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정비사업 늦장 행정 차단…서울시 사업시행자 지정 30일 내 처리 도입

뉴스 진광찬 기자
입력 2026.10.27 14:08 수정 2026.10.27 14:12

창신9구역 지정 지연 논란 등 계기…자치구별 업무처리 기준 통일
관계기관 협의 10일·서류 보완 최대 2회…국토부에 법령 개정 건의

서울 상공에서 내려다 본 아파트 단지의 모습. /조선DB


[땅집고] 서울시가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행정 지연을 막기 위해 사업시행자 지정에 ‘30일 이내’ 처리 기준을 도입한다. 관계기관 협의기간은 10일로 통일하고, 서류 보완 요구는 최대 2회로 제한한다.

서울시는 27일 이 같은 내용의 ‘정비사업 업무 처리기준 표준화 추진계획’을 수립하고, 시 관련 부서와 25개 자치구에 전파해 즉시 시행한다고 밝혔다. 정비사업 인허가 과정에서 자치구마다 달랐던 업무처리 기준을 통일하고, 법정 처리기한이 없어 지연되던 절차에 명확한 기준을 마련한다는 취지다.

이번 대책의 핵심은 공공시행자와 신탁업자 등 지정개발자의 사업시행자 지정 처리기한을 30일 이내로 정한 것이다. 현행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는 조합설립인가와 달리 사업시행자 지정에 별도의 법정 처리기한이 없어 지정 절차가 장기화하는 사례가 발생했다.

서울시는 조합설립인가 처리기한인 30일을 기준으로 동일한 업무처리 기준을 적용하기로 했다. 우선 자체 행정 기준으로 시행하고, 지난 26일 국토교통부에 관련 법령 개정도 건의했다.

이번 조치의 배경에는 종로구 창신9구역의 사업시행자 지정 지연 논란이 꼽힌다. 창신9·10구역은 종로구 창신동 일대 노후 주거지를 각각 2667가구, 1875가구 규모로 재개발하는 사업이다. 두 구역은 올해 6월 신탁방식 사업시행자 지정을 신청했지만, 종로구의 지정 절차가 4개월 넘게 지연되고 있다. 최근에는 종로구가 동의서 징구 과정에서 위법 행위가 있었다고 판단해 동의서 재징구를 요구하면서 갈등이 불거졌다.

서울시는 인허가 과정에서 관계기관 협의기간도 10일 이내로 통일한다. 한 차례에 한해 5일 연장할 수 있지만, 기한 내 회신이나 연장 요청이 없다면 ‘의견 없음(원안 동의)’으로 간주해 후속 절차를 진행하도록 했다.

반복적인 서류 보완 요구도 최대 2회로 제한한다. 1차 보완 때 관계기관 의견을 취합해 일괄 통보하고, 2차 보완은 기존 보완서류에 미비점이 있는 경우에만 허용한다. 관계부서나 기관 간 이견으로 협의가 10일 이상 장기화하면 ‘공정촉진책임관’이 주관하는 조정회의를 열어 10일 이내 해결하도록 했다.

이번 기준은 즉시 시행되며, 기존에 접수된 사업도 자치구가 희망하거나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적용할 수 있다. 다만 사업시행자 지정 30일 기준은 아직 법정 의무가 아닌 행정 내부 기준으로, 향후 법령 개정 여부가 관건이다.

명노준 서울시 주택실장은 “이번 정비사업 업무 처리기준 표준화를 통해 자치구별 행정 편차를 줄이고, 예측 가능한 정비사업 환경을 조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불필요한 행정 지연 요소를 적극 발굴·개선하여 신속한 주택공급이 이루어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chan2@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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