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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많이 뛴 버블세븐은 다 빠지고…”

    입력 : 2006.07.21 22:43 | 수정 : 2006.07.21 22:44

    가격 담합 58개 아파트 명단 공개
    플래카드·유인물등 물증나온 곳만 적발
    호가가 실거래가의 2배 육박하는 곳도

    앞으로 국민은행·부동산 114 같은 시세정보 제공업체에선 4주간 이들 아파트의 시세 정보 제공을 중단한다. 담합행위가 사라지지 않으면 중단 기간은 더 늘어난다. 아파트값 담합행위에 대한 정부 차원의 조치(행정 지도)는 이번이 처음이다. 건교부 박상우 토지기획관은 “이렇게 해도 담합행위가 사라지지 않으면 담합을 벌금형으로 처벌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했다.

    그러나 해당 단지에선 “아파트 제값 받기지 무슨 담합이냐” “강남·분당 같은 ‘버블(거품) 세븐’은 다 빠지고 집값이 싼 외곽 아파트만 적발한다”는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유인물 등 물증 확보된 곳만 적발

    이번에 적발된 담합 아파트는 서울 13곳, 경기 44곳, 인천 1곳. 건교부는 최근 10여일간 담합 신고가 들어온 수도권 아파트 96곳에 20일 건교부 직원(36명)을 보내 현장조사를 벌였다. 이 중 가격 담합을 부추기는 플래카드·유인물 같은 ‘확실한 물증’이 나온 아파트만 적발했다.

    대부분 ‘평당 1300만원 밑으로는 팔지 마십시오’(서울 관악구 봉천동 보라매삼성) ‘3억원 이하로는 거래하지 않도록 부탁한다’(수원 장안구 일성)는 유인물을 붙였다가 적발됐다. 가격 담합으로 인해 담합 호가(부르는 값)가 실거래가의 2배에 육박하는 곳도 있었다.
    ◆주민들 “재산권 침해다” 반발

    그러나 해당 단지 주민들은 “억울하다”는 반응이다. “우리 아파트를 팔아도 길 건너 있는 아파트에 전세로 들어가기도 어렵다는 불만이 많았어요.” 담합 아파트로 공개된 서울 영등포구 우성2차 부녀회 간부 A씨는 “제값 받아보자고 한건데 인터넷에 공개까지 하는 건 재산권 침해 아니냐”고 말했다. 거래를 강제하는 것도 아닌데 ‘담합’ 낙인을 찍는 건 지나치다는 것이다.

    담합 아파트로 적발된 고양시 덕양구 일신건영 아파트의 황정수 전 동대표 회장은 “일산에서 집값이 가장 싸다 보니 주민들이 울분에 차서 한 일인데 너무한 것 아니냐”고 했다.

    ◆집값 많이 뛴 강남·분당은 빠져 형평성 문제

    이날 공개된 담합 아파트 중엔 집값이 많이 뛴 서울 강남권과 분당 아파트는 한 곳도 없다. 서울은 대부분 강북권 아파트이고, 44곳이 적발된 경기지역에선 부천 중동 신도시와 인근 상동지역 아파트들이 35곳이나 적발됐다. 이들 지역은 올 초 분당·일산 집값이 뛰자 “우리도 이 정도는 받아야 한다”며 단지에 유인물을 붙였던 곳이다. 중동 S아파트 주민 김모(43)씨는 “‘집값 담합의 원조’격인 강남·분당은 다 놓아두고 왜 우리만…”이라며 볼멘소리를 했다.

    이런 문제가 생긴 건 조사 시점·방식의 한계 탓이다. 건교부는 최근 10여일간 담합 신고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 그렇다 보니 집값이 작년에 이미 많이 올라 올 들어 담합행위가 거의 사라진 강남·분당에선 신고가 거의 들어오지 않았다. 조사 대상에서 빠진 것은 물론이다. 올 초 담합행위가 성행하다 최근 많이 사라진 산본지역도 명단에서 빠졌다. 막차 탄 사람만 된서리 맞은 셈이다.

    ◆정부 조치 실효성도 의문

    정부 조치에 대해 시세 정보 제공업체들은 반기면서도 실효성에 대해선 의문을 제기한다. ‘스피드뱅크’ 김은경 팀장은 “법적 제재 조치가 없기 때문에 담합행위가 음성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담합 아파트를 공개하는 기준이 물증이 있는 경우이기 때문에 주민들끼리 몰래 담합을 하는 것은 사실상 제재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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