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좌초한 파주운정 역세권 주복 분양
시티건설, DS네트웍스 포기한 부지 2720억에 인수
집값 정체 속 고공행진 공사비
2026년 입주 예상했지만 2030년 하반기로
[땅집고] 경기 파주운정3지구 주상복합 용지가 마침내 재분양 절차에 돌입한다. 2021년 부동산 시장 과열기 당시 무리한 고가 입찰이 사업 취소로 이어지면서 사전청약 당첨자들의 피해로 이어진 곳이다. 앞서 시행사 DS네트웍스가 토지 매입과 시공사 선정에 실패하면서 사업이 무산됐다. 새 사업자인 시티건설은 기존보다 낮은 가격에 땅을 확보해 사업을 재개할 수 있게 됐지만, 공사비와 금융비용 상승, 분양가 규제 등 사업성을 둘러싼 부담은 여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티건설은 중흥그룹에서 2019년 계열 분리한 건설사로, 정원철 회장이 이끌고 있다. 정원철 회장은 고(故)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의 차남이자, 대우건설 회장인 정원주 회장의 동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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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 입찰에 사업 엎어진 땅…시티건설 2720억원에 낙찰
2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시티건설은 파주 운정3지구 주상복합용지 3·4블록에 아파트와 상업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두 블록에는 지하 4층~지상 최고 48층 규모로 아파트 944가구와 상업시설 171실이 들어설 예정이다. 3블록은 최고 48층, 4블록은 최고 45층으로 계획됐다. 단지명은 GTX 운정중앙역 시티프라디움이다.
이 사업은 당초 DS네트웍스가 추진했지만 2024년 7월 사업이 취소됐다. DS네트웍스는 2021년 해당 부지를 약 4553억원에 매입했다. 이후 부동산 경기 악화와 공사비 상승 등으로 시공사를 구하지 못했고 프로젝트파이낸싱(PF) 조달에 어려움을 겪었다. 대주단이 기한이익상실을 통보한 뒤 LH가 토지계약을 해지하면서 사업이 결국 좌초했다. DS네트웍스가 낙찰을 받았을 당시 토지 가격은 LH(한국토지주택공사) 공급 예정가의 180% 수준으로 낙찰을 받았다. 토지비 부담이 큰 상황에서 분양가상한제까지 적용돼 사업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풀이된다.
사업은 지난해 4월 시티건설이 새 사업자로 선정되면서 다시 추진되기 시작했다. 시티건설이 낙찰받은 금액은 약 2720억원이다. 기존 DS네트웍스의 토지 확보 금액과 비교하면 약 1833억원, 40%가량 낮다. LH 입찰 기준 공급액 2511억원과 비교하면 약 8.3% 높은 수준에 낙찰 받았다. 전체 부지 면적 4만36㎡를 기준으로 환산하면 3.3㎡당 약 2274만원이다. 공급액 기준인 3.3㎡당 약 2099만원보다 175만원가량 높지만, 기존 사업자가 부담하려 했던 토지비와 비교하면 사업비 부담을 크게 줄인 셈이다.
◇분양가상한제에 공사비·금융비 부담까지
다만 토지를 저렴하게 확보했다고 해서 사업성이 충분히 개선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토지 매입 이후에도 공사비와 금융비용이 상승하고 있는 데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원가 상승분을 분양가에 충분히 반영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최근 파주 운정 일대 아파트값도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어 분양가를 높여 수익성을 확보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
결국 관건은 낮아진 토지비가 나머지 사업비 부담을 얼마나 상쇄할 수 있느냐다. 시공사 선정과 PF 조달을 안정적으로 마무리하고, 분양가 규제와 시장 수요를 고려한 사업 계획을 마련해야 실제 착공과 분양으로 이어질 수 있다. 앞선 사업이 시공사 확보와 자금 조달에 실패해 무산됐다는 점에서 이번에는 사업 정상화 여부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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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청약 피해자 입주 4년 지연…계약 포기 가능성도
파주 운정3지구 3·4블록은 2022년 민간 사전청약을 진행했다. 2024년 사업 취소로 주택 공급을 기다리던 당첨자들의 주거와 자금 조달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당첨자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시행사와 LH, 정부에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LH는 새 사업자를 선정하면서 기존 사전청약 당첨자들의 지위를 유지하는 조건으로 재공급했다. 기존 당첨자 중 지위 유지를 희망한 가구는 총 540여 가구다.
과거 정상적으로 사업이 진행됐다면 2026년 8월쯤 입주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현재 입주 시점은 2030년 하반기로 계획됐다. 사실상 4년가량 주거계획이 밀린 셈이다. 운정3지구 3·4블록 인근에 시행사 인창개발이 매입했던 1·2·5·6블록도 사업을 포기한 뒤 관계사를 통해 사업을 이어가는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다.
분양업계 한 관계자는 “사업이 지연되면서 사전청약 당첨자들이 예상했던 분양가보다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며 “추가 자금을 마련하기 어려운 당첨자들이 계약을 포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hongg@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