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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항공] 하늘에 `특급호텔' 세운다

    입력 : 1998.09.23 16:28




    ## 3억달러 들인 신 서비스로 '불황 탈출' 선언 ##.

    '침대에 누워 14인치 TV를 보면서 하늘을 난다.' 특급 호텔에서나 가
    능했던 이같은 서비스가 비행기 안에서도 제공된다.

    싱가포르항공은 최근 72년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신서비스 발표회를
    갖고 새로운 개념의 퍼스트 클래스와 래플스 클래스(비즈니스 클래스),
    이코노미 클래스를 선보였다. 이번 발표회는 특히 아시아 기업들이 극심
    한 경제불황을 겪고 있는 가운데 싱가포르 항공이 3억달러를 투자, 확장
    경영을 선언했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싱가포르 창이공항 격납고에서 열린 신서비스 발표회에서 이 항공사
    의 마이클 탄 부사장은 "아시아의 경제불황이 쉽게 진정될 것 같지 않지
    만 최고의 서비스를 바라는 싱가포르항공 고객을 위해 업그레이드 작업
    을 단행했다"고 밝혔다.

    싱가포르항공의 신서비스는 모든 클래스를 한 단계씩 상향했다는 느
    낌이 들도록 했다. 퍼스트 클래스의 경우 기존의 다른 항공사와는 완전
    히 구별되도록 차별 전략을 구사, 마치 특급 호텔을 옮겨 놓은 듯한 기
    분이들 정도다.

    항공사 중에서는 처음으로 퍼스트 클래스 좌석마다 14인치 TV를 설치
    했다.

    20여개의 TV채널을 통해 원하는 영화를 볼 수 있으며 닌텐도 게임까
    지 가능하다. 1백80도 침대로 전환 가능한 새로운 좌석도 돋보인다. 간
    단한 버튼 조작으로 키가 1m85㎝인 승객도 다리를 쭉 뻗고 잘 수 있도록
    했다.

    기존의 퍼스트 클래스 좌석을 4석 줄여 좌석간 거리도 2m로 대폭 넓
    혔다.

    좌석 시트는 재규어 등 최고급 승용차에 쓰이는 가죽 시트를 사용했
    다. 퍼스트 클래스 승객을 위해 기본적인 세면도구와 화장품 세트는 물
    론 잠옷까지 마련했다. 노트북 컴퓨터를 위한 전원 장치와 모뎀도 설치
    했다.

    래플스 클래스로 불리는 비즈니스석도 좌석 7개를 없애 훨씬 편안한
    느낌이 들도록 했다. 앞뒤 좌석간 거리도 기존보다 15㎝ 이상 넓혔다.좌
    석이 1백25도에서 1백42도까지 젖혀지며, 비행기 가운데 위치한 트윈 좌
    석의 경우 파티션을 설치해 옆 사람의 움직임에 신경 쓰이지 않도록 했
    다.싱가포르항공의 한 관계자는 "다른 항공사의 퍼스트 클래스와 비교해
    도 손색이 없도록 래플스 클래스를 설계했다"고 밝혔다.

    2년 전부터 소형 액정TV가 부착된 이코노미 클래스 좌석도 키에 따라
    조정 가능한 간이 베개를 설치했다. 소형 리모콘을 이용해 닌텐도 게임
    도 즐길 수 있다. 싱가포르∼콸라룸푸르를 제외한 전 노선에 샴페인을
    제공하는 것도 항공사 중에서는 처음이다.

    싱가포르항공은 신개념의 서비스를 위해 2년 동안 4천여명의 승객을
    상대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총 1백여명의 컨설턴트와 디자이너, 기술
    자도 동원됐다. 1등석 승객이 사용하는 잠옷과 화장품 세트 등은 프랑스
    지방시사가 디자인을 했다. 일류 주방장 7명을 새로 초빙, 40여가지의
    새로운 음식도 마련했다.

    싱가포르항공은 신개념 서비스를 도입하면서 창이공항에 퍼스트 클래
    스 승객의 체크인을 위한 1백여평 규모의 라운지를 새로 만들었다. 승객
    이 라운지에 앉아 쉬고 있는 동안 싱가포르항공 승무원이 모든 수속 절
    차를 대행한 후 출국 심사장으로 안내하도록 했다.

    싱가포르항공은 새롭게 단장한 2대의 항공기를 영국, 프랑크푸르트,
    뉴욕등 세계 주요 도시에 보내 전시회를 가질 계획이다. 탄 부사장은 "1
    등석과 2등석의 경우 시장을 파악한 뒤 가격을 정할 계획이나, 이코노미
    클래스는 현행 요금을 그대로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싱가포르=이하원 사회부기자·may2@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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