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비 대납 의혹 항소심서 '무죄'…정책 연속성 확보
吳 '정책 참사' vs 李 '평준화 과정'…부동산 두고 강대강
[땅집고]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사법 리스크를 덜어내면서, 서울시의 부동산 정책의 지속 가능성이 확보됐다. 이재명 정부와의 대립이 날로 격화하는 상황에서 오 시장이 정책 추진의 주도권을 지켜냄에 따라 서울 부동산 시장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우선 시장의 당선무효형 가능성 때문에 흔들렸던 서울시의 주택 공급 정책은 동력을 회복했다. 오 시장이 무죄 선고로 자리를 확고히 함에 따라, 서울 주택 정비사업지와 중앙정부 갈등 사업장에서 서울시의 목소리가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가장 대표적으로 양측이 부딪히는 곳은 ‘용산공원 부지’이다. 이재명 정부는 도심 내 주택 공급 신호를 주기 위해 용산공원 내 용산어린이정원, 장교숙소, 옛 방위사업청 부지 등 녹지 기능이 훼손된 구역에 임대주택을 짓겠다는 방침을 정하고 국회 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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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서울시는 “단 1cm도 주거용으로 전환할 수 없다”며 온전한 녹지 보존을 고수하고 있다. 오 시장은 공원 본체 대신 캠프킴 등 공원 외곽 부지를 활용하는 대안을 제시하며 정면으로 맞서왔다. 서울시와의 협의가 필수적인 상황에서 오 시장이 사법 리스크를 털어냄에 따라 중앙정부의 용산공원 주택화 구상은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서울시의 역점 사업인 ‘세운4지구’(세운상가 재개발)를 둘러싼 중앙정부와의 갈등도 이어질 전망이다. 국가유산청을 중심으로 한 중앙정부는 종로 종묘 인근의 역사 문화 경관이 고층 개발로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를 들어 현재 심의를 보류시킨 상태다.
그러나 오 시장은 ‘녹지생태도심’의 핵심인 세운4지구를 고층 복합 개발하되 하부를 녹지로 채워 종묘에서 남산, 한강으로 이어지는 대녹지축을 완성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이번 무죄 판결로 사업 추진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부동산 시장을 바라보는 오 시장과 이재명 대통령의 시각차는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집값 상승 책임을 두고 오 시장은 “정부의 과도한 규제와 전세 물량 고갈로 인한 실수요 매수세 탓”이라며 올 연말이나 내년 초까지 추가 상승을 전망했다. 반면 이 대통령은 “부동산 가격이 고점에 도달했다”며 과거 일본의 거품 붕괴를 예로 들어 추격 매수를 경고하고 있다.
전세 제도와 대책에 대해서도 오 시장은 정부 규제로 임대 공급자가 퇴출당해 월세화가 강제되는 현상을 ‘정책 참사’로 규정하고 서민 주거 사다리가 무너졌다고 비판했다. 이 대통령이 최근 집값이 하락하고 있는 서울 강남지역을 사례로 들며 ‘집값 평탄화’가 시작될 것이라며 부동산 안정화를 장담했다.
이 대통령의 집값 평탄화 발언을 두고 오 시장은 “서울 외곽까지 전셋값과 집값이 동반 상승하는 ‘상향 평준화’이자 서민에게 고통을 주는 무책임한 발언”이라며 정면 반박했다. 향후 중앙정부와 서울시간의 주택 정책 주도권 싸움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정비업계 “신통기획·모아타운 차질 없다” 안도…서울시 “연내 3만 가구 착공 집중”
서울 주요 정비사업지에서는 일제히 안도의 목소리가 나온다. 시장 교체 시 신속통합기획과 모아타운 등 오세훈표 핵심 공급 정책들이 동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에 목동 재건축 단지 등에서는 선고 전 법원에 탄원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일부 재개발·재건축 조합은 판결 전 통합심의를 마치기 위해 속도전을 벌이기도 했으나, 리스크가 완화되면서 정책 연속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일단락됐다.
서울시는 2028년까지 85개 정비구역에서 8만5000가구를 착공하는 핵심공급 전략 아래, 올해만 약 3만 가구 착공을 목표로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지난 13일 기준 집중 관리 대상 25개 구역 중 14곳(약 1만5000가구)이 착공에 들어갔으며, 남은 11개 사업장1만6117가구에 대해서도 자치구 및 조합, 시공사와 협력해 연내 착공을 완수한다는 방침이다. / pkram@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