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3.03.04 18:56 | 수정 : 2003.03.04 18:56
자취감췄던 투기꾼들 수도권 모델하우스에 분양시즌 맞아 활개


작년 말 이후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안정대책과 경기침체 여파로
된서리를 맞았던 투기꾼들이 본격적인 분양시즌을 맞아 활동을 재개한
것.
최근 서울과 평택·용인·화성 등 수도권에 분양한 아파트의 모델하우스
주변에서는 떴다방의 상징인 ‘파라솔’과 ‘간이천막’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적게는 3~4개에서 많게는 수십 개가 넘는 곳도 적지 않다. 일부
떴다방은 아예 수도권을 떠나 부산 등 지방까지 원정에 나서고 있다.
구리시에 마련된 남양주 오남읍 ‘쌍용스윗닷홈’(911가구) 모델하우스
주변에는 개관 하루 전인 지난달 27일부터 20~30개의 떴다방들이
장사진을 치고 있다. 같은날 동원개발이 용인 죽전지구에서 개관한
‘동원로얄듀크’ 모델하우스에도 30여개의 파라솔이 무더기로 설치됐다.
오는 6일부터 청약에 들어갈 서울2차 동시분양 아파트 모델하우스
주변에서도 떴다방들이 부지런히 명함을 돌리고 있다.
주택업계에서는 최근 집값과 분양권 가격의 상승 조짐에 편승,
단기차익을 노리는 떴다방이 급증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들은 계약
전에 분양권 전매가 가능한 수도권의 비 투기과열지구와 지방지역을 주요
타깃으로 하고 있다. 분양대행사인 D사의 이모 사장은 “분양물량이
많고, 입지여건이 좋은 곳에는 어김없이 떴다방이 등장하고 있다”면서
“이들은 ‘하이에나’처럼 무리를 지어 몰려다니는 특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당첨확률을 최대한 높이기 위해 뒷돈을 주고 청약통장을 사들인 뒤
당첨만 되면 계약일 이전에 프리미엄을 받고 분양권을 넘기는 수법을
쓴다. 이 과정에서 목표한 프리미엄을 받기 어려우면 계약을 포기하는
사례가 많아 분양업체와 실수요자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실제로 최근
청약률이 높았던 일부 주상복합은 떴다방의 농간으로 계약률이 떨어져
분양업체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세중코리아 김학권 사장은
“실수요자라면 모델하우스 분위기에 휩쓸리지 말고, 분양가와
입지여건을 꼼꼼하게 비교한 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청약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