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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골프장 60곳에 태극기 꽂았다"..삼익,호반 등 엔저 타고 인수 열풍

뉴스 박기홍 기자
입력 2026.10.17 06:00

삼익악기·호반부터 쇼골프까지 일본 골프장 인수
국내 골프장 '몸값 거품'에 일본행

[땅집고] 호반그룹 계열 골프장 운영업체인 호반서서울이 일본 골프장 나리타힐즈CC를 인수했다. 지분 65.73%(5597주)를 약 369억 원에 취득했다. 사진은 나리타힐즈CC 전경.


[땅집고] 국내 기업들이 일본 골프장 인수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국내 골프장 이용료(그린피)가 치솟은 데다 엔화 약세 ‘엔저’ 현상이 이어지면서 일본 골프장의 매각 가격과 운영비 부담이 크게 낮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기업이 보유한 일본 골프장은 총 57곳으로 집계됐다. 추가 인수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국내 기업이 보유한 골프장 수가 연말까지 60곳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한다.

국내 수도권 골프장은 홀당 가격이 100억원 안팎에 형성돼 18홀 골프장을 인수하려면 1800억원가량이 필요하지만, 일본에서는 골프장 한 곳을 300억원대에 사들이는 사례도 나온다. 단순 비교하면 국내 골프장 인수 비용의 5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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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익악기·호반·SG그룹 잇따라 인수

최근 국내 주요 기업 및 골프 플랫폼사들은 일본 내 주요 거점의 명문 골프장 인수를 잇따라 마무리 짓고 있다. 삼익악기는 최근 자회사 체크포인트를 통해 일본 지바현에 위치한 27홀 규모의 명문 골프장인 ‘혼치바CC’ 지분 100%를 443억원에 인수했다.

호반그룹 역시 계열사 호반서서울을 통해 1991년 개장한 회원제 골프장 ‘나리타힐스CC’ 운영 법인 지분 65.73%를 369억원에 사들였다. 나리타 국제공항에서 차량으로 30분 거리에 위치한 18홀 규모 골프장이다. 호반서서울은 파주 서서울CC에서 거둔 실적을 바탕으로 이번 일본 골프장 매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인수는 호반그룹의 해외 골프장 투자 전략이 다시 일본으로 향했다는 점에서도 눈길을 끈다. 호반건설그룹은 2010년 호반서서울의 완전자회사인 HOBAN E&C USA를 통해 미국 하와이의 와이켈레CC를 인수했다. 이후 2024년 싱가포르 사모펀드에 해당 골프장을 매각하면서 해외 골프장 자산을 정리하는 듯했지만, 이번에 일본 골프장을 다시 사들였다.

SG그룹의 스크린골프 및 골프장 운영 계열사 SG골프는 올해 1월 일본 규슈 나가사키현에 위치한 ‘SG 아이노CC(18홀)’와 ‘SG 시마바라CC(18홀)’ 운영 법인을 약 167억원에 인수했다. 두 골프장은 뛰어난 자연경관과 관리 상태를 갖춘 명문 코스로 평가받는다. SG골프는 기존 오사카(81홀), 북해도(45홀), 미국(18홀)에 이어 나가사키(36홀)까지 추가 확보하며 전 세계 총 180홀 규모의 골프 코스를 직접 운영하게 됐다.

골프 플랫폼 기업 쇼골프도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쇼골프는 지난해 말 일본 가고시마·구마모토 지역의 '아카미즈 골프리조트'를 인수했다. 2023년 인수한 '사츠마골프&온천리조트(가고시마)'에 이은 두 번째 일본 골프장 인수로, 쇼골프는 일본 내 100% 직영 골프리조트 2곳을 보유하게 됐다.

[땅집고] 골프 플랫폼 쇼골프(SHOWGOLF)는 사츠마 골프 리조트에 이어 지난해 일본 구마모토현의 명문 코스 '아카미즈 골프리조트를 전격 인수했다./쇼골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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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 국내 골프장 피하고 엔저·가격 거품 빠진 일본 공략

국내 기업들이 일본 골프장 매입에 열을 올리는 가장 큰 이유는 국내외 골프 시장의 환경 변화다. 팬데믹 이후 국내 골프장의 그린피와 카트비, 캐디피 등 이용 비용이 폭등하면서 국내 골퍼들의 불만이 누적됐다. 반면 일본은 장기 불황을 거치며 골프장 자산 가치가 크게 하락한 상태에서 최근 엔저 현상까지 맞물려 매입 비용과 운영 비용이 모두 저렴해졌다. 엔화 약세가 이어지면서 원화로 환산한 일본 골프장 인수 비용이 낮아지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수도권 국내 골프장의 경우 홀당 가격이 100억원 안팎에 형성되는 반면, 일본 골프장은 그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되는 사례가 많다고 본다. 실제 최근 거래 사례에서도 국내 기업들이 일본 골프장을 수백억원대에 인수하고 있다.

골프업계 관계자는 "한국과 가까워 접근성이 좋은 데다, 가격 경쟁력까지 갖춘 일본 골프장을 인수해 한국 골퍼들을 유치하려는 전략적 투자가 늘고 있다"며 "국내 골프장 시장의 높은 거품과 비용 부담이 해결되지 않는 한 기업들의 일본 골프장 매입 열풍은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hong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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