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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산된 해운대 53층 랜드마크 땅, 3200억에 인수…새 주인은 누구

뉴스 이지은 기자
입력 2026.10.19 13:50 수정 2026.10.19 14:24

[땅집고] 부산 해운대구 우동 일대 ‘인스피어 마린시티’ 완공 후 예상 모습. /해운대마린원PFV


[땅집고] 부산 해운대구 일대에 최고 53층 높이로 계획됐던 ‘인스피어 마린시티’ 사업이 최종 무산됐다. 지난 8월 같은 해운대구에서 최고 60층 높이 랜드마크 프로젝트 ‘원 센텀’이 좌초된 데 이어 해당 사업지까지 물거품이 된 것이다.

공매로 나온 ‘인스피어 마린시티’ 부지는 이 사업 시행 참여자면서 시공을 맡기로 했던 SK에코플랜트가 단독으로 입찰해 약 3200억원에 낙찰받았다. 앞으로 SK에코플랜트가 해운대 알짜 부지를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업계 주목이 쏠린다.

☞관련기사: 130조 美 디벨로퍼, 60층 부산 랜드마크 빌딩 개발 돌연 포기선언

한국자산관리공사 온비드에 따르면 이달 부산 해운대구 우동 1406-2 일대 부지 1만 9451㎡가 6회차 공매에서 5507억2340만원에 낙찰됐다. 최초 공매 가격은 감정가인 5057억2340만원에 시작했는데, 이달 감정가의 63% 수준에 새 주인을 찾았다.

해당 부지는 부산 부동산 시장에서 상급지로 꼽히는 마린시티 한복판 입지로, 과거 홈플러스 해운대점 건물이 있던 땅이다. 시행사 해운대마린원PFV가 2022년 9월 홈플러스로부터 이 부지를 약 4050억원에 매입해 복합건물인 ‘인스피어 마린시티’ 건설 계획을 세웠다. 2024년 9월 부산시로부터 건축허가를 받았는데 총 2개동으로 구성으로 A동은 지하 8층~지상 53층, B동은 지하 8층~지상 46층으로 계획했다.

시행사 해운대마린원PFV 지분은 ▲이스턴투자개발 45.3% ▲SK에코플랜트 28.9% ▲NH투자증권 12.9% ▲교보자산신탁 12.9% 등으로 구성한다. 두 번째로 지분이 많은 SK에코플랜트는 건물 시공까지 담당하기로 돼있었다. 완공하면 마린시티 한복판 입지면서 최고 53층인 만큼 지역 스카이라인을 바꿀 랜드마크로 자리잡을 것이란 기대감이 컸다.

[땅집고] 부산 해운대구 우동 일대 ‘인스피어 마린시티’ 위치. /제작=생성형 AI


하지만 부동산 경기가 침체하면서 ‘인스피어 마린시티’ 사업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해운대마린원PFV는 사업을 위해 6500억원 규모 브릿지론을 조달했다. 하지만 착공 단계에서 본PF로 전환하지 못했고 지난 5월 만기였던 브릿지론 상환도 실패했다. 2대 주주인 SK에코플랜트는 브릿지론 단계에서 채무인수 약정을 제공했던 만큼 지난 6월 관련 채무 6500억원을 전액 대위변제했다.

SK에코플랜트는 채권을 회수하기 위해 공매로 사업지를 매각하는 절차를 밟았다. 하지만 부동산 PF시장 침체로 이 땅에서 대규모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할 만한 기업·투자자가 없다 보니 공매가 다섯차례 연속 유찰됐다. 최저입찰가가 점점 낮아지면서 금싸라기 부지를 헐값에 넘겨야 할 위기에 처한 SK에코플랜트는 결국 이 땅을 공매로 직접 사들이는 결정을 내렸다.

업계에선 앞으로 SK에코플랜트가 공매로 손에 넣은 ‘인스피어 마린시티’ 부지를 어떤 방식으로 개발할지 주목하고 있다. 2024년 9월 받았던 최고 53층 건축 허가가 내년까지 유효하긴 하지만, 워낙 대형 프로젝트였던 만큼 이 사업을 그대로 이어가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는 평가가 나온다. SK에코플랜트 측은 언론을 통해 아직 부지 활용 계획을 결정하지 않은 상태며, 재매각 및 신사업 추진 등 다양한 방향을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전달했다.

한편 금융업계에선 SK에코플랜트가 해당 사업지 때문에 6500억원을 대신 갚아줬지만 재무 부담은 낮을 것이라고 판단 중이다. SK하이닉스가 발주한 공사 확대와 반도체 소재 자회사 편입으로 영업이익이 급증한 데다, 지난해 블룸에너지 지분 및 환경사업 매각으로 수조원대 자금을 확보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모회사인 SK그룹의 지원 여력 등을 고려하면 SK에코플랜트가 이번 대위변제 및 부지 낙찰로 입은 출혈이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는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 10조504억원, 영업이익 1조4650억원을 기록했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6월 SK에코플랜트 신용등급을 A-(안정적)로 유지하면서 “해운대 홈플러스 사업 관련 채무인수 및 대위변제(약 6500억원·5월), 동사 전환우선주 취득(약 6500억원·6월) 등으로 대규모 자금유출이 발생했다”면서도 “하지만 추가 비핵심자산 매각을 계획 중이고, 계열 건설공사 수주 확대 및 신규 자회사 편입에 힘입어 영업현금창출력이 강화됨에 따라 재무부담은 통제 가능한 수준에서 관리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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