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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클럽]마르코폴로 논쟁

    입력 : 2000.08.30 14:25

    ■ 오늘의 중국: 마르코폴로 논쟁


    □ 마르코폴로 토론회

    마르코폴로(1254~1324)와 동방견문록에 대한 고전적인
    공방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마르코폴로가 중국에 온 적이
    있느냐 없느냐부터 시작해, 동방견문록의 진실성 여부에
    대한 논쟁이 아직도 완전히 사그라들지 않았습니다.
    진실성을 부인하는 의견은 물론 소수의견입니다만.

    지난주 천진(天津:톈진)에서 '마르코폴로와 13세기
    중국국제학술토론회'라는 회의가 열렸습니다. 국제적으로 유명한
    마르코폴로 연구가이자 남개(南開)대 교수인
    양지구(楊志玖:양즈주)를 비롯해 많은 전문가들이 참석한
    모양입니다.

    1938년부터 원사(元史) 연구에 종사해왔다는 양지구 교수는
    마르코폴로가 원 세조(世祖)의 생일을 9월 28일로 기재한 것은
    '元史·世祖記'와 일치하며, 원대 형벌 종류에 대한 내용도
    '元史·刑法志'의 내용과 정확히 일치한다는 등의 이유로 그의 중국
    체류설을 확신하고 있습니다. 반면 일부 학자들은 마르코폴로가
    동방견문록에서 자신이 강소(江蘇:장쑤)성 양주(揚州:양주)를 3년간
    통치했고 자신이 제작을 도운 투석기로 양양(襄陽)을 함락시켰다고
    한 내용 등이 완전히 허위라는 이유로 그의 중국 체류 사실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마르코폴로에 대한 논란은 1941년 '영락대전(永樂大典)'에서
    마르코폴로 일행이 중국을 떠나는 내용의 공문이 발견됨으로써 그의
    '중국 체류설'을 인정하는 쪽으로 대세가 기울었습니다.
    '영락대전'에 나오는 세 사람의 사신 이름이 동방견문록에
    마르코폴로와 함께 중국을 떠났다고 기술된 세 사람의 이름과
    정확히 일치했기 때문입니다.

    □ 성경다음 많이 읽힌 동방견문록

    지금 동방견문록을 읽어보면 대단한 책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습니다. 당시 성경 다음으로 많이 읽힌 책이 동방견문록이라는
    얘기를 들으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하지만 중국에 대해 전혀 사전
    지식이 없었던 유럽인들 입장에서 생각하면 중국을 어마어마하게
    그려놓은 동방견문록은 놀라운 책임에 틀림없었을 것입니다.

    김호동(金浩東) 서울대 교수가 최근 자신이 역주한 동방견문록에서
    소개했듯 마르코폴로는 뻥이 좀 센 사람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는
    17년간의 중국 체류를 마치고 고향 베니스로 돌아갔는데 중국
    얘기를 할 때마다 '백만'이라는 숫자를 빠뜨리지 않아
    '밀리오네(백만)'라는 별명이 붙었다고 합니다. 떠벌이까지는 몰라도
    말하기를 꽤 좋아했던 사람 같습니다.

    당시 마르코폴로가 본 중국은 세계최대의 제국을 건설했던 원왕조의
    쿠빌라이 시대였으므로 그의 눈에 모든 것이 세계 최고 최대로
    보였을 수도 있습니다. 말하자면 고의로 거짓말을 지어낸 것이
    아니라 과장돼 떠도는 이야기 자체를 진실이라 믿고 고향
    사람들에게 그대로 전했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 항주에서 동방견문록을―.

    동방견문록은 중국 뿐 아니라 몽골·동남아·인도 등 여러 곳을
    소개하고 있지만 항주(杭州:항저우)를 소개해놓은 글이 압권입니다.
    항주는 원에 함락되기 전 남송의 수도였으므로 아마 당시 중국
    최고이자 세계 최고의 도시였을 것입니다.

    동방견문록에 나타난 표현을 빌리면 '세상에서 가장 당당한 최고의
    도시', '주위가 100마일이며…1만2000개의 돌다리가 있고…', '한 끼
    식사에 고기도 먹고 물고기도 먹을 정도로 고급스럽게 살아가는
    주민들의 숫자가 굉장히 많고', '3000개의 욕탕, 즉 증기탕이 있다는
    사실', '궁전에는 20개의 접견실이 있는데 1만명이 탁자에 않아
    편하게 식사할 수 있고', '이 도시에는 160만채의 집이 있는 셈'―.

    항주는 서호(西湖)와 전당강(錢塘江) 사이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월륜산(月輪山) 기슭에 있는 육화탑(六和塔) 13층의 꼭대기에 올라가
    전당강을 내려다보며 마르코폴로의 동방견문록을 펼치면 그처럼
    환상적인 경험도 없겠지요. 수호지의 노지심(魯智深)이 죽었다는
    월륜산에서 말입니다.

    (呂始東드림 sdyeo@chosun.com )


    ■ 중국어 한마디

    目前我國月餠産品總體質量狀況較好.

    Mu(4)qian(2) wo(3)guo(2) yue(4)bing(3) chan(3)pin(3)
    zong(3)ti(3) zhi(4)liang(4) zhuang(4)kuang(4) jiao(4) hao(3).

    현재 우리나라 월병제품의 품질 상황은 비교적 좋습니다./신화통신
    8월 29일 보도

    =월병은 중국인들이 중추절(추석)에 먹는 음식입니다. 우리의
    송편쯤 되겠지요. 최근 추석을 앞두고 중국 정부가
    상해(上海:상하이), 광동(廣東:광둥), 북경(北京:베이징),
    절강(浙江:저장), 산동(山東:산둥) 등 14개 성시(省市)의 월병
    생산기업 78곳을 표본추출 조사한 결과 113개 종류의 월병 중
    합격품이 105개(92.9%)로 나타났답니다. 품질이 좋은 대표적인
    제품은 상해의 행화(杏花)·신아(新雅)·신교(新僑)·관생원(冠生園),
    광주(廣州:광저우)의 연향루(蓮香樓)·취향(趣香)·이구복(利口福),
    북경의 도향촌(稻香村), 항주(杭州:항저우)의 오미화(五味和),
    서안(西安:시안)의 미기(米旗), 심천의 안기(安琪),
    대련(大連:다롄)의 맥화(麥花), 곤명(昆明:쿤밍)의 길경(吉慶)
    등이랍니다. 중국에 계신 분들은 제품 이름을 기억해 두셔도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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