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3구 빼고 22개 구 상승
종부세·양도세 개편에 수정 요구
[땅집고] 이재명 대통령이 “서울 주요 지역의 아파트 실거래가격이 놀라울 정도로 떨어지고 있다”고 강조한 가운데,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서울 지역 국회의원들은 부동산 민심 악화를 우려하며 정부 정책의 수정을 요구하고 나섰다. 강남권과 달리 서울 대부분 지역에서 아파트값 상승세가 이어지는 데다 1주택자 세 부담을 둘러싼 불만까지 커지고 있어서다. 서울 지역 의원들은 2028년 총선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서울 지역 의원들은 전날 국회에서 별도 총회를 열고 정부의 부동산 세제 개편안에 대한 수정 방향을 논의했다. 민주당 소속 서울 의원 34명 가운데 10여 명이 참석했다. 의원들은 1주택자의 실거주 여부에 따라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부담을 차등 적용하는 정부 방침에 우려를 제기했다. 특히 실거주 여부와 관계없이 1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액을 14억원으로 통일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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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은 떨어지는데 나머지 22개 구는 상승…엇갈린 서울 집값
정부와 서울 지역 의원들이 부동산 시장을 바라보는 시각에는 온도 차가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3일 국무회의에서 서울 주요 지역의 실거래가격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며 주택시장에 대한 객관적인 정보 제공을 강조했다. 이후 4일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자신이 언급한 주요 지역은 강남·서초·송파구라고 설명했다.
한국부동산원이 지난 5일 발표한 11월 첫째 주(2일 기준)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을 보면 강남구 아파트값은 전주보다 0.39% 떨어졌다. 서초구와 송파구도 각각 0.37%, 0.17% 하락했다.
반면 서울 전체 아파트값은 0.07% 올랐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강남 3구를 제외한 22개 구가 모두 상승하며 91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특히 서대문구(0.31%), 성북구(0.30%), 금천구(0.30%), 중랑구(0.28%) 등 상대적으로 중저가 아파트가 많은 지역에서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전세시장도 불안하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17% 상승했다. 성북구(0.41%), 노원구(0.37%) 등에서는 매매가격보다 전셋값이 더 가파르게 올랐다. 강남권의 가격 조정과 달리 서울 상당수 지역에서는 매매·전세가격 상승에 따른 주거비 부담이 여전한 셈이다.
◇“이대로 가면 총선 의석 반 토막”…종부세·양도세 수정 요구
서울 의원들이 가장 적극적으로 수정을 요구하는 정책은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세제 개편이다. 정부는 지난 8월 세제개편안을 발표하면서 실거주 1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액을 기존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높이고, 비거주 1주택자는 9억원으로 낮추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후 반발이 커지자 비거주 1주택자의 기본공제액은 기존 12억원을 유지하기로 했다.
그러나 서울 의원들은 직장이나 자녀 교육 등의 사정으로 보유 주택에 거주하지 못하는 사례가 있는 만큼, 실거주 여부만으로 세 부담에 차이를 두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주장한다.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 개편안도 논란이다. 정부는 2029년부터 1주택자의 보유 기간에 따른 공제를 폐지하고 거주 기간을 중심으로 공제 혜택을 제공할 방침이다. 공제액에도 최대 10억원의 한도를 두기로 했다. 이에 일부 의원들은 장기보유에 따른 공제 혜택을 유지해야 한다고 요구했지만, 구체적인 수정안에는 합의하지 못했다.
정부의 세제 개편은 서울 주택 소유자에게 상대적으로 큰 영향을 미친다.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윤후덕 민주당 의원실이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정부의 당초 종부세 개편안대로 비거주 1주택자 기본공제액을 9억원으로 낮췄다면 서울에서 주택 3만5237채가 새로 과세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신규 과세 대상 주택의 75.6%에 해당한다.
장기보유특별공제 개편의 잠재적 영향권에 들어가는 비거주 1주택도 서울에 9만1815채가 몰려 있다. 전국 해당 주택의 84.6% 수준이다.
서울 의원들은 이러한 세제 변화가 2028년 총선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민주당 서울시당위원장인 김영배 의원은 지난 5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부안을 수정하지 못하면 서울 의석이 절반으로 줄어들 수 있다는 위기감을 가진 의원들도 있다고 전했다. 민주당은 지난 총선에서 서울 전체 48석 가운데 37석을 차지했다.
서울 의원들은 조만간 당 지도부와 청와대에 의견을 전달하고, 이달 중순 국회에서 진행할 세제 개편안 심사 과정에 수정 요구를 반영할 계획이다. 정부가 실거주 중심의 세제 개편 기조를 유지하면서 여당 내부의 반발을 얼마나 수용할지가 향후 당정 협의의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mjba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