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1999.10.21 19:23
‘새 천년, 새 아파트’를 모토로 내건 ‘밀레니엄 아파트’가 아파트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현대-삼성-LG건설등 전통의 강자들뿐 아니라 세종건설-동일토건 등 중소

자세다.
아파트에 들어서면 한라산, 지리산에서나 맛볼 수 있는 ‘청정공기’가
뿜어 나오고, 말만 하면 자동으로 움직이는 ‘인공지능형 아파트’, 삭막한
아파트단지에 분수와 폭포, 가족용 테마공원도 일반화될 전망. 아울러
오색약수터의 약수물에 버금가는 ‘청정수’도 아파트 거실에서 편하게
마실 수 있을 날도 머지 않았다.
◆ 고품질-서비스 경쟁 더욱 치열해진다 =“겨우 시작일 뿐이다.”
현대산업개발 이희연 전무는 “첨단화, 소프트화를 추구하는 밀레니엄
아파트건설은 분양가 자율화와 소비자들의 고급화에 따른 필연적인 현상”
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또 “아파트분양가가 묶여 있었던 수년전만 해도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앞으로 봇물처럼 ?아질
것이며 업체간 사활을 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말한다.
동일토건 이성재 부사장은 “중소주택업체들은 대형업체들보다 몸이 가볍기
때문에 수익성이 더 좋은 편”이라면서 “남는 수익 대부분을 계약자에게
쏟아붓는다는 각오로 밀레니엄시대에 대비하고 있다”라고 말하고 있다.
◆ 아파트업체간 차별화현상 더 심화된다 =‘경쟁에서는 도태자가 나오게
마련이다.’ 소비자수준을 따라잡지 못할 경우 자율화시대에 도태되기
십상이다.
‘건설업계의 영원한 맞형’ 현대건설이 최근 새로운 밀레니엄 아파트개발에
총력을 쏟고 있는 것도 ‘이름’만 가지고는 더이상 버틸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홍보담당 손광영 이사는 “현대 브랜드에 걸맞은 아파트로
밀레니엄시대를 주도할 것”이라고 비장의 무기를 꺼낼 채비다.
조선일보가 한국생산성본부와 미국 미시간대학과 공동으로 시행중인
‘소비자만족도조사(NCSI)’에서 ‘삼성아파트’가 현대아파트를 누르고 있는
것만 봐도 소비자들의 심리가 끊임없이 바뀌고 있음을 시사한다.
◆ 기존 주택(아파트) 소유자 긴장해야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 대표는
“밀레니엄시대에는 주택소유자들도 긴장해야 한다”면서 “기존 아파트와
밀레니엄아파트 간의 ‘값어치 경쟁’ 또한 치열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98년 2월 분양가자율화 이전에 지어진 아파트와 분양가자율화에다가
각종 첨단자재와 시설을 갖춘 밀레니엄아파트간의 차이가 큰 것은 사실이다.
98년까지 지어진 전국의 주택수는 1086만7000여가구. 이중 아파트는
464만4000가구로 42.7%에 달한다. 앞으로 지어질 밀레니엄아파트와이 신경전이
볼만할 전망.
이달 입주하는 서초구 잠원동 청구2차아파트 24평형과 34평형은 시세가
2억3000만원과 3억5000만원선. 반면 20년전인 78년 입주한 H사 2차아파트는
25평형과 35평형이 각각 1억6000만원과 2억5000만원에 불과하다. 구형
아파트 35평형이 최신 아파트는 24평형과 가격수준이 비슷하다. 또 영등포
문래동 LG아파트는 2001년말 입주 예정. 현재 분양권가격은 35평형이
2억5000만원선. 반면 73년에 지어진 문래동 K아파트 32평형은 이보다
1억원이나 낮은 1억5000만원에 그치고 있다.
◆ 분양가 상승 ‘부작용’ 우려 =서울 9차 동시분양에 나온 서초동
한신아파트 34평형 분양가는 2억4900만원으로 지난 5월 같은 서초동에서
분양된 삼성아파트 32평형에 비해 3000만원이나 비싼 가격. 이문동
삼성아파트 35평형도 1억8100만원으로 지난 5월 분양된 대우아파트
35평형(1억4490만원)보다 역시 3000만원 가량 높다. 경기 용인-수원-안산
등에서도 ‘분양가 올리기’ 경쟁이 바람처럼 번지고 있어 대책마련이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