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 메뉴 건너뛰기 (컨텐츠영역으로 바로 이동)

판교 능가하는 '제2강남' 뜰까?

입력 : 2005.03.08 16:31 | 수정 : 2005.03.08 22:51

롯데 200층 빌딩 가능…수도권 부동산 지각변동 전망

롯데가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잠실 제2롯데월드 조감도. /조선DB
당정이 수도권 발전대책의 하나로 성남의 서울공항 이전 가능성을 시사해 주목된다. 서울공항 이전은 수도권 부동산 시장에 메가톤급 파괴력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당장 롯데그룹이 추진중인 서울 잠실의 160층 이상 짜리 세계 최고층 빌딩 신축이 가능해진다. 공항이 떠난 자리에는 성남시가 추진중인 이른바 ‘강남 대체 신도시’(200만평) 건설도 가시화될 수 있다. 서울공항 터는 판교보다 서울이 가깝고, 자연환경도 좋아 판교를 능가하는 강남급 주거지로 떠오를 전망이다.


◆당정, “서울공항 이전” 검토= 김한길 열린우리당 수도권발전대책특위 위원장은 8일 국회에서 수도권 발전대책에 대한 당정 간담회가 끝난 후 브리핑에서 서울공항 이전 가능성을 언급했다. 김 위원장은 수도권대책에 따른 군사시설 이전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서울공항을 예로 들자면 군사적 효용가치 등을 잘 모르기 때문에 국방부 등과 논의를 해봐야 한다”고 전제하면서도 “다만 지리적 요건으로 보면 서울공항은 수도권 경쟁력 제고에 쓰일 수 있는 입지”라며 이전 가능성을 시사했다. 서울공항 이전 문제는 그동안 여러차례 제기돼 왔지만, 여당에서 공개적으로 이전 가능성을 언급하기는 처음이란 점에서 실현가능성이 주목된다.


성남시 수정구 심곡동에 있는 성남 서울공항은 1970년 조성돼 대통령 외국 출장 때나 군용항공기 이착륙용으로 사용돼 왔다. 판교 신도시와 인접한 서울공항은 강남과 인접해 있고 자연 환경은 물론, 교통여건이 좋아 수도권 최고의 주택단지로 손꼽히고 있는 지역이다. 이 때문에 성남시와 송파구 등 관련 지자체는 물론, 건설업계 등에서도 90년대 이후 공개·비공개적으로 공항 이전과 개발을 요구했다. 하지만, 국방부,건교부 등 이전 및 개발허가권을 가진 부처에서는 “수도권에 공항을 옮길 대체 부지가 마땅치 않고, 자칫 신도시로 개발하면 부동산 투기 바람을 일으킬 수 있다”며 이전에 반대해 왔다.


성남 서울공항 /조선DB
◆수도권 부동산 시장 ‘대지진’= 당정이 서울공항 이전을 확정할 경우, 수도권 부동산 시장에는 일대 지각변동이 일어날 전망이다. 서울공항은 사실상 강남에 붙어있고, 환경도 뛰어난 진작부터 강남 대체 신도시로 주목됐던 만큼 개발할 경우 파괴력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또, 그동안 서울공항으로 인한 고도제한에 걸려 불가능했던 롯데그룹의 잠실 160층 이상 빌딩 신축도 가능해 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군사시설 때문에 지지부진했던 송파구 잠실~성남 판교일대의 개발이 활발해질 가능성도 충분하다.


성남시는 이미 분당~판교~서울공항을 잇는 1000여만평을 ‘제2 강남’으로 개발할 마스터플랜을 세워놓고 있다. 지난해 말 확정된 ‘2020년 성남시 도시기본계획 변경안’에 따르면 서울공항 120만평 등 주변 200만평을 가칭 ‘둔전신도시’로 개발, 아파트 등 주택 2만8000여가구를 지어 인구 8만5000여명을 수용할 계획이다. 성남시는 둔전신도시와 분당신도시(594만평), 판교신도시(284만평)를 합치면 총 1078만평으로 서울 강남구(행정구역상 1196만평)와 맞먹는 규모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강남구가 둔전신도시(예정)과 맞붙어 있기 때문에 강남구가 경부고속도로를 따라 자연스럽게 확장이 되는 셈이다. 황용천 해밀컨설팅 대표는 “둔전신도시가 개발되면 판교·분당과 강남을 잇는 가교역할을 하게 된다”며 “결국 이 일대가 강남구의 연장선상에 놓여지는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경기도가 지난 2002년 구상했던 의왕~과천~판교~서울공항을 잇는 1500만평 규모의 강남 대체 신도시 개발 계획의 실현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롯데그룹도 서울시에 잠실 롯데월드 옆에 2만6500여평 부지에 지상 160층 이상의 세계 최고층 빌딩 건축을 위해 건축허가를 신청해 놓고 있다. 이 빌딩은 삼성물산이 아랍에미리트에서 추진하는 ‘버즈 두바이’ 빌딩(160층)보다 높게 지을 계획이다. 서울시와 송파구는 적극적인 허가 의사를 비치고 있지만, 고도제한에 따른 공군의 반대로 허가가 나지 않았었다. 이 빌딩이 들어선다면 강남의 스카이라인이 달라지는 것은 물론, 주변 초대형 재건축과 맞물려 잠실이 강남을 능가하는 중심지로 떠오를 가능성도 높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어차피 행정도시 건설로 서울공항의 존재 가치가 줄어들더라도 국방부 등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청와대 등 핵심 부처가 남아있고, 군사목적상 수도권에 군용 공항이 필요한 데, 현실적으로 이전 부지가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이런 시각에서 이번 발언이 실현 가능성보다 행정도시 건설에 따른 수도권 주민들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한 ‘립서비스’에 불과하다는 비판론도 나오고 있다.


이전 기사 다음 기사
sns 공유하기 기사 목록 맨 위로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