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1997.10.27 18:50

상은 종종 어른들도 놀라게 한다. 최근 나온 '신동 이야기'(전2권·한
마당)는 공자-손빈-제갈량 등 중국 위인이나 영웅들의 어린 시절 이야
기 중 어른들도 깜짝 놀라게 한 에피소드를 통해 중국인의 지혜를 보여
준다.
예부터 전해오는 이들 신동 이야기는 '맹모삼천지' 등 고사성어에
관련된 일화나 역사상식 등을 통해 어린이들에게 생각의 폭을 넓혀주고,
어려움을 헤쳐나가는 지혜와 용기를 심어준다. 출판기획자 이필련-박웅
희씨가 중국 고전과 역사서에 나오는 일화를 모아 어린이들이 읽기 쉽
도록 정리했다.
중국 최고의 사상가중 하나인 공자를 깨우친 아이가 있을까? 중국
춘추전국시대 7살난 아이 항탁의 일화는 길 가던 공자를 멈춰세워 가르
쳤다는 이야기로 유명하다. 항탁과 다른 아이가 '어느 때 태양이 가장
가까울까'라는질문을 놓고 설왕설래를 하고 있을때, 마침 공자가 수레
를 타고 그 곳을 지나가고 있었다. 여러나라를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가
르친다는 공자에게 항탁은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을 구했다.
"아침 해가 커보이기 때문에 가장 가까이 있다." "아니다, 햇살이
뜨거운 점심때 해가 땅에 더 가까이 있다." 서로 다른 의견에 공자도
어쩔줄 몰라하자, 항탁은 "사람들은 공자님을 대학자라고 하는데 공자
님 역시 모르는게 있군요"라고 말했다. 공자는 허리를 굽히며 "나라고
다 알겠니? 나 역시모르는게 있으면 너희들에게 배워야지. 세사람이 함
께 일을 할때면 그중엔 반드시 스승이 있는 법이란다. 너희들이 바로
나의 스승이로구나"라고 말했다. 어려운 문제를 내서 공자를 '굴복'시
킨 이 이야기를 통해 '삼인행 필유아사'라는 격언을 어린이들도 쉽게
알 수 있다.
기회만 있으면 서로 다른 나라를 침략하던 춘추전국시대에, 현고라
는 소년이 상대국 장수를 속여 나라를 구한 이야기도 지혜와 용기를 같
이 전해준다. 정나라의 목동 현고는 이웃 진나라가 대군을 몰고 몰래
침략해 온다는 소식에 황소떼를 몰고 그들의 길목을 막아섰다. 자신이
목동이 아니라 정나라의 대신이라 속인 현고는 "진나라 군대가 우리나
라로 온다기에 국왕께서 저를 보내 이 소들을 선물로 드리고 당신들을
마중하라고 하셨소. 여러나라사이에 끼여있는 우리나라는 침략에 대비
해 항상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소. 당신의 군사도 우리가 잘 보호해
줄 것이오"라고 말했다. 정나라가 자신의 습격계획을 미리 알고 있다고
생각한 진나라 장수는 그 길로 군사를 돌렸고, 현고는 자기 나라를 구
했다.
이밖에 어렸을 적 효자로 이름이 난 공자, 12살의 나이에 벼슬에 오
른 감라, 병법 수업을 더 들으려고 꾀를 쓴 제갈공명, 황제까지 속인
동방삭, 고대 역사를 줄줄이 외우던 사마천 등 중국 위인들에 얽힌 일
화를 그들의 사상-업적과 함께 담았다. 여기에 그들이 활동한 중국 역
사를 정리한 '역사 속으로' 코너를 마련, 역사공부를 겸하도록 했다.
<최홍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