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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장 딸리고 지하엔 와인바… 판교 인근에 1채 수십억 주택촌

입력 : 2005.05.10 18:19 | 수정 : 2005.05.11 08:15

시흥·금토동 등에 형성
1채에 15억~50억원
재산규모 최소 100억대

지난 9일 오후, 서울 한남대교 남단에서 차로 15분쯤 지났을까. 판교 인터체인지를 빠져 나와 3분쯤 더 달려 도착한 곳은 성남시 시흥동의 ‘린든그로브’. 세종연구소 바로 옆이다. 이 빌라는 60~90평형대 50여 가구로 평당 분양가만 2100만~2200만원대. 한 채당 15억~20억원이다. 웬만한 강남 고가(高價) 아파트 뺨치는 수준이다. 그런데, 벌써 60%가 넘게 팔렸다고 한다. 신계성 분양사무소장은 “샘플하우스 오픈 전에 가계약한 사람만 20여명이 넘었다”고 말했다. 주로 강남과 분당에 사는 부유층들이다. 주차장엔 BMW, 벤츠 등 고급 외제차가 10여 대나 주차해 있었다.

◆강남 안 부러운 '판교힐스'=판교IC~세종연구소~시흥네거리 사이의 도로 양편은 이미 미국 ‘베벌리힐스’를 연상시키는 고급 주택촌으로 변신 중이다. 그러나 불과 3~4년 전만 해도 단지 형태의 고급 주택은 많지 않았다. 퇴역장성들이 모여 살던 동산마을(30여 가구) 정도가 유일했다. 개발 바람이 불어닥친 건 지난 2003년 말. ‘영동공인중개사’ 박강재씨는 “신도시 확정 이후 강남, 분당 사람들이 땅을 사러 오고, 개발업자들이 집도 짓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후 10억원이 넘는 집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시흥동 포스힐은 대지 200~270평의 단독주택 24가구로 분양가만 20억~25억원. 현재 1~2채 빼고 다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세종연구소 옆에는 한 채에 40억~50억원짜리 초고가 단독주택 21가구도 공사 중이다. 철저한 1대1 마케팅으로 분양되는데 현재 4~5가구쯤 팔렸다고 한다. 대지 300평, 건평 80~100평으로 풀장이 딸려 있고 지하에 와인 창고와 바(bar)가 설치됐다.고급주택 입주자들은 개인사업자, 연예인, 대기업 임원, 전문직 종사자가 많고 재산 규모는 최소 100억원대, 많게는 수천억원대 자산가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땅값 1년여 만에 2배 '껑충'=판교 인근 고급주택촌은 신도시 북쪽인 성남 시흥동과 금토동 일대에서 대장동, 하산운동은 물론 용인시 고기동까지 확대되고 있다. 이 일대에만 지난 2003년 이후 300여 채가 지어졌거나 분양 중이다.

분양가는 평당 250만~500만원 선으로 IMF 외환위기 이후 분양이 중단됐다가 신도시 발표 이후 대부분 팔렸다. 땅값도 2배 이상 올랐다. 지난 2001년 용인 고기동에 분양한 솔뫼마을은 평당 150만원에도 안 팔리다가 작년에만 40여 필지가 2배나 뛴 평당 250만원에 다 팔렸다. 남서울컨트리클럽 인근의 남서울파크힐은 분양가만 40억원이 넘지만, 100여 필지가 분양 완료됐다. 3년 전 분양가는 평당 200만원대였지만, 지금은 평당 600만원대를 호가한다. 현지 중개업자들은 “요즘엔 매물도 거의 없고, 가격이 많이 올라 수요자들은 관망세”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1970년대 이후 남단녹지로 묶여 자연경관이 잘 보존됐고, 강남 접근성이 뛰어난 점이 고급 주택촌 형성의 이유로 보고 있다. 광개토개발 김영태 대표는 “신도시가 개발되면 부족했던 학교, 백화점, 병원 등 각종 인프라 혜택을 누릴 수 있어 수요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판교 주변은 자연녹지나 보존녹지로 묶여 개발이 쉽지 않고, 매물로 나오는 땅도 500~1000평 이상이어서 개인이 집짓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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