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금 5억 이머니 통해 그룹 지배력 확보
김익래 부자 압수수색…605억 환원 재단은 2년 뒤
중앙일보 2500억 출자 가정에 재무 부담 우려
[땅집고] 다우키움그룹이 중앙일보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CJ·신세계와 컨소시엄을 꾸려 지난달 19일 협상권을 확보했다. 3년 전 창업주 김익래 전 회장과 장남 김동준 대표의 경영권 승계 관련 의혹을 단독 보도했던 언론사가 중앙일보다. 이제 그 기업집단이 국내 주요 일간지의 새 주인이 될 수 있는 상황이다.
다우키움은 2019년 공정거래위원회의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처음 지정된 뒤 올해 재계 47위까지 올라섰다.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도 상향 지정됐다. 그룹의 핵심은 국내 주식 위탁매매 시장 1위인 키움증권이다. 그러나 이 회사를 지배하는 구조의 정점에는 키움증권 주식을 한 주도 보유하지 않은 오너 2세가 있다.
◇ 자본금 5억원 회사가 그룹 지배…김동준 의결권 73%
다우키움그룹의 지배구조는 '이머니→다우데이타→다우기술→키움증권'으로 이어진다. 이머니가 다우데이타 지분 31.56%를, 다우데이타가 다우기술 46.85%를, 다우기술이 키움증권 42.24%를 보유하는 수직 구조다. 정점에 있는 이머니는 2003년 자본금 5억원으로 설립된 금융정보업체다. 김 전 회장이 2009년 지분을 확보했고 2011년 장남 김동준 대표가 최대주주에 올랐다.
현재 김 대표의 이머니 지분은 33.13%, 두 누나의 지분은 각각 6.02%다. 전체 주식의 54.82%가 의결권 없는 자기주식이어서 김 대표의 실제 의결권 비중은 약 73.3%에 달한다. 오너 일가가 의결권 있는 주식의 사실상 전부를 쥔 가족회사인 셈이다.
승계 과정도 논란이 됐다. 김 전 회장은 코로나19로 주가가 급락했던 2020년부터 2021년까지 다우데이타 주식 339만주를 이머니에 매각했다. 2021년 10월에는 자녀들에게 다우데이타 주식 200만주를 증여했다. 김 대표가 120만주, 두 딸이 각각 40만주를 받았다. 다만 당시 거래가 법령을 위반한 저가 매각이었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은 아니다.
◇ 605억 주식 매각 뒤 압수수색…창업주 지분이 승계 과제로
2023년 4월 20일 김 전 회장은 다우데이타 주식 140만주를 시간외 대량매매로 처분해 약 605억원을 확보했다. 불과 2거래일 뒤 SG증권발 무더기 하한가 사태가 발생하면서 사전 정보를 이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 전 회장 측은 자녀들의 증여세 재원 마련을 위한 거래였다고 해명했다.
같은 해 7월 28일 서울남부지검은 김 전 회장과 김 대표의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했다. 당시 중앙일보는 검찰이 키움증권 전략경영실을 활용한 주가 관리 및 내부정보 이용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검찰은 2024년 5월 김 전 회장의 SG 사태 관련 미공개정보 이용 혐의에 대해 불기소 처분했다.
승계 절차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김 전 회장은 다우데이타 지분 23.01%를 보유하고 있고, 김 대표의 직접 보유 지분은 6.53%다. 창업주가 보유한 지분의 향후 처리 방식이 남은 과제다.
1984년생인 김 대표는 2018년 키움인베스트먼트 대표, 2020년 키움프라이빗에쿼티(PE) 대표에 올랐다. 지난해 3월에는 키움증권 사내이사로 선임됐고, 석 달 만인 6월 이현 부회장과 함께 이사회 공동의장을 맡았다.
그룹 핵심 계열사인 키움증권에서는 내부통제 문제가 반복됐다. 2023년 영풍제지 주가조작 사태 당시 약 4943억원의 미수금이 발생했고, 2025년 4월에는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장애로 대규모 주문 처리 차질이 빚어졌다. 김 대표의 그룹 내 영향력이 확대되는 만큼 핵심 계열사의 내부통제와 경영 성과에 대한 검증도 중요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 중앙일보 인수에 2500억 투입 가능성…주주 반발도
이번 중앙일보 인수에서는 재무 부담이 새로운 쟁점으로 떠올랐다. 한국신용평가는 다우기술이 인수대금 가운데 2500억원을 전액 차입해 조달하는 경우를 가정해 부채비율이 61.8%에서 90.5%로 상승할 것으로 추정했다. 다우기술의 올해 6월 말 현금및현금성자산은 약 2848억원이다. 상당한 자금 투입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기존 주주들의 반발도 나타나고 있다. 다우기술 지분 약 2%를 보유한 영국계 행동주의 투자자 AVI는 중앙일보 인수에 반대하는 주주서한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언론사 인수보다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환원에 자금을 활용해야 한다는 취지다.
다우키움은 중앙일보에 이어 출판사 문학동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도 선정됐다. 두 거래가 성사되면 기존 IT·금융·플랫폼 사업에서 언론·출판 분야까지 영역을 확대하게 된다.
다만 중앙일보 인수에는 투자수익과 주주가치뿐 아니라 편집권 독립성이라는 과제도 따른다. 과거 창업주 일가의 승계 의혹을 취재했던 언론사의 소유구조가 해당 기업집단 중심으로 바뀔 수 있다는 점에서다. 키움 측은 중앙일보 인수와 관련해 확정된 사항이 없으며 승계 구도 변화도 논의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 재계 관계자는 “키움의 중앙일보 인수는 김동준 대표의 지배력 강화와 함께 추진되고 있지만 기존 주주의 반발과 언론 독립성을 둘러싼 논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sh0293@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