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로시설 라티브, 입주율 50% 밑돌자
노인복지주택으로 전격 용도변경
'메디컬 복합단지' 이원화 전략 수포로
[땅집고] 국내 최대 규모 시니어 복합단지로 기대를 모았던 부산 기장군 ‘오시리아 메디타운’ 내 케어형 시설 ‘라티브’가 입소자 모집 부진을 견디지 못하고 건물 용도를 변경해 노인복지주택 단지인 ‘라우어’로 전격 편입됐다. 노인복지주택과 상대적으로 돌봄 수요가 큰 고령층을 위한 양로시설을 따로 조성했지만, 양로시설이 입주자를 제대로 채우지 못하면서 결국 기존 시니어타운 브랜드에 흡수된 것이다. 건강 상태에 따라 시니어 수요를 세분화해 공략하려던 전략이 시장의 선택을 받지 못한 셈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라우어 시니어타운 시행사인 썬시티는 최근 오시리아 메디타운 내 유료 양로시설인 라티브(370실)의 용도를 노인복지주택으로 변경하고, 단지명 역시 ‘라우어 E동’으로 변경했다. 용도변경은 10월 1일에 이뤄졌다. 건축법상 양로시설과 노인복지주택은 같은 노유자시설로 묶이지만 세부 건축 기준, 인력배치 등이 다르다.
부산 기장군 오시리아 관광단지 내 대지면적 6만1031㎡ 부지에 들어선 이 타운은 지하 4층~지상 18층, 7개 동 총 944세대 규모다. 한화건설이 시공을 맡아 2025년 2월 준공했다. 롯데호텔앤리조트와 자이S&D가 운영 지원을 맡는다.
당초 오시리아 메디타운은 건강한 초고령층인 ‘액티브 시니어’를 위한 노인복지주택 ‘VL 라우어(A~D동·574세대)’와, 식사·청소 등 일상 지원이 필요한 시니어를 대상으로 한 유료 양로시설 ‘라티브(370실)’로 이원화해 기획됐다. 동일 단지 내에서 입주자의 건강 상태 변화에 따라 맞춤형 케어를 제공하는 국내 대표 메디컬 시니어 복합단지를 표방한 것이다.
그러나 실제 입주자 모집 시장에서는 두 시설 간 온도차가 극명했다. VL 라우어의 경우 계약률 약 80%를 기록하며 안착한 반면, 케어형 시설인 라티브는 모집 실적이 50%에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노인복지법상 양로시설은 노인복지주택보다 법정 인력 배치 기준 등이 까다로워 운영비 부담이 크다. 라티브는 높은 운영비와 이용료 부담에도 불구하고 정작 거동이 불편한 중증 질환자를 위한 전문 케어 설계를 갖추지 못해 시장에서 외면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 시행사 측은 공실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해 사업 구조 개편에 나섰다. 양로시설을 노인복지주택으로 용도를 변경하고, 라티브 브랜드를 폐지해 기존 라우어 단지의 E동으로 흡수 통합했다. 선시티 관계자는 “라티브가 라우어와 하나의 시설로 통합 관리되면서 운영 효율성이 개선됐고, 입주자의 월 관리비 부담도 기존 대비 약 20~89만원가량 낮아졌다”고 했다.
이번 용도변경과 단지 통합으로 라우어는 총 944세대 규모의 시니어 레지던스로 재편됐다. 라우어의 임대 보증금은 면적(10~40평대, 50~70평대 펜트하우스)과 층·향에 따라 3억~18억원 선이며, 월 생활비는 1인 기준 150만~413만원, 2인 기준 202만~449만원 수준(의무 거주기간 2년, 최장 10년)이다.
오시리아 메디타운은 준공 초기 대형 병원 개원이 지연되면서 일부 계약 해지 사태를 겪는 등 진통을 겪기도 했다. 이후 2026년 3월 249병상 규모의 무이재한방병원이 들어서면서 의료 인프라를 확충했다. /hongg@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