사 간 논의가 아직 진행 중이지만, 대형 건설사들은 총 20조~25조원 규모에 달할 개별 프로젝트들을 따내기 위해 ‘컨소시엄 짝짓기’ 작업에 이미 돌입한 상태다.
한강로 2가의 오래된 집창촌 자리에는 주상복합 아파트가 들어서고, 국제빌딩 주변의 노후 주택지와 원효로·서빙고·한남동 일대에서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진행 중이거나 예정돼 있다. 건설업계는 용산권 개발에 투입되는 자금 규모가 5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주변 스카이라인까지 바꿔
여의도도 메가 프로젝트를 통해 새로운 섬으로 태어난다. 통일주차장 부지 1만4000평에 오피스텔·호텔·쇼핑몰이 들어설 70층 넘는 파크원 빌딩이 솟아오른다. 옛 중소기업 전시장 1만평 부지에는 오피스텔·호텔·멀티플렉스 극장이 들어서는 54층짜리 국제금융센터(SIFC)가 건립 중이다.
개천이 복원된 청계천 일대도 제2의 변신을 앞두고 있다. 전통의 세운상가를 헐고 전면적으로 재개발하는 사업이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롯폰기 힐’을 벤치마킹해 세운상가 2~5구역에 25~32층의 복합 건물들을 새로 세운다.
서울 상암동의 DMC(디지털미디어시티)에도 130층 이상의 초고층 랜드마크 건물을 세우는 계획이 검토되고 있다. 용산 국제업무지구 건물의 층수에 따라 이 건물 높이도 영향을 받게 되지만, 130층 이상으로 결정될 경우 이 랜드마크 건물 사업 규모는 2조~2조5000억원으로 예상된다. 공중파 방송사와 인텔·IBM·HP 등 글로벌 IT 기업이 옮겨올 예정이다.
스포츠팬들의 애환이 어린 서울 동대문운동장이 옮겨가고, 그 자리에 연면적 1만2000평의 디자인 복합건물과 2만여평의 다목적 녹지공원을 조성하는 동대문운동장 재개발 사업도 초대형 프로젝트다. 대림산업과 한화건설은 서울시가 뚝섬역 역세권을 개발해 초고층 주상복합과 업무 시설을 짓는 ‘뚝섬 프로젝트’를 연내 착공한다는 계획이다.
인천 송도 신도시 프로젝트도 주목을 받고 있다.
송도 앞바다를 메워 만든 1611만평 땅에 주거₩업무₩상업 건물과 골프장 등을 지어 국제자유도시를 세우는 초대형 사업으로, 2013년까지 투입되는 자금은 총 24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도심 상업·오피스는 도시 경쟁력
이런 초대형 사업이 잇따르고 있는 것은 국제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지방자치단체의 희망과, 주택 사업 수익률이 떨어지게 된 건설사들의 새로운 전략 모색이 맞물렸기 때문이다.
한양대 경제학부 김관영 교수는 “오피스·상업시설은 도시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인프라”라며“일본 도쿄, 중국 상하이에 뒤지지 않기 위해서라도 도심 개발 프로젝트를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피드뱅크’박원갑 부사장은“용산·뚝섬·상암처럼 메가 프로젝트가 진행중인 지역은 새로운 부촌(富村)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면서“송도의 성장 폭은 정부의 규제 완화가 국제 자유도시에 걸맞으냐에 달려 있다”고 내다봤다.
대림산업 정태헌 투자개발 담당 상무는“정책 변수로 인해 주택 사업 이익률이 떨어지는 추세이므로 건설업체들은 초대형 복합 개발 사업을 새로운 수익 창출의 승부처로 삼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