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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했는데 수백만원 세금을 어떻게 내나”

    입력 : 2007.03.16 00:46 | 수정 : 2007.03.16 03:02

    ‘세금 폭탄’ 맞은 시민들, 불만 속출
    “정부가 집값 올려놓고 국민에 덤터기 씌워”
    이의신청·정부상대 소송 등 집단반발 움직임

    서울과 경기 일부 지역의 주택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가 작년보다 2~3배 이상 뛰는 경우가 속출하면서 ‘세금 폭탄’을 맞은 시민들의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특히 1가구 1주택 실수요자들이나 소득이 없는 고령 은퇴자들을 중심으로 “(양도세 때문에) 집을 팔지도 못하는데 도대체 어쩌란 말이냐”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일부 아파트단지에서는 납세 거부 등 집단 반발 움직임도 일고 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선경아파트 주민 80여명은 15일 오전 긴급 모임을 갖고 “은행에서 빚 얻어 세금 내야 하나? 억울해서 못 낸다”고 정부를 성토했다. 주민들은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내기로 했다.

    경기도 분당입주자대표협의회 한상문(64) 회장은 “오는 27일 입주자대표 전체 회의를 열어 주택공시가격 및 보유세 인상 방침에 이의신청을 결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협의회는 ‘1가구 1주택 종부세 폐지 운동’과 ‘양도소득세 인하 운동’도 벌이기로 했다. 과천지역 공동주택 회장단 협의회 정삼순(64) 회장은 “회장단 회의에서 2배 이상 오른 보유세에 대한 성토가 쏟아졌다”며 “집값만 높지 팔려고 해도 팔리지 않아 당장 수입 없이 집만 가진 주민들은 너무 막막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직생활 후 10여년 전 퇴직한 박모(72·서초구 서초동 45평 아파트 거주)씨는 “은퇴한 사람이 어떻게 몇 백만원씩 세금을 내겠나”라며 “결국 집을 팔아 세금 내라는 얘기인데, 양도소득세 내고 취·등록세 내면 33평짜리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양천구 목동 35평형 아파트에 사는 유영순(여·53)씨의 경우 공시가격이 9억2000만원으로 작년보다 53% 높아져 보유세가 148만원에서 올해 444만원으로 수직 상승했다. 유씨는 “정부가 집값을 올려놓고 세금을 많이 걷어가니 국민들을 우롱하는 것”이라며 “이웃들이 담합해 세금 내지 말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부의 재분배를 위해 필요한 정책’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전셋집에서 부인·한살배기 아들과 사는 회사원 조재창(29)씨는 “집값 올라 보는 이득이 세금 인상으로 보는 피해를 메우고도 남지 않겠나”며 “만일 내가 종부세 부과 대상이라면 흔쾌히 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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