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요즘 부산에서 상어 ‘부캉이’가 하도 화제다 보니…”
지난 9월 18일 부산시 동구 북항친수공원에 조성한 인공수로에 상어 한 마리가 나타났다. 몸 길이가 3m 정도 되는 흑상어인데, 지금까지 한 달 넘게 북항을 떠나지 않으면서 부산사람들의 관심과 걱정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시민들은 북항에 등장했다는 의미로 상어에게 ‘부캉이’란 애칭을 붙이고 매일 안위를 살피고 있다. 부산시는 이달 기준 부캉이를 보러 온 누적 방문객이 160만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최근 온라인 부동산 중개사이트에 부캉이를 한 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주택 매물이 등장해 이목이 쏠린다. 중개사는 해당 물건을 호가 9억1553만원에 등록하며 ‘무옵션, 친구 부캉이 보이는 집, 샤크조망권’이라는 설명을 기재해뒀다. 수요자들이 집 창문을 통해 바다, 산, 강 등 자연환경 조망권을 갖춘 주택을 선호하는 추세인데, 최근 부산지역에서 부캉이가 최대 화두로 오른 점을 겨냥해 이른바 ‘사크뷰’ 입지를 내세운 것이다.
화제의 단지는 북항친수공원과 가장 가까운 곳에 들어선 부산시 동구 초량동 ‘협성마리나G7’인 것으로 보인다. 2021년 입주한 오피스텔로 올해로 준공 6년째며 최고 61층, 2개동, 총 825실 규모다. 용적률 999%를 적용받아 초고층으로 지어졌으며 오피스텔 단지 중에서는 가구수가 제법 많은 편이다.
협성마리나G7은 동쪽으로는 북항친수공원을 끼고 있는 오션뷰 입지면서, 서쪽 KTX부산역까지 걸어서 10분 내외로 도착하는 초역세권 오피스텔 단지다. 시공은 협성종합건설이 맡았다.
다만 협성마리나G7은 아파트가 아닌 오피스텔인 만큼 거래가 활발한 편은 아니다. 단지가 준공한지 4년이 지난 2025년까지도 입주자들이 오피스텔 소유권을 넘겨받지 못했던 탓도 있다.
협성마리나G7은 북항 재개발 1단계 사업을 통해 지어졌는데, 부산항만공사(BPA)가 부지 조성 공사를 마친 뒤 사업비를 정산해 그만큼의 토지로 돌려받는 ‘총사업비 정산 방식’을 적용했다. 그런데 BPA는 매각 시점을, 해수부는 준공 시점을 감정 기준으로 인식하면서 양측이 주장하는 사업비 격차가 2700억원에 달해 행정소송이 불거졌다. 재산권을 행사하지 못하게 된 협성마리나G7 입주자들은 지난해 국민권익위원회에 피해 사실을 전달했고, 권익위 조정 하에 BPA와 해수부 관계자들이 소유권 이전 문제를 해결하기로 의견을 모으면서 갈등은 일단락됐다.
올해 들어 등록된 협성마리나G7 실거래는 총 3건이다. 면적이 가장 작은 전용 50㎡ 40층 오피스텔이 4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2024년 12월 32층이 5억원에 팔렸던 것보다 되레 가격이 낮아졌다. 대형평수인 전용 123㎡는 지난 6월 11억5000만원(53층), 10억3000만원(40층)에 2건 거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부캉이는 지난 9월 18일 북항친수공원에 진입한 뒤 지금까지 한 달 넘게 이 곳에 머물고 있다. 부산시는 해양수산부, 국립해양생물자원관, 국립수산과학원 등 관계기관과 함께 부캉이를 수로 밖 바다로 유도하는 작업을 펼치고 있다. 부캉이가 수로로 들어온 뒤 먹이 활동을 하지 않고 있는 데다 점점 기온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자연 생태계로 돌려보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전문가 의견에 따라서다.
하지만 지난달 29일과 이달 2일, 21일 총 세 차례 유도 작업에도 부캉이는 계속해서 북항친수공원으로 돌아오고 있다. 앞으로 해수부는 부캉이가 외해로 이동하는지 계속 관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leejin0506@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