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원시스 회생에 2900억 채권 신고
[땅집고] 서울 지하철 7호선 청라국제도시 연장사업이 공사 지연에 전동차 납품 차질까지 겹치면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인천시는 전동차 제작업체에 수백억원을 지급했지만 아직 완성 차량을 한 편성도 받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제작업체가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가면서 이미 지급한 돈을 회수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해졌다. 인천시는 서울교통공사가 교체할 예정인 기존 전동차를 활용해 개통을 앞당기겠다는 구상이지만, 차량 확보부터 개조와 안전검사까지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4일 인천시와 철도업계에 따르면 인천시는 서울7호선 청라연장선의 공사 기간을 단축하고 전동차를 확보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인천시는 전날 서울교통공사가 교체할 예정인 전동차 8편성을 청라연장선에 활용하는 방안을 관계기관과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기 운행에 필요한 운용차 최소 3편성을 확보하기 위한 협의도 병행하고 있다.
☞강남에서 한 달 살 집 얼마일까? 단기임대 매물 확인하기
청라연장선은 서울7호선 종점인 석남역에서 공항철도 청라국제도시역까지 10.7㎞를 연결하는 사업이다. 2022년 2월 착공했으며, 인천시는 당초 2027년 1단계 구간을 개통하고 2029년 나머지 구간을 개통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지장물 이설 지연과 지하수 유출, 지반 침하 등이 잇따르면서 공사 일정이 크게 밀렸다.
인천시장직 인수위원회는 지난 6월 청라연장선 1단계 개통 시점이 2030년, 2단계는 2033년까지 늦어질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이후 인천시는 공정 단축 방안을 마련하면서 현재 1단계 구간은 2029년 하반기, 2단계는 2033년 상반기 개통을 예상하고 있다. 기존 계획과 비교하면 각각 2년, 4년가량 늦어지는 셈이다.
◇1113억원 전동차 계약…수백억원 지급하고도 완성 차량 없어
공사 지연과 별개로 전동차 확보에도 비상이 걸렸다. 인천시는 2022년 6월 철도차량 제작업체 다원시스와 총 1113억원 규모의 전동차 제작 계약을 맺었다. 서울7호선 청라연장선에 투입할 전동차 8편성(64량)과 인천1호선 검단연장선에 필요한 1편성(8량) 등 총 9편성(72량)을 공급받는 조건이다.
그러나 다원시스가 자금난으로 차량 제작을 중단하면서 납품 일정에 차질이 생겼다. 다원시스는 지난 3월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으며, 법원은 4월 17일 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했다.
문제는 이미 지급한 돈이다. 인천시는 지난 6월 기준 다원시스에 계약금 명목으로 310억원을 지급했다고 밝혔다. 이후 9월 보도에서는 계약금 등을 포함한 지급액이 603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당시까지 완성한 전동차는 한 편성도 없었다.
인천시는 다원시스가 차량 제작 공정을 허위로 보고한 의혹이 있다고 보고 지난 4월 업체와 대표를 사기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향후 회생절차 진행 결과와 계약 처리 방식에 따라 지급금 반환과 손해배상 문제도 다뤄야 한다.
다만 현재까지 지급한 금액 가운데 얼마를 회수할 수 있을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계약보증과 선급금 보증 등 회수 수단의 적용 범위, 실제 제작한 차량의 기성 인정 여부에 따라 회수 규모가 달라질 수 있다. 인천시로서는 차량 확보와 기존 계약에 투입한 자금 회수라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안게 된 셈이다.
◇새 전동차 대신 기존 차량 투입…안전검사·개조도 변수
인천시가 대체 전동차 확보에 나선 것도 신규 제작 방식으로는 개통 일정에 맞춰 차량을 공급받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시는 현재 서울교통공사가 신형 전동차를 도입하면서 교체할 기존 차량 8편성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여기에 조기 운행에 필요한 운용차 최소 3편성도 추가로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서울교통공사와 협의를 마치더라도 곧바로 차량을 투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기존 차량의 운행 가능 기간과 차량 상태를 확인해야 하고, 청라연장선 운행에 맞춘 개조와 안전검사도 거쳐야 한다. 이후 철도종합시험운행 일정까지 조정해야 실제 개통이 가능하다.
공사 기간을 줄이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인천시는 건축공사와 시스템 공사를 동시에 진행하고 전기공사 작업시간을 확대하는 한편, 3공구 되메우기 재료 변경과 공휴일 발파 허용 등을 추진하고 있다.
전동차 확보 방식이 달라지면서 추가 비용 부담도 변수로 떠올랐다. 기존 차량을 활용하더라도 차량 개조와 안전검사, 유지관리 등에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여기에 다원시스와의 기존 계약에서 지급금을 충분히 회수하지 못한다면 전체 사업의 재정 부담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 다만 대체 차량 확보에 필요한 구체적인 예산과 추가 부담 규모는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
개통 지연에 따른 불편은 주민들이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 청라국제도시는 서울7호선 연장으로 서울 주요 업무지구와의 접근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개통이 수년씩 늦어지면서 기존 교통망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 길어지고 있다. 이에 인천시는 시내버스 증차와 광역급행버스 신설, 간선급행버스체계(BRT) 임시 노선 운영 등 대체 교통대책도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mjba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