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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청약 청주는 15만건, 아산은 달랑 84건...무엇이 운명을 갈랐나?

뉴스 배민주 기자
입력 2026.10.27 09:22

청주 가경 아이파크 121대 1 흥행…아산 그랑시티필하우스 0.06대 1 미달

[땅집고] 충남 아산시 배방읍 휴대지구에 들어서는 ‘아산 그랑시티필하우스’ 아파트 투시도. /한성건설


[땅집고] 같은 날 1순위 청약을 진행한 충북 청주와 충남 아산의 아파트 분양 성적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청주에서는 1200여 가구 모집에 약 15만건의 청약이 몰린 반면, 아산에서는 1300가구 넘는 모집 물량에 신청이 고작 84건에 그쳤다. 평균 경쟁률 격차는 약 2000배에 달한다. 같은 충청권에서도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인기 브랜드 아파트에는 청약 수요가 집중된 반면, 입지 여건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단지는 대규모 미달을 기록한 것이다.

◇청주 15만건 몰릴 때 아산은 84건…경쟁률 1973배 차이

26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20일 1순위 청약을 진행한 충북 청주시 흥덕구 '청주 가경 아이파크 7·8단지'에는 일반공급 1235가구 모집에 14만9730건의 신청이 접수됐다. 평균 경쟁률은 121.24대 1로, 올해 전국에서 분양한 단지 가운데 가장 많은 1순위 청약 접수 건수를 기록했다.

단지별로는 7단지가 374가구 모집에 7만2777건이 몰려 평균 194.5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8단지는 861가구 모집에 7만6953건이 접수돼 평균 89.38대 1로 집계됐다. 모든 주택형이 1순위에서 모집 가구 수를 채웠다. 특히 7단지 전용면적 84㎡A는 34가구 모집에 2만2272건이 접수돼 최고 655.06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다만 7·8단지는 당첨자 발표일이 달라 중복 청약이 가능했던 만큼, 청약 접수 건수를 실제 청약자 수로 볼 수는 없다.

반면 같은 날 충남 아산시 배방읍에서 1순위 청약을 받은 '아산 그랑시티필하우스'는 1367가구 모집에 신청이 84건에 불과했다. 평균 경쟁률은 0.06대 1로, 모집 가구 100가구당 청약 신청이 6건 수준이다. 청주 가경 아이파크 7·8단지와 비교하면 평균 경쟁률 격차가 약 1973배에 이른다. 전체 6개 주택형에서 모두 모집 인원을 채우지 못했다.

아산 그랑시티필하우스의 당초 일반공급 물량은 664가구였지만, 특별공급 미달 물량이 일반공급으로 넘어오면서 1순위 모집 가구 수가 1367가구로 늘었다. 특별공급부터 청약 수요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은 셈이다.

◇청주는 주변 시세보다 2억 이상 저렴…아산은 분양가·입지 부담

두 단지의 청약 성적을 가른 주요 요인으로는 주변 시세와 비교한 분양가 경쟁력이 꼽힌다. 청주 가경 아이파크 7·8단지의 전용 84㎡ 최고 분양가는 5억4110만원이다. 인근 '청주 가경 아이파크 3단지' 전용 84㎡는 지난달 8억300만원과 8억1000만원에 거래됐다. 새 아파트의 최고 분양가가 기존 아파트 실거래가보다 2억5000만원 이상 낮은 셈이다.

대규모 브랜드타운이라는 점도 흥행 요인이다. 청주 가경 아이파크 7·8단지는 각각 543가구와 1128가구로 조성된다. 기존 1~6단지 4624가구를 합치면 총 6295가구 규모의 아이파크 브랜드타운이 완성된다. 가경동 일대에는 대형마트와 백화점, 공원 등 생활 편의시설도 다수 있다.

반면 아산 그랑시티필하우스는 전용 84㎡ 최고 분양가가 4억8290만원이다. 청주보다 절대적인 분양가는 낮지만, 주변 생활 여건을 고려하면 가격 경쟁력이 충분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단지가 들어서는 배방읍 휴대지구는 도시개발사업이 진행되는 곳으로, 주변에 농경지와 미개발 부지가 남아 있다. 상업시설 등 생활 편의시설도 아직 충분히 갖추지 못했다.

주변 환경에 대한 우려도 있다. 단지 반경 500m 이내에는 공공하수처리시설인 천안수질정화센터가 자리 잡고 있다. 입주자모집공고에도 풍향 등 기상 여건에 따라 악취가 발생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인근 축사에 따른 악취 가능성과 철도·고속도로 소음 등도 고지했다. 실제 입주 이후 악취나 소음이 어느 정도 발생할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수요자들이 청약을 결정할 때 부담 요인으로 고려했을 가능성이 있다.

기반시설 조성도 변수다. 입주자모집공고에는 지구 내 용수공급 시설 사업 완료 여부에 따라 수도 공급 일정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도 담겼다. 이미 주거 환경이 갖춰진 탕정과 배방 일대 기존 아파트와 비교하면 주변 개발이 완료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부담이 있는 셈이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지방 분양시장에서 수요자들의 옥석 가리기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새 아파트라는 이유만으로 청약에 나서기보다 주변 시세와 입지, 생활 여건 등을 따져 분양 여부를 결정하는 수요자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미분양 물량이 쌓이는 지역에서는 분양가와 입지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 단지의 청약 부진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mjba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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