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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입주 늦춘 사람만 ‘날벼락’

    입력 : 2006.08.28 00:16 | 수정 : 2006.08.28 02:17

    “취득·등록세 9월 내린다더니…” 與野 입장차로 불투명
    등기 못하고, 잔금 못받고… 피해 커질 듯
    減稅 주장 한나라당, 지자체 반발로 ‘난처’

    9월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던 부동산 거래세(취득세·등록세) 인하가 여야 간 입장차로 시행이 불투명해지면서 서민들의 불만이 폭발하고 있다. 거래세 인하를 예상해 거래·입주 시기를 늦췄던 사람들은 “어떻게 하란 말이냐”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고, 부동산 시장에서도 거래연기 등으로 인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이사 미루던 서민에겐 날벼락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홈페이지에는 이날 “거래세 인하 약속을 지켜라” “국민을 볼모로 정치게임을 하느냐”는 항의 글이 쏟아졌다.
    주부 윤모씨는 열린우리당 게시판에서 “두 아이의 엄마인데, 거래세를 내린다고 하기에, 8월 25일인 아파트 입주도 미룬 상태인데, 이게 무슨 일이냐”고 했다. 회사원 조모씨는 “1억원 넘게 빚을 얻어 간신히 집을 장만했는데 또 빚지게 생겼다. 집권당이 책임지고 인하하라”고 했다. 한나라당 게시판에도 처음 아파트 분양을 받았다는 한 네티즌(twinsbum)이 “거래세가 인하되면 약 350만원은 아낄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안 된다고 하니)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고, 복장이 터진다”고 했다. 부산의 50대 사업가는 “아파트 분양받고 등기 못하는 사람, 집 계약하고 잔금 못 받은 사람 등 피해를 보는 사람이 부지기수”라며 “한나라당은 약속을 지키라”고 했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아파트 입주와 등기, 잔금 계산을 미루는 사람들이 많은데, 거래세가 인하되지 않으면 연체금까지 부담하는 등 손해가 커진다”며 “거래세 인하 기대감에 거래도 줄었는데, 인하 시기가 늦춰지면 상당한 혼란이 예상된다”고 했다. 올 상반기 아파트 거래건수(23만7000건)를 기준으로 할 때, 연간 47만 가구 이상이 거래세 인하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왜 이렇게 됐나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은 지난 6월 29일 지방세인 거래세와 재산세를 내리기로 했다. 당정은 지난 3일 현행 4%인 거래세율을 2%로 인하키로 했고, 재산세 경감 방안도 발표했다. 한나라당도 지난 14일 거래세 인하 법안을 8월 처리키로 합의했다. 국민들에겐 당연히 거래세가 9월에 내릴 것으로 비쳤다.
    그러나 거래세·재산세 인하에 따른 지방정부의 세수(稅收) 감소를 얼마나 국세(國稅)로 메워주느냐를 놓고 문제가 생겼다. 한나라당 소속 단체장이 주축인 시·도지사 협의회는 최근 “거래세 인하에 앞서, 국세 보전책부터 세워달라”고 요구했다. 열린우리당은 “종합부동산세 수입으로 부족분을 보전해 주겠다”고 했지만, 협의회측은 “종부세는 재산세 보전용으로, 거래세 보전책이 못 된다”고 반발했다.
    한나라당은 “지방소비세를 신설하거나, 양도세 등으로 보전해 주지 않으면 법안처리를 할 수 없다”고 했지만, 열린우리당은 “감세하자더니 왜 중앙정부에만 짐을 씌우려 하느냐”고 반대했다. 결국 여야가 정치적 힘겨루기를 하는 사이, 서민들만 피해를 볼지 모르는 상황이 된 것이다.
    ◆어떻게 되나
    한나라당은 고민에 빠져 있다. 그동안 감세(減稅)정책을 내세워 거래세를 1.5%로 낮추자는 법안까지 냈었다. 그런데 거래세를 내리자니 단체장들이 반대하고, 완전 국세 보전엔 여당이 반대하고 있다. 당내에선 “자칫 민생을 볼모로 정쟁을 한다는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적잖다. 열린우리당도 “일단 시행하면서, 필요한 대책을 세우자”며 “28일 여야 원내대표 회담에서 협의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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