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농지조사 부작용 정부 통계로 첫 확인…농림지역 토지 거래 37% 급감

뉴스 차학봉 기자
입력 2026.10.28 09:27 수정 2026.10.28 10:45

농지 거래 3분의 1 '증발'… 전수조사 직격탄 맞은 토지시장
농림지역 거래 37.6%↓·논 30.1%↓… 전체 토지 거래도 40만 필지대로 추락

[땅집고] 2026년 3분기 토지거래량 /=생성형 AI



[땅집고] 올 3분기 전국 농지 거래가 석 달 만에 3분의 1가량 줄었다. 정부가 올해 5월 시작한 농지 전수조사 여파가 본격적으로 거래 통계에 나타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농지 거래가 끊기면서 전국 토지 거래량도 최근 몇 년 사이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국토교통부와 한국부동산원이 27일 발표한 ‘2026년 3분기 토지거래량'에 따르면, 3분기 농림지역 토지 거래량은 1만8290필지이다. 2분기(2만9298필지)보다 1만1000필지 넘게 줄어 37.6% 감소했다. 용도지역 가운데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작년 3분기보다는 13.5%, 최근 5년 3분기 평균보다는 28.1% 적다.

지목별로 보면 논 거래가 가장 크게 줄었다. 3분기 논 거래는 3만3976필지로 2분기(4만8580필지)보다 30.1% 감소했다. 5년 평균과 비교하면 34.3%가 줄었다. 밭 거래도 3만1404필지로 14.5% 줄었다. 5년 평균으로는 27.7% 감소했다. 논과 밭을 합친 농지 거래는 2분기 8만5309필지에서 3분기 6만5380필지로 2만 필지 가까이 빠졌다. 2분기에는 논(2.2%)과 밭(2.8%) 거래가 모두 전 분기보다 늘었는데, 한 분기 만에 급감세로 돌아선 것이다.

농지 거래가 줄면서 전체 토지시장도 위축됐다. 3분기 전국 전체 토지(건축물 부속토지 포함) 거래량은 40만7520필지로 2분기보다 15.6% 줄었다. 최근 5년 3분기 평균(53만756필지)보다는 23.2% 적다. 건축물 없이 땅만 거래된 순수토지는 12만4244필지로 5년 평균보다 34.0% 감소했다. 순수토지 거래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지방의 감소 폭이 특히 컸다. 지방 순수토지 거래는 2분기보다 20.1% 줄었지만, 수도권은 1.8% 줄어드는 데 그쳤다. 시·도별로는 전남(-26.4%)과 경북(-26.0%)의 순수토지 거래 감소가 두드러졌다.

시장에서는 전수조사를 거래 절벽의 직접적 원인으로 본다. 정부는 농지 불법 임대차와 투기성 소유를 가려내겠다며 전국 농지 조사에 착수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조사 개시일인 5월 18일부터 임대차 특별정비기간을 운영해 왔다. 조사 결과에 따라 처분 의무나 이행강제금이 부과될 수 있다. 이 때문에 매수 희망자가 농지 취득을 미루고 있다는 것이다.

거래가 막히자 가격 흐름도 둔해졌다. 3분기 농림지역 지가 상승률은 0.09%로 2분기(0.18%)의 절반에 그쳤다. 논은 0.14%로 2분기(0.24%)보다 낮아졌고, 자연환경보전지역은 -0.02%로 하락 전환했다. 같은 기간 서울 땅값은 1.26% 올랐고, 상업지역(0.79%)과 주거지역(0.75%)도 전국 평균(0.62%)을 웃돌았다.

정부는 전수조사 탓으로 단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농식품부는 올해 농지 거래량이 전년 동기보다 2.2% 늘었고, 전수조사로 거래가 줄었다는 주장의 통계적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고 설명해 왔다. 하지만 이 수치는 1~7월 전·답 거래를 합산한 것이다. 8~9월이 포함된 이번 3분기 통계에서는 감소세가 뚜렷하게 확인됐다.

정치권 공방도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22일 농지 전수조사가 농지 거래를 위축시키고 농민 재산권을 침해한다며 대통령 사과와 피해 대책을 촉구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농촌에서 농지는 고령 농민의 거의 유일한 자산"이라며 "거래가 막힌 상태가 길어지면 현금화가 필요한 농민들의 피해가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hbch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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