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1998.09.09 17:18
## 금융시장개방등 회계기준 국제화 대비…국내학원도 크게 늘어 ##.

늘고 있다.
주부 최진(35)씨는 올해 미국 공인회계사 시험에서 평균 94점이란
점수로 단 한번만에 미국 공인회계사 자격증을 따냈다. 텍사스 오스틴
대학경영학석사(MBA)로 지난해까지 국내 외국계 은행에 근무했던 최씨
는 작년 9월부터 회계학원에서 미국 공인회계사 시험을 준비, 8개월만
에 자격증을 취득한것.
"8년간 직장생활읊 하다 보니 자기 개발의 필요성을 느꼈죠. 외국
인 회사에서 근무하는 동안 특히 미국의 회계법을 알아야겠다고 생각
했어요.".
최씨는 전체 합격자 상위권 10%안에 들었다고 한다.
그러나 비전공 합격자들도 적지 않다. 올 5월 미국 공인회계사 시
험 합격자중에는 서울대 물리학도인 김미정(37)씨부터 아주대 산업공
학과 출신 손진현(32)씨에 이르기까지 전공도 가지각색. 해군사관학교
출신인 홍정훈(29)·민철기(29)대위도 들어있다. 특히 한재홍(27)·전
소연(28) 부부는 나란히 합격해 화제가 됐다.
이들은 "금융시장 개방으로 다국적 기업의 국내 진출이 늘어나는만
큼 회계 기준도 국제화될 것에 대비하기 위해" 미국 공인회계사 시험
에 응시했다고 밝혔다.
지난 96년부터 미국 공인회계사 자격 시험을 강의해온 한국회계학
원에는 현재 수강생이 3백명정도. 이중에는 미국에서 경영학석사과정
등 학위를 취득한 후 현지 직장에 다니다가 일부러 귀국한 사람들도 50
여명이나 된다. 외국 투자자들과 거래가 많은 증권회사나 외환딜러 출
신들이 많으며, 국내 공인회계사들과 함께, 씨티은행 등 외국계 회사
의 회계관계자들도 위탁 교육을 받고 있다.
미국에 유학했던 한 수강생은 "세법이나 상법은 영어로 표현하기
까다로운 것이 많은데 우리말로 강의를 들으면 시험 준비기간도 단축
된다"며 "국내서도 시험을 준비할 수 있는데 굳이 미국에서 공부할 필
요가 없었다"고 말했다.
8개월째 수강하고 있는 이효상(22·고려대 중문학 3년)씨는 "경영
학을 전공하지 않았지만 시험 준비에 어려움을 느끼지 못한다"며 "자
격증을 취득한후 미국으로 유학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학원의 경우 한국과 미국의 변호사, 공인회계사 자격증을 동시
에 취득한 강사들이 영어와 한국어로 가르치기 때문에 합격율도 비교
적 높은 편이다.
30대의 젊은 미국 공인회계사 출신 16명이 모여 만든 이 학원의 최
창호 원장은 "일반적으로 1년간 4단계를 거치면 응시할 수 있는데 단
계별로 자체테스트를 통과못하면 탈락시키기 때문에 전체 인원중 30%
정도만 시험에 응시한다"며 "응시자 중 합격율은 70%정도 된다"고 말
했다.
한국회계학원을 통해 그동안 국내에서 미국 공인회계사를 취득한
사람은 3년간 총66명. 최근에는 미국 공인회계사 지망생이 늘어 자격
증 시험을 강의하는 학원도 6개 정도로 늘어났다.
미국 공인회계사 취득 붐은 지난해 IMF한파 이후 국내 기업들의 회
계 투명성 문제가 부각되면서 더욱 확산됐다. 당시 회계감사 업무를
담당했던 국내 공인회계사들도 미국 공인회계사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
해 시험을 준비할 정도였다.
최 원장은 "국제화시대에는 국내 회계제도만 알아서는 우물안 개구
리에 불과하며, 이왕 공인회계사가 되려면 미국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
이 좋다"고 말했다. <*차병학경제과학부기자·swa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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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 어떻게 치루나
상법 등 4과목 75점 이상 받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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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 과목은 재무회계, 특수회계, 상법, 회계감사 등 총 4과목. 각
과목을 75점이상 받으면 합격이다. 부분 합격은 두과목 이상을 75점이
상 받아 통과하고, 나머지는 50점이상 받는 경우. 통과하지 못한 과목
만 5∼6회까지 응시할 수 있다.
응시자격은 미국의 주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보통 1백20학점이상(1
백50학점까지 요구하는 주도 많다) 취득한 학사 졸업생으로, 경영회계
관련 학점이 30∼45학점정도(회계관련 학점은 최소 12학점이상) 포함
돼야한다.
영어는 필기시험이므로 일단 영문 독해와 작문능력이 좋아야 한다.
그러나 시험 내용에는 실생활과 관련된 생활영어가 많아 회화도 잘해
야 한다. 미국 유학에 필요한 기본적인 영어구사 능력을 필요로 한다.
시험은 매년 5월과 11월 두차례 실시하며, 올해는 지난 5월 1차 시
험을 치렀고 오는 11월 4∼5일에 2차 시험이 예정돼 있다. 평균 합격
율은 20% 전후.
원서는 시험 3개월전 마감하며, 시험장소는 자신이 신청한 미국 해
당 주로 직접 찾아가야 한다. 외국인들은 보통 캘리포니아주를 선호한
다. 시험 장소는 시험일 10일전 통보 받고, 시험시간은 오전 7시30분
부터 무려 16시간이나 된다. 원서 접수부터 및 응시까지 모든 업무를
국내 회계학원들이 대행하고 있다.
한국회계학원의 경우 연간 총비용은 4백만원정도이며, 1년이상 수
강했으나 자격증을 취득하지 못한 사람들은 공짜로 재수강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