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1997.11.24 19:05
식사 준비하고 애들 돌보고 남편 뒤치다꺼리하는 주부 하루는 바쁘
기만 하다. 정신없이 지나가는 시간들이지만 남들이 알아주지도 않는다.
가사노동 가치는 실제 얼마나 될까. 또 국가경제 기여도는 어느 정도일
까.
주부가 하는 집안 일을 월급으로 계산해본다면 83만2천8백33원어치
에 이른다. KBS '국민생활시간조사'(95년)가 산정한 주부 하루 노동시
간 5시간36분에 노동부 집계 여성 시간당 평균 임금(97년 상반기) 5천
2원을 곱하고 30일치를 계산한 액수다.
국내 주부가 연간 생산하는 가치는 59조1천억대로 국내총생산(GDP)
11.3%에 해당한다. 이는 통계청이 집계한 '가사를 이유로 한 여성 비경
제활동인구수'(97년) 5백91만5천명을 토대로 계산했다.
'국민생활시간조사'는 주부 노동시간을 7개 항목으로 나눠 집계했다.
요리 2시간10분, 청소 1시간1분, 생필품 구입 49분, 세탁 35분, 육아 23
분, 옷수선 3분, 기타 38분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가사노동 시간에 관한 전국적 조사가 필요하다"
고 말한다. 이화여대 문숙재(52·가정대 학장)교수는 저서 '가정생산'에
서 "89년전업주부 4백77명을 면접조사했더니 하루 11시간 넘게 가사를
하고 있었다"며 "노동 항목을 더 세분하고, 자녀 유무, 가정부 유무 등
구체적 상황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여성개발원 김태홍
(38)연구위원은 "유럽 선진국들도 하루 가사노동을 대부분 6시간 이상으
로 잡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가사노동 가치 평가는 여성 지위 향상 뿐 아니라 재산분할
청구나 보험처리때 긴요하다. 김 위원은 "가정법원은 이혼으로 재산 분
할판결을 할 때 아내 몫을 20%에서 25%까지 제각각 정하고 있다"며 "주
부는 교통사고를 당했을 때도 보험회사로부터 일용직 근로자 임금에 준
하는 월 68만여원밖에 받지 못한다"고 말했다. < 이종혁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