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한남5구역 최고 땅 부자는…" 보상금만 1698억, 소유주 정체

뉴스 배민주 기자
입력 2026.10.30 06:00

종전자산 감정평가 1위 한전 1698억…꼴찌는 단돈 7만6000원
재개발 발목 잡던 변전소가 최고가 자산으로…한전, 새 사무실 분양·현금청산 검토

[땅집고] 한국전력공사 건물 전경. /한국전력공사


[땅집고] 서울 강북 재개발 최대어로 꼽히는 용산구 한남뉴타운 5구역에서 가장 비싼 부동산의 주인은 고급 빌딩 소유주가 아닌 ‘한국전력공사’였다. 한전이 보유한 보광변전소와 관련 부지의 종전자산 평가액이 무려 1698억원에 달한 것이다. 한전은 재개발 이후 새 업무시설을 분양받거나 현금으로 자산가치를 정산받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한전의 재무 상황을 고려하면 현금을 선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28일 정비업계와 한남5구역 종전자산 감정평가 순위 자료에 따르면 최근 진행한 종전자산 감정평가에서 최고 평가액은 약 1698억8000만원으로 나타났다. 해당 자산은 한국전력공사가 소유한 보광변전소와 관련 부지다.

2위는 부영그룹이 보유한 부동산으로 평가액은 약 299억1000만원이다. 1위와 2위의 격차만 약 1400억원에 달한다. 한전의 평가액이 부영보다 약 5.7배 높은 셈이다. 반면 평가액이 가장 낮은 1529위 자산은 단돈 7만6000원에 그쳤다. 1위와 꼴찌의 자산가치가 무려 223만배 이상 차이 나는 것이다.

◇재개발 발목 잡던 변전소가 최고가 자산으로

보광변전소는 한남5구역 재개발 사업의 오랜 걸림돌이었다. 구역 내에 자리한 변전소를 이전해야 아파트 단지 조성에 필요한 부지를 확보하고 이주와 철거 등 후속 절차에도 속도를 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한남5구역은 2020년 한국전력과 변전소 용지를 기존 약 5500㎡에서 3100㎡로 줄이는 조건으로 이전에 합의했다. 변전소 이전 설치와 송전선로 지중화에 드는 비용은 조합이 부담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조합은 기존 계획보다 약 2400㎡의 부지를 추가로 확보해 재개발에 활용할 수 있게 됐다.

변전소 이전 비용도 만만치 않다. 지난해 정비업계에서는 조합이 변전소 이전과 송전선로 지중화 등에 총 1040억원을 부담할 계획이라는 내용이 나왔다. 재개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변전소 이전에만 1000억원이 넘는 비용을 투입해야 하는 셈이다.

◇1698억원 고스란히 받을까…새 사무실·현금 놓고 고심

그렇다면 한전은 이번 감정평가에서 산정한 1698억원을 그대로 보상받을까. 그렇지는 않다. 이번 감정평가액은 재개발 이전의 기존 자산가치를 평가한 종전자산 가격으로, 한전이 실제 받는 금액과는 차이가 있다.

변전소 용지로 남겨둘 3100㎡를 제외한 나머지 부지에 대해 향후 자산평가와 권리 정산 절차 등을 거쳐 실제 보상 규모를 정할 전망이다. 한전은 현금으로 정산받거나 재개발 이후 새로 조성하는 건물의 일부를 분양받는 방식 가운데 선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전은 법인 소유주인 만큼 분양받을 수 있는 지위도 갖추고 있다. 특히 재개발 이후 조성하는 건물의 업무시설을 서울지역 사무실로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변전소 부지의 일부를 재개발에 제공하는 대신 새 업무 공간을 확보하는 구상이다.

다만 한전이 현금청산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전이 대규모 차입금과 재무 부담을 안고 있는 만큼 새로운 부동산을 확보하기보다 현금을 회수하는 편이 자금 운용에 유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재개발 사업이 마무리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도 현금 정산을 선택할 수 있는 이유로 꼽힌다.

물론 현금청산을 선택하더라도 종전자산 평가액인 1698억원 전액을 받는 것은 아니다. 변전소 용지로 남겨둘 부분과 재개발에 활용할 부분을 구분하고, 향후 평가와 정산 절차를 거쳐 실제 금액을 확정할 전망이다.

종전자산 감정평가는 재개발 사업에서 기존 토지와 건축물의 가치를 산정하는 절차다. 조합은 이를 토대로 조합원별 권리가액과 새로 분양받을 자산의 가치를 비교해 분담금 등을 계산한다. 종전자산 평가액이 높다고 해서 해당 금액을 그대로 현금으로 받거나 같은 금액의 부동산을 확보하는 것은 아니다.

[땅집고] 서울 용산구 한남뉴타운 1~5구역 위치도. 한남5구역은 한강과 맞닿은 동빙고동 일대에 자리한다. /AI 생성 이미지


◇조합원 분양신청 시작…한남5구역 사업 본궤도

한남5구역은 서울 용산구 동빙고동 60번지 일대 약 18만3707㎡를 재개발하는 사업이다. 한강을 접한 입지와 비교적 평탄한 지형 덕분에 한남뉴타운에서도 알짜 사업지로 꼽힌다. 시공사인 DL이앤씨는 하이엔드 주거 브랜드 '아크로'를 적용한 '아크로 한남'을 조성할 계획이다.

사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조합은 지난 4월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뒤 9월 종전자산 감정평가를 마쳤다. 이달 6일부터 다음 달 9일까지 조합원 분양신청을 진행한 뒤 관리처분계획 수립에 나설 예정이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재개발 구역에는 주택과 상가뿐 아니라 도로와 기반시설 등 다양한 부동산이 포함된다"며 "한남5구역은 변전소라는 특수시설이 구역 내에서 가장 높은 평가액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끄는 사례"라고 말했다. /mjba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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