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시공자 선정총회, 현대건설 수의계약 수순
6093억원 규모 재개발…삼각지역 인접 입지
내홍 이후 사업 재시동, 용적률 등 사업성 개선 추진
[땅집고] 10년 넘게 사업이 정체됐던 서울 용산구 한강로구역 재개발 시공사로 현대건설이 유력해졌다. 두 차례 시공사 선정 입찰에 현대건설이 단독으로 참여하면서 조합은 수의계약 절차에 들어갔다.
20일 재개발업계에 따르면 한강로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조합은 오는 31일 시공자 선정총회를 열고, 수의계약 방식으로 현대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하는 안건을 표결할 예정이다. 현대건설은 하이엔드 주거 브랜드인 ‘디에이치(THE H)’를 제안하며 수주에 나선 상태다.
조합은 올해 1월 새 집행부 출범 이후 시공사 선정 절차에 본격 착수했다. 지난 7월 진행한 1차 입찰에서는 현대건설만 참여해 경쟁입찰이 성립하지 않으면서 유찰됐다. 같은 달 열린 두 번째 현장설명회에는 현대건설과 DL이앤씨, IPARK현대산업개발 등 3개 건설사가 참석하면서 수주 경쟁 가능성이 제기됐다.
하지만 지난 9월 재입찰 마감 결과 1차에 이어 현대건설만 단독 응찰했다. 이에 조합은 경쟁입찰 대신 수의계약 방식으로 시공사 선정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도시정비법에 따르면 경쟁입찰이 두 차례 이상 유찰되면 조합은 총회 의결을 거쳐 수의계약 방식으로 시공자를 선정할 수 있다.
한강로구역 재개발은 서울 용산구 한강로1가 158번지 일대 약 4만1744㎡를 개발하는 사업이다. 지하 5층~지상 38층 규모의 공동주택 5개 동과 오피스텔, 업무·근린생활시설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예상 공사비는 약 6093억원이다.
사업지는 지하철 4·6호선 환승역인 삼각지역과 인접해 있으며 전쟁기념관 전면부와 삼각지역 일대 노후 시가지를 포함한다. 서울 도심과 용산 일대 업무지구로의 접근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건설이 ‘디에이치’를 제안한 것도 사업지의 입지적 가치를 고려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13년 만에 사업 재개…서울시 규제 완화에 사업성 개선 가능성
한강로구역은 2011년 10월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뒤 2012년 조합설립인가, 2013년 건축심의까지 마쳤지만 13년가량 사업이 지연됐다. 전쟁기념관 앞에는 공원을, 삼각지역 일대에는 주거·상업시설 등을 조성하는 계획을 두고 구역별 개발이익 배분에 대한 이견이 불거지면서다. 결국 2013년 예정됐던 사업시행인가 총회가 무산됐고, 일부 주민들은 정비구역 지정 취소마저 요구하면서 사업이 장기간 정체됐다.
올해 출범한 새 집행부는 조합 내부 갈등을 봉합하고, 총회 참여율을 높이는 등 사업 정상화에 주력했다. 시공사 선정 절차까지 재개하면서 장기간 멈춰 있던 재개발 사업도 다시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조합은 시공사 선정 이후 정비계획 변경을 통해 사업성을 높일 방침이다. 서울시의 도시정비사업 규제 완화 기조에 맞춰 용적률을 높이고, 주택 공급 규모를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서울시는 지난 5월 재정비촉진사업 규제혁신 3차 개선안을 통해 일부 도시정비형 재개발사업의 법적상한 용적률을 최대 1.2배까지 확대하고 높이 규제를 완화하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용적률 상향에 따라 당초 계획됐던 주택 공급 규모가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일반분양 물량이 늘어나면 분양 수입 증가로 조합원 분담금 부담을 낮추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실제 공급 규모와 사업성 개선 효과는 향후 정비계획 변경 및 인허가 결과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조합 관계자는 “올해만 벌써 세 번째 총회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과거와 다르게 조합원들의 사업에 대한 열망도 있다”며 “시공자 선정총회에서도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chan2@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