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 메뉴 건너뛰기 (컨텐츠영역으로 바로 이동)

[부동산] 대학가 원룸주택 거래 줄었다

입력 : 2003.03.06 19:22 | 수정 : 2003.03.06 19:22

지난해 신학기를 전후해 매물품귀 현상을 빚기도 했던 대학가 주변 원룸주택과 오피스텔 시장이 올해는 시들하다.경기침체로 대학생들의 주머니가 얇아지고,공급과잉까지 겹쳤기 때문이다.사진은 신촌일대 원룸주택의 내부 모습.




새학기를 맞았지만 대학가 주변의 원룸·오피스텔 임대시장에
봄기운이 느껴지지 않는다. 예년 같으면 빈방을 구하는 대학생과
직장인들로 붐볐을 부동산 중개업소에도 이따금씩 문의전화만 걸려올
뿐 거래는 부진하다.

5일 서울 서대문구 창전동의 연세대 정문 맞은편 골목길. 도로 양편에
늘어선 중개업소에는 ‘신축원룸, 즉시 입주가능’ 등의 문구가 새겨진
매물광고가 빼곡하게 나붙어 있었다. 대부분 지은 지 1~2년된
신축 원룸주택의 입주자를 구하는 내용이다. 신촌에서 중개업을 하는
강상철(34)씨는 “작년 하반기 다가구주택 건축규제가 강화되기
이전까지 원룸주택 건설 붐이 일었다”면서 “공급은 크게 늘었지만
수요는 오히려 줄어든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연세대·이화여대·서강대 등 신촌 대학가 주변의 원룸주택은
공실률이 평균 10~20%에 달한다는 게 현지 중개업자들의 설명이다.
물론 빈방이 넘쳐나는 강남 테헤란로보다는 사정이 나은 편이다.
임대료도 크게 떨어지지 않았고, 가격을 조금만 낮추면 거래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현재 신촌 일대 원룸주택은 10~13평을 기준으로
보증금 1000만원, 월세 40만~50만원을 받는 보증부 월세가 많은 편이다.
하지만 최근 빈방이 조금씩 늘면서 보증금 비중을 높이거나 월세를
낮춰서 내놓는 매물이 적지 않다.

오피스텔도 사정은 비슷하다. 13평형 기준으로 보증금 1000만원,
월 55만원대에 임대료가 형성돼 있지만 세입자 맞추기가 쉽지 않다.
신촌의 부동산플라자 관계자는 “올해는 개강을 앞두고도 매기가
살아나지 않는다”면서 “전세를 찾던 사람도 자금부담 때문에
하숙이나 고시원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대 인근 봉천동과 신림동 일대 원룸촌도 거래가 활발하지
않은 편이다. 경기침체로 주머니 사정이 나빠진 대학생은
월 20만원대의 4평 안팎 고시원이나 주방이 없는 미니원룸을
선호한다. 이에 따라 일반 원룸의 60% 이상이 독신여성과
직장인들로 채워지고 있는 실정이다. 신림동과 봉천동의 경우
전세는 5000만~6000만원, 월세는 보증금 1000만원·월 40만원
선에 임대료가 형성돼 있다. 신림동의 수도부동산 관계자는
“임대매물이 오랫동안 적체되지는 않는다”면서 “다만 대학생
수요는 눈에 띄게 줄었다”고 말했다. 특히 주차여건이 떨어지고,
초고속 통신망 등이 설치되지 않은 노후 원룸은 공실률이 50%를
넘는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북에서 대학가가 밀집한 동대문구 휘경동 일대는 원룸주택의
과잉공급으로 오피스텔 수요마저 줄어들고 있다. 휘경동 U오피스텔은
지난해 신학기에는 빈방이 없었지만 올해는 임대매물이 7~8개쯤
나왔다. 그나마 임대료도 떨어졌다. 지난해 보증금 1000만원,
월 50만원을 받았지만 올 들어 월 40만원을 받아도 임대수요는
더 줄어든 것. 휘경동의 ‘텔공인’ 김주연 사장은 “주변의
원룸으로 수요가 지속적으로 분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대학가 주변 원룸과 오피스텔 시장이 강남권보다 사정은
나은 편이다. ‘원룸텔’ 조기행 사장은 “공실이 다소 늘어나고
있지만 아직까지 공급과잉은 아니다”며 “오피스텔 같은 경쟁상품이
적고, 직장인과 대학생 등 수요층도 두껍다”고 말했다. 오피스텔
역시 도심이나 강남권보다 공급량이 적어 상대적으로 인기가 높은
편이다. 지난달부터 입주한 신림동 ‘e-샤르망’ 오피스텔은 현재
입주율이 90%를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대학가의 원룸과 오피스텔에 투자하려면 수요층이
누구인지를 확실히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세중코리아 한광호
정보실장은 “학생이라면 가격이 싸야 하며, 직장인이 많은
곳이라면 가격보다 편의시설과 서비스가 좋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전 기사 다음 기사
sns 공유하기 기사 목록 맨 위로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