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2025년 본입찰 잇따라 무산…용도변경 제한에 매수자 못 찾아
신세계, 기존 점포와 연결해 ‘신세계 타운’ 조성…부산 상권 지배력 강화
[땅집고] 롯데백화점이 2년 넘게 매각에 어려움을 겪던 부산 센텀시티점을 결국 경쟁사인 신세계백화점에 넘긴다. 아파트나 오피스 등으로 개발할 수 없는 용도 제한 때문에 여러 차례 매각이 무산됐지만, 바로 옆에서 국내 최대 규모 백화점을 운영하는 신세계가 인수자로 나서면서 돌파구를 찾았다. 롯데는 부진한 점포를 정리하고, 신세계는 두 건물을 연결해 대규모 쇼핑타운을 조성할 계획이다.
29일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양사는 롯데백화점 부산 센텀시티점의 양수도 계약을 체결하고 이날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신고서를 제출했다. 국내 백화점 업계 1·2위 기업이 점포를 직접 사고파는 첫 사례다. 양사는 공정위의 기업결합 심사 등 관련 절차를 마친 뒤 거래를 최종 마무리할 예정이다. 롯데 센텀시티점은 심사가 끝날 때까지 정상 영업하며, 구체적인 영업 종료 일정은 추후 확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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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거래에서 주목할 부분은 롯데가 오랫동안 팔지 못했던 점포를 신세계가 인수한다는 점이다.
롯데백화점은 2024년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업체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를 매각 자문사로 선정하고 센텀시티점 매각에 나섰다. 같은 해 11월 본입찰에는 지역 시행사와 자산운용사 등 4곳이 참여했다. 당시 시장에서는 예상 매각가를 2000억~3000억원 수준으로 추산했다. 그러나 롯데는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지 못했다. 지난해 11월 다시 진행한 본입찰도 무산되면서 매각 작업이 장기화했다.
다만 이번 거래로 신세계의 부산 동부 상권 지배력이 더욱 커지는 만큼 공정위의 기업결합 심사가 변수로 남았다. 두 점포를 어떤 방식으로 연결하고 기존 롯데 건물에 어떤 시설을 유치할지도 관심사다.
가장 큰 걸림돌은 부지 용도 제한이었다. 부산 해운대구 우동에 있는 센텀시티점 부지는 지구단위계획상 판매·영업시설과 문화·집회시설 등으로 사용 용도를 제한한다. 아파트나 오피스 등으로 개발하기 어려워 부동산 시행사 입장에서는 활용도가 낮았다.
롯데는 2023년 부산시에 업무시설과 운동시설 등을 허용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부산시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특정 부지만 용도를 변경하면 특혜 논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점포 자체의 경쟁력도 크게 떨어진 상태였다. 롯데 센텀시티점은 2007년 문을 열 당시 명품 브랜드를 앞세워 부산 동부 상권을 공략했다. 그러나 2009년 바로 옆에 신세계 센텀시티점이 개점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신세계가 대형 점포와 명품 브랜드를 앞세워 고객을 끌어모으자 롯데는 점차 상권 주도권을 잃었다.
한때 3000억원을 웃돌던 롯데 센텀시티점의 연매출은 2024년 1327억원으로 줄었고, 지난해에도 1352억원에 그쳤다. 같은 기간 신세계 센텀시티점은 2조264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두 점포의 매출 격차가 16배 이상으로 벌어진 셈이다.
신세계는 기존 백화점과 맞닿은 롯데 센텀시티점을 인수해 사업을 확장할 수 있게 됐다. 부지 용도 제한 때문에 일반 부동산 개발업체에는 매력이 떨어졌던 자산이지만, 이미 대규모 백화점을 운영하는 신세계에는 활용 가치가 있다는 분석이다. 신세계는 두 점포를 연결해 쇼핑과 문화시설 등을 갖춘 '신세계 타운'을 조성할 계획이다. /mjba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