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서울 노원구에서 대규모 재건축 사업이 잇따라 추진되고 있지만 수억 원대 추가 분담금이 걸림돌로 떠오르고 있다. 일반분양 물량이 1700가구에 달하는 월계동 ‘미미삼’(미성·미륭·삼호3차)에서는 기존 전용 50㎡ 소유자가 84㎡를 받으려면 약 4억2000만원을 내야 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상계주공6단지는 기존과 같은 면적의 아파트를 받더라도 약 7870만원의 추가 부담이 예상된다. 집을 얼마나 더 짓느냐 보다 기존 소유주들이 공사비와 분담금을 감당할 수 있느냐가 정비사업의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일반분양 1700가구 나와도…분담금 전용 50㎡→84㎡ 기준 4억원대
서울 노원구 월계동 ‘미미삼’은 1986년 준공된 미성·미륭·삼호3차를 통합해 재건축하는 월계시영고층아파트다. 기존 3930가구를 헐고 최고 50층, 6103가구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올해 6월 조합설립추진위원회 승인을 받았으며, 연내 정비구역 지정을 목표로 속도를 내고 있다.
미미삼은 기존 용적률이 평균 131%로, 일반적인 중층 재건축 단지에 비해 비교적 낮아 노원구 일대에서 사업성이 양호한 단지로 꼽혀왔다. 정비계획안에는 일부 부지를 준주거지역으로 종상향해 용적률 500%를 적용하는 방안도 담겼다. 재건축을 통해 2173가구가 늘어나며, 공공주택 452가구를 제외해도 일반분양 물량은 약 1700가구에 달한다.
하지만 올해 4월 공개된 추정 분담금은 적지 않다. 월계시영고층아파트 재건축사업 공람안의 ‘분담금 추산액’에 따르면, 기존 전용 50㎡ 소유자가 새 아파트 전용 59㎡ 배정 시 약 1억5000만원, 전용 84㎡를 선택하면 약 4억2000만원을 추가로 내야 한다. 단지 인근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공사비 상승 때문에 앞으로 알려진 금액보다 분담금 부담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6억 이상까지도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이 80이 넘었는데…” 재건축 기대감 속 고령 주민들은 한숨
재건축 기대감에 집값도 오르고 있다. 5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미미삼 전용 59㎡는 지난 8월 12억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가장 작은 평형인 전용 33㎡도 지난달 8억3000만원에 손바뀜하며 상승세를 잇는다. 인근 B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지금 22평형 시세가 10억원 안팎에 형성돼 있다”며 “인근 광운대역세권 ‘ 서울원아이파크’가 향후 집값 상승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고 설명했다.
반면 수십 년 동안 거주한 고령 주민들은 재건축이 마냥 반갑지만은 않다. 미미삼에서 약 40년을 거주했다는 80대 주민은 “은퇴한 고령 주민이 많은데, 계속 오르는 분담금을 선뜻 낼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며 “입주까지 걸리는 시간도 긴 데다 싼 곳으로 집을 팔고 떠나려는 이웃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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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평형 받아도 7870만원 부담…상계주공6단지는 최대 7억6500만원
서울 노원구 다른 재건축 단지들의 사정은 더욱 녹록지 않다. 상계주공6단지는 기존 2646가구를 최고 59층, 3573가구로 재건축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공개된 추정 분담금에 따르면 기존 전용 49㎡ 소유자가 재건축 이후 같은 49㎡를 선택해도 약 7870만원을 추가로 내야 한다. 기존 전용 32㎡에서 84㎡로 넓히면 분담금은 7억6500만원까지 올라간다.
미미삼과 가장 큰 차이는 일반분양 물량이다. 상계주공6단지는 재건축으로 927가구가 늘지만 임대주택 653가구와 기존 소유주에게 돌아갈 물량을 고려하면 일반분양은 300가구에도 미치지 못할 전망이다. 일반분양 수익으로 사업비를 상쇄하기 어려운 셈이다.
인근 상계주공5단지도 공사비 갈등으로 기존 시공사와 계약을 해지하는 등 진통을 겪었다. 기존 840가구를 996가구로 재건축하는 사업으로, 지난 4월 한화 건설부문과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하며 사업을 다시 추진하고 있다.
서울시는 사업성 보정계수와 용적률 인센티브 등을 통해 조합원 부담을 줄이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실제 도봉구 방학신동아1단지는 ‘사업성 보정계수’ 적용으로 분양 가능한 물량이 148가구 늘고, 조합원 1인당 추정 분담금이 약 3800만원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제도 개선만으로 한계가 뚜렷하다고 지적한다. ‘노원·도봉·강북’ 지역은 강남권과 달리 일반분양가를 큰 폭으로 올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결국 대규모 정비사업의 성패는 공급 세대수 확대를 넘어 원주민들이 수용 가능한 분담금 측정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tmgang@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